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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김광덕 서울경제 논설실장] 벼랑 끝 尹정권, ‘큰바위얼굴’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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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87회 작성일 2023-11-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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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도자 실력·도덕 겸비 ‘실적’ 보여

文정부 이어 尹정부 무능, 인사 실패

‘중도·수도·청년’ 이탈 방치하면 필패

‘비등점’ 전에 분칠 아닌 체질 개혁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는 ‘큰바위얼굴’이 있다. 여기에는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대통령 4명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시에나 대학이 전문가 230여 명의 분석을 토대로 발표해온 역대 미국 대통령 평가 상위권 리스트에는 네 사람과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단골로 들어간다. 이들이 존경 받는 이유는 난세에 나라를 구하고 도약시킨 지도자들이기 때문이다. 공통점은 실력과 도덕성을 모두 갖추고 건국·성장·발전·통합 등 실적(performance)을 뚜렷하게 보여줬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근본 원인은 ‘큰바위얼굴’의 리더십을 배우지 못한 채 정반대 길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출범 1년 6개월을 맞은 윤석열 정부는 도덕성과 능력 두 측면에서 후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이유도 정책적 무능과 도덕성 결여에서 찾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퍼주기 정책으로 지지율 유지를 시도했으나 능력 부족으로 부동산 정책 등에서 실정을 거듭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때부터 공정·정의·평등을 외쳤으나 실제로는 역주행을 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문재인 정부 세력의 ‘내로남불’과 위선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을 복원하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등 헌법 가치를 지켜 나라를 정상화해주기를 기대했다. 윤석열 정부는 헌법 정신 준수와 3대 개혁 등 국정 방향은 제대로 설정했으나 ‘디테일’에서 능력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게다가 안일한 자세까지 겹쳐 경기 침체 등 복합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또 최근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 자녀의 학교 폭력 의혹으로 사퇴하는 파동이 벌어지자 세간에서는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도덕성이 오십보백보”라는 쓴소리까지 나왔다. 정권 초기 박순애 교육부 장관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겪고도 이번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중도 하차 사태를 막지 못했다. ‘만사(萬事)’로 통하는 인사의 흠결을 지켜보는 국민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독선적 스타일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니 이번 보선에서 완패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여권 핵심부의 인적 구성이 검사·판사·경찰 등 특정 직업 출신으로 편중돼 있어서 불통의 늪에 빠졌다는 지적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핵심 장관들은 검사 출신이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판사 출신이다. 국민의힘의 윤재옥 원내대표와 이만희 사무총장, 이철규 전 사무총장은 공교롭게도 모두 경찰 간부를 지냈다.

국민의힘이 이대로 가면 ‘수도권 위기’를 넘어서지 못하고 내년 4월 총선에서 대패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도 여소야대(與小野大)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은 상실되고 거대 야당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을 밀어붙일 게 뻔하다.

한국갤럽이 지난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서울에서 25%에 그쳤다. 대통령 지지율은 중도층에서 24%, 무당층에서 18%, 30대에서 16%, 20대에서 24%에 불과했다. 선거 승패를 가르는 중도층·수도권·청년층 이른바 ‘중수청’의 지지 기반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윤석열 정부는 보수와 중도의 대연합으로 출범했으나 올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보수·중도 연대 해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당시 윤 대통령과 참모들은 특정 후보들을 당 대표에서 배제하는 발언을 노골적으로 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비쳐 중도층의 이탈을 초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민의힘이 ‘푸른 눈’의 인요한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해 관심 끌기에 나섰으나 실질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벼랑 끝에 선 윤석열 정권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국정 동력을 회복하려면 분칠만 할 게 아니라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윤 대통령부터 독선적인 국정 스타일을 바꾸고 쓴소리를 경청하면서 소통·설득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또 유능하고 도덕적이면서 몸을 던져 일할 수 있는 인재들을 두루 기용해 경제 살리기와 구조 개혁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물이 비등점까지 끓은 뒤 손쓰려고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다. 총선을 5개월 보름 앞둔 지금 큰바위얼굴의 리더십을 배우고 실천해야 떠나가는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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