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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10.5] 한국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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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575회 작성일 2012-10-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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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psy) 열풍이 서울시청 광장에서 세계로 또 전류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더 많은 세계인들이 한국에 대해 알고자 안달이 날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얼마 전 `잘나가는 한국, 존재감 위기`라는 글의 첫머리를 싸이 현상으로 시작했다. 한국이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적 벼락 출세 과정에서 싸이 같은 가수가 나왔다는 것이다.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FT는 참으로 많은 한국 이야기를 토해냈다. 삼성전자, 현대차는 호주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인기를 휩쓸고, 한국의 1인당 소득은 유럽연합(EU) 평균치 3만3000달러와 맞짱 뜨게 됐다고 치켜세웠다. 강남 거주자들은 휘황찬란하게 살고, 아부다비에서 200억달러짜리 원전 공사를 수주한 괴력을 칭찬한다. 안철수 교수가 어떻게 대통령 후보 지지율 1위인지 신기하다고 적었다. 딱 여기까지다. 몇 가지를 칭찬한 다음 그보다 여러 곱절을 비판에 할애했다.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하다는 가사처럼.



대다수 한국인들은 경제성장이 특권 엘리트층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며, 발전한 나라치고 소득불평등도가 가장 심한 나라다.



재벌은 나라 밖에선 한국을 자랑스럽게 하지만 국내서는 약자를 괴롭히고 중소기업을 도산에 이르게 하는 악한이다.



거시(巨視)지표는 찬란하나 대다수 노동자는 근무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길고 사회적 압력에 녹아나는데 그중에서 아이들 교육 문제, 얼마 안 되는 좋은 직장을 차지하기 위한 살인적인 경쟁을 벌인다. 왜 한국의 출산율이 1.23명으로 세계 최저이고 자살률이 세계 최고인지 이해가 간다고 쓰고 있다.



멋있게 시작한 강남스타일은 결국 한국의 존재 위기로 몰아가 그것이 한국스타일인 양 심술(?)을 부린 것이다.



글의 지적은 더 이어진다. 작년 주요 20개국(G20) 회의는 녹색성장 같은 것으로 분장됐으며, 한국의 발전 속도에 비해 여성의 지위 향상은 훨씬 느리다….



이러한 서방의 시각엔 사실 진짜도 많다. 우리는 한국스타일이 새롭게 탄생되도록 해야 한다. 위의 글에서 송곳같이 찔러댄 지적에 대해 3명의 대통령 후보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



박근혜 후보에게 묻는다. \"한국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프랑스처럼 여성 장관 혹은 기업의 임원 비율의 30~40%를 여성으로 의무화할 생각은 없나?\" 문재인 후보에겐 \"한국은 좋은 직장이 얼마 안 된다는데 이를 어떻게 늘리겠는가? 혹은 무상보육으로 진짜 저출산이 해결된다고 보나\"라는 질문을 주고 싶다. 이번에는 가장 순수한 안철수 후보에게 질문을 던질 차례다. \"왜 자살률 세계 1위에 대해 당신은 언급하지 않나. 해결책은 있나.\"



외국의 한국에 대한 묘사는 솔직히 시기심도 묻어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9위 브랜드로 도약했는데 1~8위에 유럽, 일본, 호주 기업이 단 하나라도 있는가 보라. 존 헤이즈의 `도약의 10년 법칙`으로 한국은 담금질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해 외국인들이 쏘아보는 시선에는 우리가 못 보는 날카로움이 있다. 자살률 1위-저출산 1위 두 개가 겹치면 한국 존재 불가다. 이건 한국스타일이어선 안 된다.



요즘 `중산층별곡` 국제기준이 나돌고 있는데 거기에 또 다른 단서가 있다. 한국은 직장인 의식조사 결과 기준으로 30평형 이상 아파트, 월급 500만원 이상, 자동차 2000㏄ 이상, 예금잔액 1억원 이상, 해외여행 1년에 한 차례 이상으로 돼 있다. 프랑스는 퐁피두 대통령 당시 `삶의 질`을 중산층 기준으로 만들었다 한다. 그것은 외국어 1개 이상 구사, 직접 하는 스포츠와 악기 1개 이상, 요리, 약자 돕기, 기부 등으로 돼 있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도 재산 얼마라기보단 정신적 내용이 주류다.



싸이가 빌보드차트 1위를 하면 한국은 더 많이 조명받을 것이다. 한국스타일의 품격을 높이는 게 모두의 과제다.



[김세형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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