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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10.5] 유로존, 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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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145회 작성일 2011-10-0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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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고정환율 성공전례 없어 그리스, 결국 유로존서 못버틸 것스페인ㆍ이탈리아 신용등급 쇼크줄듯 美ㆍ中도 리먼 때보다 체력 달려\"



독일이 유럽안정기금(EFSF) 한도를 늘려준 직후 뉴욕증시가 다시 폭락했다. 왜 그러지? 유로존(Euro zone)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는데…,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은 유로존을 좀 더 공부해야 한다. 유럽은 1ㆍ2차대전의 악몽 후 다시는 전쟁의 화마에 빠져들지 말자며 평화로운 통합을 구상했다(장 모네). 철강공동체(1951년)→경제협력체(1957년)→국경개방(1985년)→단일화폐 합의(1992년) 등으로 거침없이 나갔다. 그리고 1999년 1월 1일 마침내 유로화를 공통화폐로 쓰는 유로존(당시 11개국)이 탄생했다.



그러나 유로는 바벨탑이며 탄생하지 말았어야 할 비극이다.



금본위제, 달러본위제는 실력차가 큰 나라들의 통화 단일화는 처절하게 실패한다는 교훈을 이미 남겼다.



조지 소로스의 지적이 아니라도 유로존의 해결책은 단 하나다. 회원국 17개국이 모두 돈을 잘 벌어 빚을 갚는 일뿐. 그리스의 상태는 국가부채 158%에다 돈되는 사업(기업)은 없고, 국민은 탈세에 선수며 지하경제, 뇌물과 부패는 판을 친다. 돈을 갚을 능력이 없으니 채권단에 탕감(hair cut)해달라고 억지를 쓰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경제실사단도 못 들어오게 정부청사를 데모꾼들이 점령했다. 독일이 지난주 해준 것은 그리스 구제 ’계획을 계획’한 것일 뿐 그리스가 살아날지는 5년, 10년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매느냐에 달렸다.



그리스 다음으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도 아무것도 해결이 안됐다. 이탈리아의 채무 규모는 1조9000억유로(약 3000조원으로 한국 GDP의 약 3배)나 된다. 프랑스 은행들이 약 3700억유로를 보유 중이니 이탈리아가 자빠지면 프랑스도 넘어진다.



이들 덩치 큰 국가들에 불안 전선이 형성될 때마다 밤새 뉴욕증시가 폭락하면 유럽도 폭락하고 그 다음날 아시아증시에서 패닉이 연출될 것이다. 이런 불안은 언제 해결될까? 서두에 지적한 대로 돼지국가들(PIIGS) 돈을 갚을 능력이 될 때까지다. 그런데 이들 국가는 GDP 성장률이 0.3~0.5%밖에 안된다. 시동이 꺼진 나라들이다.



아주 좋은 해법은 낙제생인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쫓아내든지, 우등생 독일이 지옥에서 탈출해버리는 것이다.



스위스계 UBS은행이 이에 대해 계산서를 뽑아봤다. 그리스는 유로존 탈퇴 순간 자신들의 화폐인 드라크마가 대폭락해서 엄청난 물가상승, 실질소득 저하, 은행에서의 자금인출 등으로 아비규환이 된다. 1차 연도 그리스 GDP 폭락은 무려 50%, 2차 연도에도 20~30%에 달한다. 이번엔 독일이 탈퇴하면 마르크화 가치가 당장 30%가량 뛴다. 독일 수출은 곤두박질치고 순식간에 GDP 15~20%는 붕괴한다. 지금 유로존을 깨자는 건 동반자살이다. 미국을 넘보려고 실력도 없이 탄생시킨 유로존은 17개국에 폭탄을 설치해 묶어놓은 꼴이다.



악몽은 계속해서 기다린다. 저승사자 S&P가 10월 중 스페인 이탈리아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을 한다. 여기서 강등시키면 또 국채만기 연장이 문제가 된다. 모든 시련을 뛰어넘어 유로존이 생존할지, 핀란드 싱크탱크의 예측대로 2015년에 붕괴할지는 결국 각국이 국민투표로 결정할 것 같다. 어제 증시는 그리스가 적자 감축 약속을 못 지켜 폭락했는데 유로존 탈퇴 확률은 50%가 넘는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유럽을 미합중국처럼 가자는 유로본드 구상은 말이 안된다. 개별적인 국민국가와 글로벌화는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세계화의 역설-대니 로드릭 저)



그런데 유로 문제는 세계경제의 4분의 1도 안된다. 미국 경기가 안 좋다는 베이지북 발표 하나만으로도 금융시장은 대요동을 친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 국가들도 2008년 리먼 때와는 달리 긴축모드에 몰렸다. 요즘 대침체(great depression)나 위축(contraction) 같은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불길하다.



[김세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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