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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살면서 터득하는 ‘돌아오지 않는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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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87회 작성일 2024-01-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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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터득하는 ‘돌아오지 않는 4가지’

“한번 해버린 말, 쏘아버린 화살, 저버린 기회, 흘러간 세월”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살면서 터득한 ‘돌아오지 않는 4가지’라고 한다. 어느덧 시작인가 했던 올 한해도 마지막으로 치닫고 영원할 것 같았던 시간도 한 해의 끝자락을 달리는 세밑이다. 돌이켜보면 이루어놓은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한해였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밀려오는 때다. 그러면서 먹어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고, 안 먹을 수도 없는 나이만 한 살 더 먹게 됐다는 자괴감까지 드는 세월의 고갯길에 서 있다.

올 한해 온통 우울한 소식

올 한해 온통 사방이 우울한 소식이었다. 정치는 사라졌다. 정치는 사회적 이견을 좁히고 타협을 통해 합의를 도출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있나. 배제와 독단, 증오와 독설만 남았다,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정제되지 않는 말들은 정치인들의 수준을 의심하게 했다. 백미는 ‘암컷’ 발언이었다. 한 전직 의원은 지난 11월 북콘서트에서 “동물 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는 건 잘 없다”며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이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 부르는 것일 뿐” 이라 했다. 누구나 입에 담기 꺼리는 막말을 정치인들이 버젓이 쏟아낸다. 또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일은 왜 그리 많았는가. 혼자 사는 어르신도, 가난을 견디지 못한 모녀도, 학교폭력 피해 학생도,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도 목숨을 버린다. 도덕적 흠결이 드러난 정치인도, 횡령 혐의를 받는 기업인도, 악성 댓글에 시달리던 연예인도 목숨을 버린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 야당 정치인의 주변 인물들 중에는 벌써 여러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은 국제 학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은 지 이미 오래됐다. 2020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4.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동의 1위다. 2등인 리투아니아가 20.3명, 3등인 슬로베니아가 15.7명이니 한국의 자살률이 얼마나 높은지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노인 자살률은 80세 이상의 경우 10만명당 61.3명이고, 70대에서도 41.8명이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보여준다. 2020년 도내 자살 사망자는 508명이었다. 경제가 어려워져 삶의 무게를 견디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올 한해 시중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민들은 살림살이는 팍팍했다. 주택담보 대출 등 주요 대출 금리는 2022년 이후 줄 곳 6~7%를 넘어서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3년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 서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었다.

서로 서로 진심 어린 격려를

그러나 이를 버텼다. 버틸수록 강해지는 것이 몸의 근육만은 아니다. 힘든 시간을 버티면 궁극적으로 상황이 불변해도 적어도 더 나은 인간은 될 수 있다는 것, 이는 분명 희망적 메시지다. 삶이 아무리 우리를 못살게 굴고 ‘이제 그만 포기하라’는 악마의 속삭임이 달콤하게 들려올 때도 버텨야 할, 그리고 거뜬히 버텨낼 수 있는 이유다. 평범한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 맑은 날도 많았으나 비바람이 몰아치고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도 이 악물고 버텨냈을 터다. 인간의 능력으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시련과 고통 앞에 섰을 때나, 쓰러지지 않기 위해 젖 먹은 힘까지 썼지만 결국 넘어졌을 때나, 모든 것이 지나갔다.

돌고 도는 세상, 좋은 일도 나뿐 일도 돌고 돌아오는 법. 살기 어려워 죽겠다, 죽겠다 하면서도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얼마나 기적인가. 우리 모두 하루하루 기적 같은 삶을 일구며 살아왔다. 그야말로 담대한 여정이었다. 2023년, 그래도 이만하면 고군분투 했다. 올 한해도 안녕을 고할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다시금 용감하게 삶을 덥석 끌어안을 시간이다. 분석하거나 이해하기 전에 내 앞에 열리는 시공간으로 나를 믿음으로 던질 지금이다. 그리고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마음을 전하지 못한 소중한 사람들과 진심어린 인사가 필요한 때다. “수고 했어, 올해도”

원문보기 : https://www.kwnews.co.kr/page/view/2023122608505808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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