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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9.22] 안철수열풍 한 방에 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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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750회 작성일 2011-09-2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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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사태 3년을 맞은 시점에서 세상의 변화는 놀랍다. 부자세를 추진하는 나라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5개국이나 되는데 평소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국가 빚 때문에 정부의 힘이 한계에 달했단 얘기다. 리먼사태 1년 후부터 주가는 다시 오르고 경제성장률이 급반등했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15조달러를 자랑하는 미국이 2분기에 단 한 명의 고용도 늘리지 못하자 세상은 경악했다.



변해 버린 세상에서 웹(web) 기술의 심화, 출판의 전자화 등이 두드러진다. 그리하여 실력 있는 소수 테크니션들은 몸값이 천정부지고 보통의 다수들은 패자로 내동댕이쳐지고 있다. 양극화는 심화되고 중산층은 일본, 미국서도 몰락 중이다. 보통 사람들의 실질소득은 20년 전, 30년 전으로 후퇴하며 직장이라 해봐야 임시직 아니면 비정규직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1907년 9월 3일 노동절날 \"인생에 최고 선물은 가치 있는 일을 할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104년이 경과한 지금 품위 있는 직장(decent job)을 갖고 돈을 벌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사다리는 끊겼다. 인류는 낙원에서 쫓겨난 듯싶다. 안철수를 띄운 심리의 기저는 거기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2억5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모든 국가들이 청년실업으로 애가 탄다. 청년실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9.7%나 되며 스페인은 40%가 넘는다. 100세시대를 맞아 고령층은 아버지와 아들 세대가 직장을 놓고 다툰다.



이러한 국민의 고통 속에 내년 선거를 앞둔 정치판은 국민에게 무슨 깃발을 흔들고 있는가?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되지도 않을 국민주, 뭐 그런 것들뿐이다. 달랑 초콜릿 하나 던져주는 식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일자리-그것 말고는 허사(虛辭)다.



\"사람들의 행복에 관한 주관적 지표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영역은 실업문제다. 실업은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삶에 대한 평가가 매우 낮다. 그들은 시간이 지나도 잘 적응하지 못한다. 그들은 슬픔, 스트레스, 고통의 감정이 지배하고 기쁨 같은 긍정적인 감정은 매우 낮다. 실업은 사회 전체에 공포와 초조감을 야기시킨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석학들이 작성한 ’GDP는 틀렸다’는 보고서에 나온 키워드다.



실업률이 높은 사회는 초조감과 불안이 유령처럼 배회한다. 안철수 바람은 정치권이 외면해 버린 이 주파수를 잡아줬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현재의 흐름을 ’잘못된 물결’이라고 성냥을 그었고 분노한 대중은 지지로 답했다.



그러나 안철수의 힘만으로 엄청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사실 그는 서울대로 가면서 오연천 총장과 정치 참여 금지를 약속하고도 서울시장 출마 운운하여 오 총장을 매우 난처하게 했다. 그의 백신프로그램도 수출용은 아니며 학자로서 이렇다 할 공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안철수 등 대안 세력들도 미국 정당사에 혜성처럼 왔다 명멸했던 별똥별로 스러진 자들의 행적을 볼 필요가 있다. 로스 페로, 휴이 롱 루이지애나주지사, 윌리스 등이 출현했지만 양당 구도의 철벽 속에서 찻잔 속의 돌풍으로 마감했다. 정치는 단기적으로는 이해를 조정하는 추악한 싸움이며, 길게 보면 일자리-성장의 콤비를 이뤄내지 못하면 실패자로 낙인된다. 안철수도 세상을 바꿀 꿈은 일자리, 성장의 꿈이 전제돼야 하며 자신의 방법론(how)을 제시하고 투쟁하여 쟁취해야 한다. 그런 자신도 없이 특정 정파에 악용되면 안철수 스스로 역사의 물결을 거스를 수 있다.



정치권은 ’돌풍’에 반복해 당하지 않으려면 틀을 바꿔야 한다. 공정사회 등 여러 가지 시늉을 내고 있지만 진정 국민의 고통 속으로 걸어 들어가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김세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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