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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칼럼/3.16] DJ·노무현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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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069회 작성일 2012-03-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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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노무현은 바다를 알았다. 두 전직 대통령은 바다의 의미에 충실했다. 바다를 장악한 나라가 일류국가다. 세계를 지배한다. 그 역사의 진실은 두 사람 삶 속에 익숙한 인식이다. DJ는 20대에 해운업으로 성공했다. 노무현의 장관 경력은 해양수산부다.



 청와대 DJ 집무실에 기발한 지도가 걸렸다. 거꾸로 된 한반도 지도다.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이 만들었다. 그 지도의 한반도는 아시아 대륙의 끝이 아니다. 대륙을 발판으로 대양으로 뻗는 출발지로 바뀐다. 그 모양새가 한반도에 대한 상상력과 통찰을 바꾼다. 바다는 리더십의 도전을 유혹한다. 해양강국의 의욕은 대담하고 비장해진다.



 DJ는 “제2의 장보고 시대를 열어 해양민족의 전통을 살려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을 해양민족으로 표현했다. 바다 경영에 대한 집념이다. 노무현도 “세계지도를 거꾸로 해서 한반도를 보면 안다. 우리가 도약할 기반은 바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바다에 대한 야망을 과시했다. 그 열정을 정책으로 표출했다. DJ는 대양(大洋)해군 건설에 나섰다. 초라한 연안(沿岸)해군에서의 탈피다. 첨단 이지스함의 건조는 DJ 정권 때 시작했다. 해군은 국력의 상징이다.





 대양해군의 리더십 의지는 이어지고 확장됐다. 제주 해군기지는 노무현의 야심작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함께 국익을 위한 결단이다. 제주 해군기지는 정권 말기 현장 여론수렴 절차를 마쳤다. 이어도 해양과학 기지는 임기 초 2003년에 완공된다. 노무현은 장관 시절 중국과의 어업 갈등을 겪었다. 중국은 이어도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한다. 이어도의 전략적 가치 때문이다. 제주 해군기지는 이어도를 지켜준다.



 제주 강정마을은 몸살을 앓는다. 야당, 좌파 종교인, 좌파 시민단체들은 줄기차게 몰려간다. 건설 반대를 외친다. 평화의 섬 제주도의 사수를 주장한다. 반대의 고함은 DJ·노무현의 해양강국 비전과 충돌한다.



 기지 건설에 이분법적 논란이 있다. ‘평화냐, 대양해군이냐’다. DJ·노무현은 그런 이슈들에 대비했다. 간결한 언어로 정리했다. DJ는 “튼튼한 안보가 있어야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은 “평화는 지킬 힘이 있어야 뒷받침이 가능하다. 제주 해군기지는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쾌한 ‘무장 평화론’이다.



 노무현은 한·미 동맹을 전략적으론 인정했다. 그러나 체질적으론 꺼려했다. 그 대신 자주국방과 균형외교를 내놓았다. 대안의 실천을 위해 국방비를 늘렸다. 제주 기지 건설에도 나섰다. 기지 반대론자들의 외침은 미숙하다. DJ·노무현 발언은 그들의 무지와 어설픔을 추적한다.



 노무현의 정책 유산은 배신과 위선으로 상처투성이다. 그의 국정 고뇌는 묵살되고 왜곡된다. 좌파진영은 노무현 철학의 계승을 다짐했다. 실제는 뒤집기와 말 바꾸기다. 친노세력은 그의 죽음 앞에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로 절규했다. 그 의리는 폐기됐다.



 노무현의 유산은 그곳에선 계승의 안식처를 잃었다. 그 국정 야심작들은 우파보수 진영에서 피난처를 얻었다. 이명박(MB) 정권은 그것을 확장하고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박근혜는 뒷받침한다. 노무현 국정의 ‘지킴이’가 집권세력이다. 그 장면은 좌파정치사의 비극적 모순이다. 변절은 기묘하고 잔인한 역설을 낳는다.



 제1야당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과 선거 연대를 했다. 통합진보당은 의석수 7개의 소수당이다. 그 당의 행태는 투쟁과 비타협이다. 한·미 동맹에 대해 편향과 해체 열정을 드러낸다. 이념 성향은 반미(反美)·종북 쪽이다.



 야권 노선의 주도권은 통합진보당이 잡았다. 정책 노선은 연대의 정체(正體)성을 담아낸다. 반미는 정책 노선의 으뜸이 됐다. 노무현 유산은 뒷전으로 계속 밀려난다. 방황과 시련의 운명이다. 한·미 FTA 폐기와 제주기지 취소의 투쟁력은 반미다. 89석의 민주통합당은 극렬좌파 노선을 따라간다. 선거 승리를 위해 온건 노선을 포기했다.



 민주통합당 대표 한명숙은 제주기지 반대의 이유로 구럼비 바위를 꺼냈다. 절차상 문제도 제기한다. 하지만 다수 국민은 시큰둥해한다. 민심은 건설 거부의 핵심 이유가 반미임을 알기 때문이다. 환경보호론은 반미의 위장이다. 한·미 FTA와 한·유럽연합(EU) FTA는 유사하다. 그러나 야권은 한·EU 쪽에 대해선 조용하다. 야권은 제주 앞바다 미국의 해군력을 떠든다. 그러나 중국의 이어도 공세엔 침묵한다.



 양쪽의 바다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제주기지 건설 반대세력의 바다는 폐쇄와 옹색함이다. 시대흐름에서의 후퇴다. DJ·노무현이 그린 바다는 개방과 전진이다. 미래 젊은 세대를 위한 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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