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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서양원 매일경제 전무] 부동산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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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80회 작성일 2020-10-2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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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번째 누더기 부동산대책
집값 못 잡고 전세, 월세 폭등
백지에 청사진 제대로 그리고
정권 관계없이 실천해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4번째 부동산대책을 내놓기 위해 한창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세 씨가 마르고 월세가 폭등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까지 논의되는 내용을 들어보니 여전히 걱정이 가시지 않는다. 월세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임대주택공급 정도로는 서민들의 전세, 월세 고통을 덜어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도 아직까지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첫 단추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017년 6월 취임하면서 시작한 투기와의 전쟁선언이었다. 당시 부동산 값이 오른 것은 다주택을 가진 투기꾼 때문이니 이들만 잡으면 부동산 값이 잡히리라 판단했다. 계속 늘어나는 가족분화의 증가 흐름을 놓쳤다. 새집에서 살려는 시민들의 소망도 읽지 못했다. 특목고, 자사고 등을 없애면서 강남교육특구로 몰려드는 수요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을 제한했고, 도시정비구역사업도 무효화시켰다. 결과적으로 공급 부족 사태가 일어났고, 집값이 폭등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 사기, `패닉바잉` 같은 절박감을 만들어 냈다. 여당은 임대차 3법을 전격 통과시켰지만 의도와는 달리 전세·월세 서민들의 고통만 키우고 있다.

경제사령탑 홍남기 부총리가 `전세난민`으로 전락한 것은 정책실패의 한 단면이다. 전셋집을 보기 위해 제비뽑기를 하거나 면접을 봐야 하는 등 온갖 서글픈 얘기들이 나온다. 살고 싶은 집에 살 수 없고, 마음대로 이사도 다닐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정부와 민주당은 지금 부동산 현장에서 벌어지는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파악해야 한다. 철저하게 주택 수요와 공급의 큰 축을 보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부동산에 영향을 주는 교육, 도로, 환경, 금융, 세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단기, 중기, 장기별로 실천할 액션플랜도 내놓아야 한다. 이를 통해 부동산시장에서 합리적인 거래가 자유롭게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서울의 경우 올해 늘어나는 가구는 7만8000여 가구인 반면, 주택공급은 6만2000여 가구에 불과하다. 이 중 아파트 공급은 올해 5만3000가구에서 내년엔 3만6000가구로 줄어든다. 그만큼 공급 부족으로 집값 상승 압력이 세다는 얘기다. 게다가 집주인의 경우 2년 거주해야 양도세 감면을 받는 조건과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보장, 전월세상한제 때문에 전세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서울 집값, 전셋값, 월세값 폭등을 잡으려면 좋은 새 주택을 대폭 늘려야 한다. 유휴시설 활용에 한계가 드러난 만큼 적절한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해 재건축도 허용해 줘야 한다. 도심의 흉물이 된 40년 이상 된 아파트 단지 등의 경우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텅텅 빈 시내 호텔들도 주거지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아울러 과도하게 많이 풀린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기업들에 돈이 흘러가고 이를 통해 신규 투자,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는 정책을 펴야 한다. 특히 임대차 3법을 계기로 더 악화하는 임차인들의 고통과 곳곳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분쟁 등에 대한 보완책도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을 더 이상 되풀이해선 안 된다. 민주당이 미래주거추진단을 만든다 한들 본질을 이해 못 하고 땜질식 정책을 내놓는다면 국민들 화만 돋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의 주거를 안정시킬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동안 시행했던 23번의 정책실패 원인을 교훈 삼아 백지에서 다시 그려야 한다. 그리고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한다. 더 이상 누더기 땜질하듯 실패하는 부동산 정책을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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