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형 칼럼/12.13] 누가 대통령 당선될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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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778회 작성일 2012-12-13 09:12본문
국가의 번영을 설명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이다. 괄호 속에 두 글자로 된 명사를 잠시 생각해보라. 선거가 꼭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투표하기로 결심한 유권자는 필시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 중 한 명을 고를 곳이다.
이럴 때 선거에 관한 세 가지 공리를 음미할 만하다.
첫째, 국민은 미래를 밝게 보면 현직(같은 당)을 찍어주고 불안하게 생각하면 갈아치운다. 둘째, 정권을 자주 갈아치우는 나라치고 잘사는 나라가 없다. 셋째, 유럽 국가의 경우 우파가 세 번 하고 좌파가 한 번 하는 나라는 잘되지만 좌파가 세 번하고 우파가 한 번 하는 나라는 망가지더라는 얘기다.
그냥 지어낸 말이 아니다. `대중의 직관`(존 L 캐스티), `10년 후 미래`(대니얼 앨트먼) 같은 뛰어난 저술에 반복해서 강조되는 이론이다. 올해 프랑스를 필두로 러시아, 멕시코, 미국에서 대선이 있었고 사흘 후 일본 그리고 한국이 끝을 장식한다. 경기 침체로 2012년은 희망보다는 두려움이 사회 공기를 지배한 시기였다. 따라서 프랑스, 멕시코에서 여당이 패했다. 일본은 5년간 여섯 번이나 총리를 갈아치웠으나 되는 일이 없다.
그런데 `대중의 직관`의 캐스티는 한 가지를 더 말한다. 대중의 좌절감은 정권을 교체하고자 하나 그 대신 강력한 지도자에게서 안전과 자신감을 찾고 싶어한다는 사실이다. 경제 상황을 보면 응당 낙선해야 마땅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이 살아남은 게 그런 케이스다.
한국의 대중 심리는 낙관인가 비관인가. 정권 교체가 불안감을 치유해줄 만한 좋은 대안인가 아니면 더 세상을 어질러놓을 것 같은가. 이러한 고뇌 때문에 안철수 현상이 생겨났다가 그의 햄릿형 처신으로 신기루로 사라졌다. 18대 대통령이 박근혜가 되면 보수와 진보가 각각 두 번씩을 한다. 문재인이 되면 4회 중 3회가 진보다. 이것은 선거 공리 3번 조항과 공교롭게도 일치한다.
이제 글 첫머리에 낸 퀴즈를 풀 차례다. 정답은 `제도`다. 영국 FT가 선정한 올해의 책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에쓰모글루)이고, 이 문장은 거기서 발췌해냈다. 제도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정부와 정치권이다. 그것을 정하는 것은 국민이다. 어떤 나라는 잘살고 어떤 나라는 못사는가. 좋은 제도를 지닌 나라가 잘살게 되며 국민이 그것을 결정하니 국가의 장래는 국민에게 달렸다.
에쓰모글루는 사유재산권을 잘 보호하고 창조적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가진 국가가 오늘날 선진국이 됐다고 결론지었다.
올해 4ㆍ11 총선,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서 투표용지는 크게 보면 제도, 나아가 국가의 명운을 채워넣는 시험지다. 나쁜 선택은 두고두고 대가를 요구한다.
지금 막 입주하며 온통 혼선을 빚는 세종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충청표를 얻었을지 몰라도 국가 경영 측면에선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이번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더 좋은 제도로 이어지는 공약을 내걸었다 해서 한국 사회의 혼돈 상황에서 그가 자유로운 건 아니다. 미국 올해의 단어는 자본주의(capitalism)와 사회주의(socialism)라는 두 낱말이었다. 사회주의 바람이 이렇게 거센 것은 워싱턴 컨센서스 같은 위장극이 자본주의 생태계를 황폐화시켰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성 정치ㆍ재벌도 책임이 있다. 경제민주주의가 춤추는 배경이다. 이제 누가 위기에 처한 한국 제도를 더 잘 수선할 능력과 진정성을 가졌느냐는 것이 이번 선거의 정신이다. 그렇다고 제도를 고친다는 게 한국 번영의 길을 가로막아 버린다면 그것은 더 나쁜 선택이다.
우리는 지금 `18대 대통령 당선`이라는 뉴스를 기다리고 있다.
랠프 엘리엇은 \"뉴스는 전부터 작동해오고 있는 힘을 뒤늦게 인식한 것이다. 뉴스는 추세를 모르고 있는 사람에게만 놀라울 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김세형 주필]
이럴 때 선거에 관한 세 가지 공리를 음미할 만하다.
첫째, 국민은 미래를 밝게 보면 현직(같은 당)을 찍어주고 불안하게 생각하면 갈아치운다. 둘째, 정권을 자주 갈아치우는 나라치고 잘사는 나라가 없다. 셋째, 유럽 국가의 경우 우파가 세 번 하고 좌파가 한 번 하는 나라는 잘되지만 좌파가 세 번하고 우파가 한 번 하는 나라는 망가지더라는 얘기다.
그냥 지어낸 말이 아니다. `대중의 직관`(존 L 캐스티), `10년 후 미래`(대니얼 앨트먼) 같은 뛰어난 저술에 반복해서 강조되는 이론이다. 올해 프랑스를 필두로 러시아, 멕시코, 미국에서 대선이 있었고 사흘 후 일본 그리고 한국이 끝을 장식한다. 경기 침체로 2012년은 희망보다는 두려움이 사회 공기를 지배한 시기였다. 따라서 프랑스, 멕시코에서 여당이 패했다. 일본은 5년간 여섯 번이나 총리를 갈아치웠으나 되는 일이 없다.
그런데 `대중의 직관`의 캐스티는 한 가지를 더 말한다. 대중의 좌절감은 정권을 교체하고자 하나 그 대신 강력한 지도자에게서 안전과 자신감을 찾고 싶어한다는 사실이다. 경제 상황을 보면 응당 낙선해야 마땅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이 살아남은 게 그런 케이스다.
한국의 대중 심리는 낙관인가 비관인가. 정권 교체가 불안감을 치유해줄 만한 좋은 대안인가 아니면 더 세상을 어질러놓을 것 같은가. 이러한 고뇌 때문에 안철수 현상이 생겨났다가 그의 햄릿형 처신으로 신기루로 사라졌다. 18대 대통령이 박근혜가 되면 보수와 진보가 각각 두 번씩을 한다. 문재인이 되면 4회 중 3회가 진보다. 이것은 선거 공리 3번 조항과 공교롭게도 일치한다.
이제 글 첫머리에 낸 퀴즈를 풀 차례다. 정답은 `제도`다. 영국 FT가 선정한 올해의 책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에쓰모글루)이고, 이 문장은 거기서 발췌해냈다. 제도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정부와 정치권이다. 그것을 정하는 것은 국민이다. 어떤 나라는 잘살고 어떤 나라는 못사는가. 좋은 제도를 지닌 나라가 잘살게 되며 국민이 그것을 결정하니 국가의 장래는 국민에게 달렸다.
에쓰모글루는 사유재산권을 잘 보호하고 창조적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가진 국가가 오늘날 선진국이 됐다고 결론지었다.
올해 4ㆍ11 총선,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서 투표용지는 크게 보면 제도, 나아가 국가의 명운을 채워넣는 시험지다. 나쁜 선택은 두고두고 대가를 요구한다.
지금 막 입주하며 온통 혼선을 빚는 세종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충청표를 얻었을지 몰라도 국가 경영 측면에선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이번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더 좋은 제도로 이어지는 공약을 내걸었다 해서 한국 사회의 혼돈 상황에서 그가 자유로운 건 아니다. 미국 올해의 단어는 자본주의(capitalism)와 사회주의(socialism)라는 두 낱말이었다. 사회주의 바람이 이렇게 거센 것은 워싱턴 컨센서스 같은 위장극이 자본주의 생태계를 황폐화시켰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성 정치ㆍ재벌도 책임이 있다. 경제민주주의가 춤추는 배경이다. 이제 누가 위기에 처한 한국 제도를 더 잘 수선할 능력과 진정성을 가졌느냐는 것이 이번 선거의 정신이다. 그렇다고 제도를 고친다는 게 한국 번영의 길을 가로막아 버린다면 그것은 더 나쁜 선택이다.
우리는 지금 `18대 대통령 당선`이라는 뉴스를 기다리고 있다.
[김세형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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