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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강원도의 기이한 ‘기록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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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2회 작성일 2024-08-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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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력 공급하기 위해 많은 수많은 송전탑
이중, 삼중 '보호된 구역' 도 전체면적보다 커
최근에는 양구 수입천댐 건설 추진에 민심 '흉흉'

강원특별자치도(이하 강원도)는 기이한 기록이 많다. 강원도에는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송전탑과 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특히 석탄 화력 발전소는 환경오염과 주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강원도에는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댐이 여러 개 건설돼 있다. 특히 소양강댐은 수도권 지역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원도에 건설됐다. 이러한 댐 건설로 주민은 생태계 파괴와 생활 터전 상실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현실이다. 또 전국 최대의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접경지역을 안고 사는 도가 바로 강원도다.

각종 규제로 개발 엄두 못 내

강원도는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어 수도권 주민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다. 이로 인해 강원도의 여러 지역이 환경 보전 지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제한되고, 지역 경제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설악산 등 주요 관광지들은 환경 보호를 위해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어 주민들의 경제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즉, 백두대간 보호구역과 상수원 보호구역과 국립공원 등 자연보호구역을 합쳐 이중, 삼중으로 보호된 구역이 도 전체면적보다 크다. 산이 높아 골이 깊다는 것은 아름다운 경관과 더불어 강원도 사람들에게 오지의 소외감을 함께 보존해 주었다. 무공해 청정지역아라는 자부심 이면에 숨겨진 낙후의식이, ‘미래의 땅’ 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고 감추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부가 강원도를 특별하게 배려하는 것도 아니다. 배려는커녕 정부는 최근 경기 용인시에 조성될 반도체 산업단지의 용수로 화천댐물을 끌어다 쓰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동해안 생산 전력을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공급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했다.

전력을 동해안에서 강원도를 거쳐 용인까지 끌어가겠다는 국책사업의 구상인데 기존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강원도의 사정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국책사업은 강원도에서는 밀어붙이면 되는 것인가. 국책사업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주민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할 수 없다. 정부와 사업자, 국책사업으로 인해 이익을 받는 주민과 피해를 입는 주민 모두의 이해 관계룰 적절하고 정당하게 조절하는 행정절차가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국책사업을 둘러싼 헌법상의 기본권 보장과 국가기간시설의 설치라는 두 헌법적가치는 조화와 균형의 원칙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 아무리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시설이 설치될 주변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하면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설물의 계획 및 허가 절차에 주민의 참여를 적정하게 보장하는 방법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가 된다.

국책 사업 주민 의견 반영을

우리는 그동안 정부가 주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국책사업을 발표하면 어떤 부메랑이 왔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봐 왔다. 국책사업 결정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주민들의 의사를 묻고 이를 고려함으로써 국책사업은 더 큰 정당성을 가지게 된다. 이는 국책 사업이 시행될 때 주민들 반발을 줄이고 사업이 원활하게 실행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충족된 국책사업에 더 잘 따르고 협력하게 되는 것은 상식이다. 환경부가 지난 6월 30일 양구군 방산면 수입천 고방산 일원을 신규댐 후보지로 검토하자 지역사회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지속된 주민들의 고통, 자연환경의 보존 등과 얽히고설킨 복합적인 지역 정서가 반영된 것이다. 수입천 일원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특히 두타연 계곡은 60여 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돼 생태환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DMZ 희귀 동식물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국책 사업인 댐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에 지역 사회의 민심은 흉흉하다. 또 한번 강원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이한 기록 행진’에 정부는 지역 사회의 작은 숨소리도 가슴으로 크게 들어야 할 때다.

원문보기 : https://www.kwnews.co.kr/page/view/202408121103026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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