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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박미현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 1934년 3월8일 국제무산부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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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9회 작성일 2024-03-0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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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UN은 3월 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지정했다. 10년 뒤인 1985년에서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한 한국여성대회가 처음 열렸는데, 기념일의 역사는 훨씬 오래됐다. 1911년 오스트리아 등 유럽 4개국에서 1908년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정치적 평등권과 노동조합 결성,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해 3월 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기리기 시작했으니 100년이 훌쩍 넘는다. 일제강점기 국내에 이 소식이 알려졌음은 물론이다. 당시엔 ‘세계여성의 날’이 아닌 ‘국제무산부인데이’ 곧 국제무산부인의 날로 불렸다.

서울 낙원동에 회관을 둔 경성여자청년동맹은 1926년 3월 8일을 기념해 3월 10일부터 1주일간을 ‘부인선전주간’으로 정하고 대중적인 활동을 펴기로 했다. 낮에는 열악한 조건의 공장에서 신음하는 여성노동자를 위문하기로 하고, 저녁에는 ‘조선부인의 결혼 문제’ ‘부인의 사회적 지위’ ‘조선부인의 경제적 지위’ ‘조선부인의 사상과 진로’ 등을 주제로 매일 대중강좌를 열기로 했다. 종로경찰서에서 집회를 금지하며 막아섰다. 이듬해인 1927년 서울 사직동의 인하청년회에서 3월 8일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으나 역시 일제경찰이 저지했다.

서울이 이런 정도이니 민간에서 더 엄두를 내지 못했음은 물론 중외일보 같은 신문에서 ‘국제무산부인데이’에 관해 알려도 극히 드물어 강원지역에서 3월 8일이 어떤 날인지 알 도리가 없었을 때 탄압을 뚫고 3월 8일을 기념한 활동이 있었다. 꼭 90년 전이다.

삼척에서 조선 독립과 신사회 건설을 목적으로 항일단체에서 활동한 변소봉과 김덕수는 1934년 3월 6일 만나 3월 8일 기념 강좌를 열기로 했다. 당시 정라항이라 불린 삼척항 정어리공장 밀집지대 한 공장에서 일하며 ‘화학온유비노동조합조직준비회’에 몸담은 김덕수는 3월 8일 정라항 통조림공장 여성노동자들을 만나 ‘국제무산부인의 날’ 기념일 유래와 의의를 설명하고 여성노동자단체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연설로 실행했다. 이 일로 두달 뒤 경찰에 붙들려 8개월간 수감돼 혹독한 수사를 받고 1935년 2월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김덕수는 1981년까지 생존했는데, 2009년에서야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됐다. 법과 제도가 개선되며 사회가 발전된 것으로 여기기 쉬우나, 실상은 이를 촉진한 투쟁적인 사람들에 의해 진전돼왔음을 독립운동가 김덕수가 보여준다.

박미현 논설실장

원문보기 :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3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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