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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박미현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 상록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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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회 작성일 2024-04-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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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가 4월 19, 20일 다채롭게 진행됐다. 교내 상록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기념 조형물 ‘상록의 문’을 제막했다. 기념문집 ‘상록’을 펴내고 ‘영원하라 상록의 빛으로’라는 슬로건으로 동문미술전을 개막했다. 춘천고 관악부 출신 음악가들로 모인 상록페스티발윈드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기념음악회도 열렸다. 봄비 내리는 가운데 펼쳐진 거리행진에서 재학생들은 항일독서회 상록회 선배들을 재연해 시선을 모았다. 더 뜻깊은 것은 독립운동을 펼치다가 퇴학당한 김정철·신기철·이철균·유찬기·이유직·이란 6명에게 뒤늦은 졸업장을 헌정한 것이었다.

춘천고가 태동한 계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도민의 향학열과 함께 1919년 3·1운동이 자리한다. 일제의 차별적 식민교육정책으로 실업교육 위주로 운영되다가 1922년 조선교육령이 바뀌게 된다. 3·1운동의 매운 저항에 부딪힌 이후 강압무단통치에서 유화적 술책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도별 인문중등학교인 고등보통학교를 설치키로 한 것이다. 1922년 초까지 고보가 없는 지역은 강원과 충북뿐이어서 고보 신설운동이 일어났다.

1922년 3월 4일 강릉고보기성회가 조직된 데 이어 3월 10일 춘천고보기성동맹회가 발기해 경쟁을 벌인 끝에 1924년 4월 25일 춘천고보가 개교했다. 공립학교였으나 총독부는 교사 봉급만 댈 뿐 학교 건축비 등은 지역 부담을 지웠다. 도내 각 군에서 금액을 분담 모금해 지원했다. 춘천고보는 광복될 때까지 유일한 인문중등학교여서 도내 곳곳에서 입학생이 몰렸다. 그 때문에 항일독서회인 상록회 및 후신인 민족혁명그룹에서 활동했다가 투옥된 경우는 춘천만이 아니라 홍천, 횡성, 삼척, 영월, 통천 등지에서 온 유학생이었다. 주로 회합한 장소는 봉의산록, 소양강변과 함께 하숙집이었다.

이번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보여주듯 ‘상록’은 춘천고 역사를 장식했다. 학생의 책조차 검열했던 일제강점기에는 용기 있는 학생 극소수만이 독립운동에 동참했다. 지금은 다르다. 얼마든지 학교 교육을 통해 전교생 누구나 이 시대와 민주사회가 필요로 하는 과제에 부응할 수 있다. 선배들이 지향한 공공선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현장답사 기회가 있길 바라게 된다. 박미현 논설실장

원문보기 :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39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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