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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호] 신문의 미래, 어둡지만은 않다 ( 손성진 서울신문 논설실장/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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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5회 작성일 2016-04-2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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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호


신문의 미래, 어둡지만은 않다

 

손성진 서울신문 논설실장/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주요 인쇄매체 여럿이 이미 발행을 중단한 가운데 또 하나의 종이신문이 종말을 고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지난 326일 인디펜던트 종이신문은 인쇄를 멈추다’(STOP PRESS)라는 글을 게재하고 윤전기를 멈추었다. 1986년 창간됐으니 역사가 30년에 불과하지만, 한때 발행부수 40만 부를 자랑하던 신문이었다. 영국의 주요 언론 중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한 것은 인디펜던트가 처음이라고 한다.

 

신문에 대한 내 최초의 기억은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19697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방대도시에 살던 우리 집은 지방지를 구독하고 있었는데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이 우리는 달에 왔다였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인 어린 아이였는데도 시커멓고 커다랗게 뽑은 제목이 아직도 강렬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특활반 활동을 한게 신문읽기반이었다. 신문을 정독하고 특별한 기사를 오려 스크랩하는 활동을 하면서 어렴풋하게나마 신문을 알 수 있었다. 베트남의 패망, 남북적십자회담과 같은 굵직한 뉴스들을 신문을 통해 접했다. 공부에 쫓겨 신문 읽을 시간이 없던 고교 시절에는 양은 도시락을 쌌던 신문을 점심시간에 펴 놓고 읽으며 바깥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그런 신문과의 인연은 직업으로서 기자를 선택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기자생활을 한 지 10년쯤 됐을 때 서서히 신문은 사양산업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말할 것도 없이 인터넷의 등장 때문이었다. 더불어 언론자유화로 많은 매체가 창간되고 증면을 하면서 신문업계 내부의 경쟁도 격화됐다. 이제 70%가 넘던 신문구독률은 14.3%로 떨어졌다. 100가구 중에 겨우 14가구만 신문을 본다는 말이다. 그리 오래지 않은 시간 안에 신문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해외 미디어 컨설팅업체의 예상에 따르면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한 한국은 시기가 더 빨라서 10년 뒤인 2026년 종이신문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우울한 전망이다. 신문의 운명은 이제 막 기자생활을 시작한 새내기들에겐 인생이 걸린 문제다. 신문이 망하면 신문기자라는 직업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이신문의 희망은 여전히 있다고 본다. 그 희망의 징후를 종이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자책의 등장으로 더 빨리 종말이 점쳐졌던 종이책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종이책이 사라지는 시기를 2015, 그러니까 지난해로 꼽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전자책은 읽는 도구만 다르지 종이책을 그대로 재현했는데도 미국의 경우 전자책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종이책의 매력은 전자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질감과 촉감, 냄새, 네모진 모양새의 친근감일 것이다. 읽은 책을 책꽂이에 보관하고 바라보는 뿌듯함은 디지털기기에 넣어둔 책 파일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다.

 

신문의 매력 또한 종이책과 비슷하다. 신문의 판형은 손바닥만 한 디지털기기로는 재현하기 어렵다. 중요한 기사 순으로 단수를 정해 사진과 함께 편집을 한 아기자기한 지면은 기사를 동일하게 배열해 놓은 디지털기기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정감을 준다. 매일 배달되는 신문은 그 자체가 신선한 우유 같다고 할까.

 

지난 47일은 제60회 신문의 날이었다. 신문의 날은 한국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창간 61주년이던 195747일 한국신문편집인협회(초대 회장 이관구)가 발족하면서 제정한 날이다. 어언 회갑을 맞은 셈이다.

 

한국 최초의 신문인 한성순보가 창간된 때는 1883년이다. 한국 신문의 역사를 133년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한세기를 훌쩍 넘긴 한국 신문이 지금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공급자 위주의 신문제작, 광고에 의존하는 단순한 수익구조 등 신문의 문제점을 먼저 파악하고 개선하는 신문이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신문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신문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고 본다. 젊은 기자들도 미래를 불안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자면 신문도 혁신을 해야 한다. 편집과 판형, 컬러, 활자 등을 독자의 요구에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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