[언론계 뉴스] 포털의 AI 뉴스편집 공정·중립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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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33회 작성일 2020-09-21 10:31본문
포털의 AI 뉴스편집 공정·중립적이지 않다
AI 알고리즘도 설계자의 이념, 가치관에 따라 달라져
언론계, 학계에서 집중 문제 제기
해외에서도 구체적인 사례 발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도중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하세요” 라는 문자 메시지(사진 출처:연합뉴스)를 보좌관에게 보내면서 촉발된 포털의 뉴스편집 논란이 포털의 AI(인공지능) 뉴스편집 공정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야당 원내대표 연설이 다음 메인화면에 노출되자 앞서 여당 대표 연설이 메인에 노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음의 뉴스 편집을 문제 삼으며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
이에 대해 카카오·네이버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뉴스를 편집하므로 편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 ‘루빅스(RUBICS)’, 네이버는 ‘에어스(AiRS)’라는 알고리즘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사들과 국내외 학계 관계자들은 포털의 AI 뉴스 편집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11일자 <AI라고 정말 공정할까…‘윤영찬 논란’ 포털 편집의 의문점> 기사에서 “포털의 AI 뉴스 서비스에 전문가들의 부정적 인식도 여전하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도 사람의 영역인 만큼 누가 어떤 기준으로 AI 시스템을 만드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10일자 <윤영찬이 불붙인 ‘포털 AI 뉴스편집’…사람 개입 정말 없나> 기사에서 “국내 최대 뉴스유통 플랫폼에서 만 9년간 일한 윤영찬 의원이 다음의 뉴스 배열에 개입하려 하면서 ‘포털 뉴스에 여전히 사람 손, 외압이 미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며 “포털의 ‘뉴스추천 AI 알고리즘’의 적용 방식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뉴스추천 AI 알고리즘의 세부 사항을 공개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14일자 <네이버, 카카오 모두 뉴스 장사 그만둬야 한다> 제하의 사설을 통해 “권력이 포털에 압력을 가해 언론을 장악하는 구조가 드러난 이상 포털의 뉴스 장사는 이제 막아야 한다. 그것이 법제화될 때까지 초기 화면에서 뉴스를 없애고 뉴스를 임의로 편집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포털이 계속 뉴스 영업을 고집한다면 이들을 언론사로 규정하고 이해진, 김범수씨 등 실질적 오너에게 오보나 명예훼손 등의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했다.
특히 서울경제와 한겨레는 각각 9일, 10일자 지면에서 포털의 생리를 잘 아는 이재웅 다음 창업자의 페이스북 게시 글을 전했다. 그는 “AI가 가치중립적이지 않아 AI 설계자의 생각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어떤 가치판단을 가지고 어떻게 뉴스편집을 하도록 설계된 AI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또 미국의 인터넷윤리전문가인 마이클 지머 마켓대학교 교수를 인용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중립적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기존 사회의 편견과 불의를 영원히 유지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근 선문대 언론학과 교수는 11일자 문화일보에 <빗나간 輿 언론관과 알고리즘 가면>의 포럼에서 “우리 포털사들 역시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알고리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알고리즘의 위력은 작동 메커니즘을 알 수 없는 불투명성 즉 ‘블랙박스화(blackboxing)’에서 나온다. 알고리즘이 특정 목적을 위해 악용되더라도 사람들은 알 수 없다는 근원적 위험성이 내재돼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AI 자체가 사람이 가르쳐준 대로 학습하는 것”이라며 “포털이 알고리즘검토위원회 등을 통해 중립성을 검증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AI 뉴스편집이 공정하지 않다는 구체적인 사례는 그간 여러 차례 발표됐다.
지난 6월 열린 미국 인공지능학회(AAAI)의 제14회 웹 및 소셜미디어 국제학회(ICWSM 2020)에서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행동과학센터의 잭 반디(Jack Bandy) 연구원은 ‘애플뉴스(Apple News)’의 뉴스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AI와 인간의 편집 경향을 2개월간 분석한 결과, 인간 편집자가 AI보다 더 다양한 매체의 뉴스를 더 공평하게 노출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즉, AI 알고리즘이 특정 매체의 뉴스를 선별적으로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면, 인간 편집자는 좀 더 다양한 매체의 뉴스를 노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협회도 포털의 뉴스편집과 관련해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이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해 왔다.
지난 2018년 발행인 세미나에서 발행인들은 “포털이 주장하는 AI 주도의 편집기능은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다. 저널리즘은 ‘합리적 의심’을 통해 논증, 확증하는 사회적 기능 역할을 해야 하는 반면, AI는 필터링을 통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기 어렵고 뉴스 편식을 초래 한다”며 이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했다.
또 지난 2018년 학계, 언론계, 정계, 이용자 등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에서 신문협회는 “AI뉴스 편집은 설계자의 이념, 가치관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 공정성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며 “뉴스 배열의 객관성·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외부인사로 뉴스배열위원회(가칭)를 상설기구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언론계, 학계, 정계, 이용자 각계에서 포털의 뉴스 편집에 대해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으나 포털은 “우리는 뉴스 편집을 인위적으로 하지 않는다. 자동 알고리즘을 통해 배열하므로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본 기사는 한국신문협회에서 작성한 뉴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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