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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관 칼럼/1.3] 버킷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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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585회 작성일 2012-01-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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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서양에서는 사형을 집행할 때 올가미를 죄인의 목에 감아, 뒤집은 양동이 위에 올라가게 한 뒤 양동이를 차서 목을 매는 방법을 썼다.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이 죽는다는 의미를 가지게 된 유래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이란 의미의 ‘버킷 리스트’도 여기서 나왔다. 버킷 리스트는 죽음을 앞둔 두 주인공이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실행하는 내용의 영화 제목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영화는 살면서 한 일보다 해보지 않은 일이 사람을 더욱 후회하게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강창균 유영만이 지은 ‘꼭 이루고 싶은 자신과의 약속 버킷 리스트’에는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다. 두 남자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어디서든 출발해 똑바로 가서 다시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똑바로 가려면 필요한 준비물이 많았다. 집을 올라갔다 내려오려면 사다리가 필요했고 강을 건너려면 배가 있어야 했다. 준비가 부족하다고 여긴 한 남자는 포기했다. 그러나 다른 이는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났다. 몇 년 뒤 준비 없이 떠났던 남자가 반대방향에서 걸어왔다. 아직 떠나지 않은 남자를 향해 그가 소리쳤다. ‘자네 아직도 준비만 하고 있나?’


잘났건 못났건 행복의 의미는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의 실행은 사소하고 소박한 것부터 하라고 충고한다. 거창하고 위대하거나 남에게 유익한 무엇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또 생각날 때마다 적어 두라고 권한다. 평소 생각을 정리해 두지 않으면 막상 하려 해도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한다. 주저하면 꿈은 언제나 꿈에 머물 뿐이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어느 월간지에 자신의 버킷 리스트를 소개한 글에서 일상에서 해방되려면 감옥에 가거나 유배를 가야 한다고 했다. 수십 권의 책을 썼지만 여전히 정리하지 못한 것이 많은 그가 내린 기발한 결론이다.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려면 일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그의 꿈이다.


은퇴한 중`노년들이 많아진다. 바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남의 이목 때문에 하지 못한 일들이 적잖을 터다. 훌훌 털고 새 일을 시작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 아닐까. 버리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가질 수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서영관 논설주간 seo123@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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