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일보 이선정 기자 외 2명의 ‘사면초가에 놓인 전주한정식을 지키자’ (3 "높은 원가·접대문화 변화에 한정식 위기 내몰려") >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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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원가·접대문화 변화에 한정식 위기 내몰려" 


- 특별기획 : 전주한정식의 경쟁력을 찾아서
-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에 식재료와 인건비 부담 갈수록 커져 · 노동강도 높아 조리사도 부족
- 만성한정식 정갑순 대표 "한식조리사 양성 및 한식 발전과 계승 등 위해 행정적 지원 필요"
- 송영애 박사 "끊임없는 메뉴개발과 젊은층 흡수 위한 고객 맞춤 서비스 제공 등 나서야"

전주한정식의 경쟁력을 찾아서
1.  한정식의 유래 및 역사
2.  전주한정식 소개와 특장점
3.  전주한정식의 실태(위기)
4.  타지자체의 한정식 보전 등을 위한 노력
5.  전주한정식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정책 및 제안
 

전주한정식- 만성한정식.
전주한정식- 만성한정식.


전주일보는 지난 2회에 걸쳐 한정식의 유래 및 전주한정식의 역사, 명소, 특장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회에서는 전주한정식의 실태와 위기를 살펴본다.

전라도 감찰사밥상이 민간으로 전수되면서 발전한 전주한정식은 80년 가까이 이어오면서 우리 음식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주시, 전주대학교가 함께 펴낸 '참 맛있는 전주의 한식이야기'에 따르면 전주음식은 △전주가 호남평야와 산간지역, 서해안에 인접해 다양한 음식 재료의 산지라는 점과 △열무·황포묵·애호박·감·삼례 무·게·모래무지·서초 등 전주 8미에 미나리와 콩나물을 보태어 전주 10미라고 부르는 좋은 식재료가 있고 △맛과 멋을 즐기는 풍류가 있으며 △조선왕조 전주 이씨의 본관으로 양반 음식과 전라도 관찰사 밥상이 전수되고 있다.

또 △물류가 집결되는 시장이 발달했으며 △전주 음식에는 양반의 전통이 남아 있는데, 개성만큼이나 음식이 다양하고 사치스러우며 맛 또한 우수하다. 개성이 고려조의 음식을 전통적으로 지키면서 아주 보수적인 데 비해 전라도는 조선조의 양반풍을 이어 받아 고유한 음식법을 지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전주음식은 △쌀과 곡물로 만든 떡과 죽이 발달했고 △음식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고추장·젓갈·장아찌 등 발효식품이 발달했으며 △쌀과 곡물로 빚은 전통주가 발달했고 △한상에 차리는 음식의 가짓수가 유난히 많고 △ 전주의 김치는 맵고 맛이 진하며 고들빼기김치 등 별미 김치가 많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특징을 가진 전주음식을 바탕으로 전주한정식은 밥과 함께 지역의 산물을 이용한 각종 찬으로 차려내는데 이때 찬은 조리법, 식품의 배합,음식의 짜고 싱거운 정도, 음식의 차고 뜨거운 정도 그리고 색상의 배합 등을 고려해 합리성과 조화성을 이루도록 구성한다.

전주한정식은 이런 특징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음식문화도시라는 수식어와 함께 발전을 이어왔다.

만성한정식
만성한정식


하지만 최근에는 한정식 전문점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을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다.

물론 이같은 한정식 전문점의 위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로 인해 식재료와와 인건비에 대한 부담, 인력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주방에서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는 조리인력 또한 한정식에서는 걸림돌이다.

한정식의 음식 가짓수가 많다 보니, 재료 손질부터 음식을 만들고 고객 상에 음식을 내오기까지 노동강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1년 한식진흥원의 '한식교육 인력 현황조사'에 따르면 식품·외식 분야 중 '조리과학 및 조리계열' 재학생의 ‘한식 분야 일자리’ 선호도가 23%에 불과하다.

이처럼 한식 분야 일자리가 낮은 이유는 적성에 맞지 않아서가 43.8%로 가장 높았지만, 업무강도가 높아서라는 응답도 13.7%나 됐다.

더욱이 한정식 전문점의 높은 가격도 한 원인이다.

한 끼에 16~30만원대 하는 음식 가격은 일상에서 즐기기에 쉽지 않을뿐더러, 특별한 날에 가더라도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만성한정식 정갑순 대표
만성한정식 정갑순 대표


전주 만성한정식 정갑순 대표는 한정식 전문점의 위기에 대해 "높은 물가로 인한 재료비 상승과 인력난 등도 한 원인이지만, 술문화와 접대문화의 변화가 한정식 전문점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까마귀떼'가 없어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고 밝혔다.

"까마귀떼요?"

다소 생소한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 필자에게 정 대표는 예전에는 고관대작이나 정치인, 대학 총장, 기업대표 등이 주로 만찬을 위해 찾으면서 밖에서 검정양복을 입고 기다리는 비서나 운전기사들을 일반시민들이 '까마귀떼'로 불렀다고 했다.

정 대표는 과거에는 접대문화와 함께 술을 많이 마시는 문화로 인해 한정식 전문점들이 높은 비용에도 불구 수지를 맞춰 갔지만 현재는 김영란법에 따른 제재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술문화가 바뀌어 손님이 예전만 못하다고 설명했다.

전주 만성한정식은 전주에서 30년넘게 운영하다 유일하게 아들이 한정식을 물려받기 위해 준비하는 곳이다.

손맛이 으뜸이었다는 정갑순 대표는 주변의 권유에 1985년 동원회관이라는 가정식 백반집으로 처음 음식점업을 시작했다. 이후 다가동에서 1995년에 만성장을 차렸고 이후 만성회관, 만성한정식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만성한정식은 각종 장은 물론이고 배추김치부터 각종 젓갈까지 직접 만들어 대접하고 전주8미에 해당하는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들을 한 상에 가득채워 내놓았다.

만성한정식은 특히 정원이 있는 전통한옥에 자개농 등 옛스러운 가구들과 한자로 글씨가 쓰여있는 병풍, 각종 그림과 도자기 등으로 내부를 장식해 한정식 전문점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후 만성한정식은 전북도청 이전과 서부신시가지 개발에 따라 2011년 효자동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정갑순 대표는 "한정식은 주방에서 손질해야 할 식재료도 많고, 메뉴 가짓수도 많아 젊은 조리사들이 쉽게 일하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한정식의 발전을 저해시키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면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한식조리사 양성에 더욱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한정식은 오직 한 사람, 왕을 위해 준비했던 수많은 궁중 요리사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은 물론, 영양학적, 조리과학적으로 최고 수준의 완성도 높은 음식이 바로 전주한정식이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최근 K-푸드 열풍과 함께 건강을 추구하는 식단이 각광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전통 한정식은 우리 음식의 품격과 멋이 우러나는 최고봉이다"면서 "한정식 계승과 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전통문화전당 송영애 박사는 "한정식 전문점의 몰락을 막기 위해 이들 업소에 대한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국내 한식 기업 지원책과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특히 "젊은층이 한식에 더욱 관심을 갖고 부모와 함께 찾을 수 있도록 한정식 전문점들도 메뉴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그리고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행자·이선정 기자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만성한정식 정갑순 대표가 장독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행자 기자
만성한정식 정갑순 대표가 장독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행자 기자

출처 : 전주일보(http://www.jj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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