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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준 칼럼/10.31]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3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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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286회 작성일 2012-10-3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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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준 주필



12월 19일 대통령 선거를 49일 남겨놓고 박근혜는 누구와 싸우는가. 문재인과도, 안철수와도 싸운다. 하나는 그림자로 변할 것도 같은데, 두 표적을 겨냥해야 하는 상황이 12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답답할 수 있다.



‘접시를 닦아도, 깨도 내가 한다’



신인들의 ‘예선 흥행’에 5년 먼저 준비한 ‘선발자 효과’가 무색하다. 주인공이 두 명인 단일화 극장 옆에서 모노톤 모노드라마 연극만으로 덜 찬 객석을 채울 수 있을까. 무대가 단조로워 지루하다는 관객도 늘고 있다. 선거야말로 상상력 전쟁이고, 대선은 총선보다 훨씬 감동적인 상상력을 요구한다.







문재인도 안철수 박근혜 둘과 싸운다. 안철수의 상대도 문재인 박근혜 둘이다. 문재인 안철수에게는 단일화 승리가 박근혜와의 본선보다 더 힘들지 모른다. 문재인으로선 단일화의 주인공이 되는 것 말고는 청와대를 향한 연결통로가 없어 보인다. 안철수에게 단일화는 ‘안철수 현상’ 퇴색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안철수 현상에 담긴 ‘새 정치’ 요구에 반하는 방식과 내용의 단일화라면 안철수 정치가 몇 걸음 떼지도 못하고 실패할 위험성이 있다.



과거 선거에서는 여당 프리미엄이란 것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무경험 무실패 프리미엄이 안철수를 떠받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국정운영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에는 의문부호가 지워지지 않고 있다. 어떤 유권자는 ‘접시를 깬 적이 없는’ 그에게 부엌을 맡겨보자고 할 것이고, 어떤 유권자는 그렇게 덜렁 부엌을 내줬다간 남아나는 접시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할 것이다.1^|^[배인준최신기사>오피니언^|^\" borderstyle=\"none\" style=\"PADDING-BOTTOM: 0px; MARGIN: 0px; PADDING-LEFT: 0px; WIDTH: 0px; PADDING-RIGHT: 0px; DISPLAY: inline; HEIGHT: 0px; FONT-SIZE: 0px; PADDING-TOP: 0px\" />0\"



박근혜 문재인도 국정 실력을 충분히 검증받은 상태가 아니다. 박근혜를 보면서 독판(獨判) 독주(獨走)의 위태로움을 느낀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접시를 닦아도 내가 닦고, 그러다가 깨도 내가 깬다는 생각은 지도자에게 필요한 책임의식과 결단력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무오류(無誤謬)의 1인 정치는 불가능하다. 안보나 경제 같은 크고 무거운 국정과제들과 비교하면 작은 사안이라 할 인혁당과 정수장학회 대응만으로도 박근혜 식 의사결정 방식과 판단은 허들에 걸렸다. 당국자미 방관자청(當局者迷 傍觀者淸)이란 중국 옛말이 다시 떠오른다. 바둑을 두는 사람은 미혹에 빠지기 쉽고 곁에서 보는 사람은 맑은 정신으로 대세를 읽는다는 뜻이다.



야권의 단일화 논리에는 야합을 합리화 정당화 미화하는 궤변이 많고, 안철수가 정치에 나선 최대 명분인 ‘새 정치’를 누더기로 만들 수도 있는 행태 또한 난무한다. 그럼에도 이곳저곳에서 두더지 튀어나오듯이 한마디씩 거드는 백가쟁명(百家爭鳴)은 극적 재미와 격돌의 긴박감을 높여준다. 문재인 안철수는 과정을 중시하는 리더십으로, 박근혜는 결과를 중시하는 리더십으로 분류되는 데도 한몫한다.



從北까지 버무려 단일화할 건가



과정을 중시한다고 국가 장래와 국민 행복을 위한 결과가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에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국정의 구체적 결과들이다. 문제는 시끌벅적한 단일화 드라마 쪽이 장면 교체가 빈약한 새누리극보다 시청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주연과 조연들이 한바탕 어우러진 영화라야 관객이 몰리듯이 선거도 1인극이 되면 객석마저 졸기 쉽다.



문재인의 부엌에는 당내 친노(親盧) 강경모험주의 세력에다 종북(從北)과 친북 사이를 넘나드는 이른바 원탁회의 원로들까지 끼어들어 허구한 날 접시를 깨댈 소지가 있다고 본다. 문재인은 박근혜와는 달리 불과 1년여 전에 친노 중심의 진보좌파 진영이 전략적으로 선택한, 냉정하게 말하면 정치신인이다. 김대중 노무현 시절의 권모술수형 세도가들, 그리고 친북반미와 대한민국 정체성 부정(否定)을 일삼으며 역시 김-노 정권 때 권력 맛에 한껏 취했던 소위 원로들이 문재인의 권력기반이다. 백낙청 김상근 등 원탁회의 세력은 ‘2013년 체제’ 운운하며 문재인 이해찬 배후에서 대한민국의 변질을 획책할 것이다. 정치권과 언론은 대한민국 안전과 번영의 뿌리까지 뽑아버릴 수 있는 이들의 불순성과 위험성을 드러내 따져야 한다.



야권은 단일화의 핵심논리로 ‘가치 연합’을 내세운다. 안철수는 의사, 기업 CEO, 대기업 이사회 의장, 국립대 교수, 이명박 자문그룹 멤버였다. 또 특권적 편익의 수혜자였다. 안철수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국민에게 답해야 한다. 한미동맹, 주한미군, 국가보안법을 걷어치우려는 세력과도 ‘가치 연합’을 할 것인가. 빨치산과 간첩을 위한 묘역을 세웠던 세력과도 한솥밥을 먹을 것인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질서에 입각한 남북통일이 아니라 김일성 왕조 편에서 통일을 바라보는 세력과도 손잡을 것인가. 안철수가 어떤 가치, 어떤 세력까지 연합의 대상으로 삼을지 지켜보는 눈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제 국민이 눈을 부릅뜰 때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그 누구에게도 호락호락 넘어가는 민심이어선 안 된다.



배인준 주필 inj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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