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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박미현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 여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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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7회 작성일 2024-08-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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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은 같지만 한자가 다른 여사가 있다. 여사(女士)는 학덕이 높고 어진 여성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원주에 살며 학문에 매진해 ‘윤지당유고’를 저술한 성리학자 임윤지당(1721~1793)을 여성 선비라는 의미로 존경을 표하며 여사로 일컬었다. 또 다른 여사(女史)는 세 가지 경우에 쓰인다. 고대 중국에서 후궁을 보좌하며 기록과 문서를 맡아보던 여관(女官)을 가리키지만, 대개는 결혼한 여성을 높이거나 사회적으로 유명한 여성을 높여 이름 아래 붙여 쓴다. 현직 대통령 부인에게 영부인이라고 쓰기도 하나 여사를 붙이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실생활에서는 더 널리 ‘여사’가 애용된다. ‘님’까지 붙여 ‘여사님’으로 부른다. 자녀가 어머니를 ‘여사님’으로 부른다. ‘우리 여사님’ ‘우리 집 여사님’이라고 할 경우다. 자신의 어머니를 상대에게 객관적으로 가리키는 동시에 유명인처럼 대우하는 효과가 동반된다. 간간이 아내를 ‘우리 집 여사님’이라고도 하는데, 남편이 어떤 효과를 기대하며 호칭하는 것인지는 감정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는 더 빈번하게 등장한다. 개인 집에서 타인을 ‘여사님’이라고 호칭할 경우는 가사도우미가 직업이기 십상이다. 학교에서는 급식조리사, 공공청사와 아파트·빌딩에서는 환경미화원,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는 간병인과 요양보호사, 상가에서는 판매 직원 중에 나이 지긋한 여성을 ‘여사님’으로 부르기도 한다. 주로 사회적 대우가 낮은 직종에서 일하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중년여성을 비하하는 ‘아줌마’를 대신해 ‘여사님’이 있는 셈이다. 정책을 다루는 고위층의 공적인 자리에서조차 ‘여사님’으로 통칭할 정도다.

과거엔 결혼한 여성공무원을 가리킬 때 ‘여사님’이라고 불렀으나, 지금은 사라졌다. 여성의 직업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사’라고 부르면서 막 대하는 일이 흔했다. 태백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집단으로 배탈이 났을 때 급식조리사 5명이 번갈아가며 새벽 5시반부터 세끼를 책임지는 열악한 실정이 알려졌다. ‘여사님’은 실제 처우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줌마’보다 더 나쁘다. 박미현 논설실장

원문보기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58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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