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형 칼럼/12.15] 새해 네가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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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881회 작성일 2011-12-15 09:53본문
엊그제 중국 위안화 가치가 시장에서 뚝 떨어져 국제 금융가를 놀라게 했다. 미국은 중국이 통화가치를 낮게 조작하는 국가라고 비난해왔다. 그것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분개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시장에서 최근 일주일가량 저절로 위안화가 슬금슬금 떨어져 심지어 중국 자신도 당황했다. 지난 10월에는 중국에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외국자본이 순유출되는 굴욕을 맛봤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내년 1분기에는 7.5%까지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매년 1200만개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하는 중국으로선 7%는 공포스런 숫자라고 한다. 중국 GDP의 25%를 좌우하는 부동산 값은 하락세다. 중국의 기세는 예전만 못하다.
잘나간다던 인도는 10월 산업생산이 5.1% 마이너스였다. 돈(루피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보이면서 외자가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올해 8% 성장을 기대했으나 7.25%까지 밀리는 추세다. 남미에서 가장 활기를 띠었던 브라질은 경제성장이 멈춰 섰다. 지난 3분기 성장률은 0.2%에 불과하다. 러시아 역시 자원 가격 하락으로 상황이 안 좋다. 세계경제를 견인하던 브릭스(BRICs)의 엔진이 식어가는 양상은 새해 첫 번째 위험요소다.
유럽 리스크는 진행형이다. 오늘 해결 실마리를 발표하면 증시가 들썩했다가 다음날엔 약발이 없다며 추락하는 사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일은 앞으로도 반복되다가 끝내 손을 들 확률이 높다. 재정통합만이 해결책인데 그것은 고디우스의 매듭 풀기처럼 난해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새해 OECD 국가들이 10조5000억달러 정도는 펀딩해야 하는데 여건이 어려울 것이라며 신용리스크를 점쳤다.
세 번째 위험요소는 전 세계에 광범위한 리더십 위기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지 모른다고 예측했다. 조금 지나면 한국과 러시아가 이 대열에 포함될지 모르겠다. 리더십 상실은 지켜야 할 기본가치 상실로 연결돼 혼란을 가중시킨다.
네 번째로 선거붐과 맞물린 이념 과잉과 자본주의 논쟁도 또 하나의 걱정거리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느닷없이 100년 전 시오도어 루스벨트의 ’신국가주의(New Nationalism)’를 불러들이고 있다. 중산층이 죽느냐 사느냐(make-or-break) 경각에 달렸다며 미국 자본주의 노선 수정에 불을 붙였다. 루스벨트는 대기업을 혼내고 폭군 같은 부자를 용납하지 않은 사회를 꿈꾼 주인공이다. 그는 트러스트 파괴, 파나마 운하 획득, 공정거래정책을 실현해냈다. 오바마가 신국가주의 흥행에 성공한다면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수정 논쟁이 폭포수 현상을 낳을 것이다.
2012년 임진년 흑룡(黑龍)의 해에 이상의 최소한 네 가지 위험이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선 유럽위기가 상존한 가운데 브릭스의 침체는 충격이다. 시장에선 3월 위기설이 나온다. 설상가상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경제를 돌보기는커녕 해치려 들 것이니 더 걱정이다.
박재완 장관은 새해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성장률을 3.7%로 낮춰 잡았다. 정부 부처 중 위기를 거론하는 곳은 없다. 태평한 느낌이다. 삼성은 유럽 사태로 인한 위기 가능성을 30%쯤으로 보고 대처해 나간다고 한다. SK그룹은 성장추계치를 3.2%로 낮춰 잡고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요즘 청와대와 기재부, 지경부 장관의 입에서 나온 소리라곤 선거 분위기에 아양떠느라 일자리! 서민!밖에 들리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성장’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성장 없는 일자리 창출, 그런 경제를 본 적이 있는가.
한국은 현재까지 성취에 해외에서 놀라운 칭송을 받는다. MB 정부는 소통과 성장의 배분에서 비판받지만 경제위기를 거쳐낸 성과는 빛난다. 그런데 위기란 한순간에 다가와 모든 것을 엎어버리므로 집권 마지막 해의 징크스에 유념하기 바란다.
[김세형 논설실장]
잘나간다던 인도는 10월 산업생산이 5.1% 마이너스였다. 돈(루피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보이면서 외자가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올해 8% 성장을 기대했으나 7.25%까지 밀리는 추세다. 남미에서 가장 활기를 띠었던 브라질은 경제성장이 멈춰 섰다. 지난 3분기 성장률은 0.2%에 불과하다. 러시아 역시 자원 가격 하락으로 상황이 안 좋다. 세계경제를 견인하던 브릭스(BRICs)의 엔진이 식어가는 양상은 새해 첫 번째 위험요소다.
유럽 리스크는 진행형이다. 오늘 해결 실마리를 발표하면 증시가 들썩했다가 다음날엔 약발이 없다며 추락하는 사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일은 앞으로도 반복되다가 끝내 손을 들 확률이 높다. 재정통합만이 해결책인데 그것은 고디우스의 매듭 풀기처럼 난해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새해 OECD 국가들이 10조5000억달러 정도는 펀딩해야 하는데 여건이 어려울 것이라며 신용리스크를 점쳤다.
세 번째 위험요소는 전 세계에 광범위한 리더십 위기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지 모른다고 예측했다. 조금 지나면 한국과 러시아가 이 대열에 포함될지 모르겠다. 리더십 상실은 지켜야 할 기본가치 상실로 연결돼 혼란을 가중시킨다.
네 번째로 선거붐과 맞물린 이념 과잉과 자본주의 논쟁도 또 하나의 걱정거리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느닷없이 100년 전 시오도어 루스벨트의 ’신국가주의(New Nationalism)’를 불러들이고 있다. 중산층이 죽느냐 사느냐(make-or-break) 경각에 달렸다며 미국 자본주의 노선 수정에 불을 붙였다. 루스벨트는 대기업을 혼내고 폭군 같은 부자를 용납하지 않은 사회를 꿈꾼 주인공이다. 그는 트러스트 파괴, 파나마 운하 획득, 공정거래정책을 실현해냈다. 오바마가 신국가주의 흥행에 성공한다면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수정 논쟁이 폭포수 현상을 낳을 것이다.
2012년 임진년 흑룡(黑龍)의 해에 이상의 최소한 네 가지 위험이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선 유럽위기가 상존한 가운데 브릭스의 침체는 충격이다. 시장에선 3월 위기설이 나온다. 설상가상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경제를 돌보기는커녕 해치려 들 것이니 더 걱정이다.
박재완 장관은 새해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성장률을 3.7%로 낮춰 잡았다. 정부 부처 중 위기를 거론하는 곳은 없다. 태평한 느낌이다. 삼성은 유럽 사태로 인한 위기 가능성을 30%쯤으로 보고 대처해 나간다고 한다. SK그룹은 성장추계치를 3.2%로 낮춰 잡고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요즘 청와대와 기재부, 지경부 장관의 입에서 나온 소리라곤 선거 분위기에 아양떠느라 일자리! 서민!밖에 들리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성장’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성장 없는 일자리 창출, 그런 경제를 본 적이 있는가.
한국은 현재까지 성취에 해외에서 놀라운 칭송을 받는다. MB 정부는 소통과 성장의 배분에서 비판받지만 경제위기를 거쳐낸 성과는 빛난다. 그런데 위기란 한순간에 다가와 모든 것을 엎어버리므로 집권 마지막 해의 징크스에 유념하기 바란다.
[김세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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