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지구를 옮기는 일' > 임원진 칼럼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임원진 칼럼

[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지구를 옮기는 일'

작성일 20-12-16 10:44

페이지 정보

조회 564회 댓글 0건

본문

220121500030.jpg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모두 어렵고, 사회 지도층의 일탈과 구설까지 겹쳐 이래저래 우울한 12월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일 오후 3시50분 강원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나타난 50대 남성이 6,000만원이 든 종이가방을 놓고 사라졌다. “누군가 전달해 달라고 해서 왔습니다”라는 말 한마디만 남기고. “속초시 20명, 인제·고성·양양군 10명 내외의 독거노인 혹은 소년소녀가장 50명에게 나눔을 실천해 달라”며 “한 사람당 한 달에 10만원씩, 1년간 총 120만원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적힌 A4용지 편지 한 장이 종이가방 안에 들어 있었다. 그야말로 '얼굴 없는 기부천사'다. ▼기부는 아름답다. 그러나 남이 할 땐 박수 칠 수 있어도 내가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기부는 타인을 경유해 자신에게 돌아오는 행복이다. 기부는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감사와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고,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를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기부는 점점 더 갈라지고, 부딪히고, 각박해져 가는 우리 사회를 어루만져 주고 함께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도 있을 게다. ▼기부문화 확산은 우리의 공동체를 진전시키는 주요한 동력이 된다. 기부는 돈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천하의 부자라도 인색한 놀부 같은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다. 김밥 팔아서, 폐지 팔아서, 보따리 장사를 해 기부한 사람들의 얘기는 그래서 더 훈훈하게 다가온다. 부자가 천국에 가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성경 말씀이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맞는 얘기인 듯하다. 기부는 액수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다. ▼무거운 지구를 옮기는 방법을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세상을 오른쪽으로 1m 이동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거대한 기중기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그러나 간단한 방법이 있다. 우리의 발을 오른쪽으로 한 걸음만 옮기면 된다. 그러면 세상의 풍경도 한 걸음 옮겨지지 않겠나. 그렇다.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우리 삶을 한걸음 행복한 세상으로 옮기고 있다. 


원문보기 http://www.kwnews.co.kr/nview.asp?aid=22012150003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832건 3 페이지
게시물 검색
전화: 02-723-7443   팩스: 02-739-1965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311호
Copyright ©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