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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보수와 악연’ 윤석열·안철수·오세훈이 野 희망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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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57회 작성일 2021-03-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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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李 두 전직 감옥 보낸 尹
反한나라당 선언했던 安
‘박원순 시장’ 원인 제공 吳
보수와 불편했던 기억이 중도 확장 잠재력 작용
야당이 품어 안고 극복해야


일반 국민이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 때였다.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대북 심리전 댓글이 여당 대선 후보 박근혜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을 수사했다. 전⋅현직 대통령을 동시에 곤혹스럽게 한 그를 보수 정권은 탄압했고, 진보 야당은 찬양했다. 윤석열은 문재인 정권 들어 서울지검장, 검찰총장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냈다.

윤석열 안철수 오세훈/조선일보DB
윤석열 안철수 오세훈/조선일보DB


그 윤석열이 문재인 정부의 불법을 캐다가 미운털이 박혀 총장 자리에서 쫓겨났다. “당분간 집에서 개, 고양이를 돌보겠다”지만 정치권 진입은 시간문제다. 윤석열은 문 정부의 위선을 고발하는 상징이 됐다. 야권 대선 후보가 서야 하는 정권의 대척점, 바로 그 좌표에 정위치하고 있다. 대선 가상 대결에서 윤석열만이 여권 대선 주자들과 승부가 된다. 반문(反文) 에너지가 윤석열 한 사람에게 응축돼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문 정권의 재창출을 막으려면 윤석열을 우회할 수 없다. 그를 품어 안거나, 그를 딛고 넘어서야 한다.

10년 전 가을 대한민국 정치권은 ‘안철수 태풍’에 휘청거렸다. 거센 회오리를 몰고 나타난 안철수의 일성은 “한나라당의 정치적 확장에 반대한다”였다. “한나라당은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세력”이라며 “응징을 당해야 한다”고 했다. 노골적인 반(反)한나라당 선언이었다.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50% 지지율로 압도적 선두였던 안철수는 지지율 5%였던 박원순을 밀어서 당선시켰다.

그 안철수가 10년 만의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 후보를 노린다. 자신이 만들어 준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때문에 치르는 선거다. 안철수가 판을 흔들면서 여권 절대 강세였던 수도권 싸움이 혼미해졌다. 안철수는 2012년 대선 때 보수 재집권을 막겠다며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씨름을 했다. 이번엔 문재인 정권 재창출 저지를 위해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한다. 그 단일화 상대는 10년 전 “또다시 이상한 사람이 서울을 망치게 할 수 없다”고 했던 그 ‘이상한 사람’ 오세훈이다.

국민의 힘 서울시장 후보로 당선된 오세훈은 “지난 10년 동안 많이 죄송했다”고 했다. 무상급식 찬반 투표에 시장 직을 걸었던 승부수 때문에 ‘박원순 서울시정 10년’을 낳은 원죄 의식이다. 오세훈은 여성 10% 가산점을 업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꺾으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앞서 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제친다면 더 강력한 뒤바람이 밀어줄 것이다. 설령 안 대표에게 지더라도 그를 지원해 당선시킨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야권 회생의 디딤돌을 놓았다는 박수를 받게 된다.

윤석열, 안철수, 오세훈은 보수를 괴롭게 했거나, 공격했거나, 위기에 빠뜨렸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야당 지지층에게 껄끄러운 기억을 남겼다. 그 세 사람이 문재인 정부 폭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느냐는 열쇠를 쥐고 있다. 야권의 희망이다.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는 정치판이라지만 이 정도 역설은 마주하기 힘들다.

넓고 비옥한 표밭을 자랑했던, 그래서 “우리끼리만 뭉쳐도 이긴다”는 예전의 보수라면, 이 세 사람은 결코 야권의 선택이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야당 지지층은 보잘것없이 쪼그라들었다. 탄핵 총리를 간판으로 세워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했던 작년 4월 총선이 그 참담한 현실을 보여줬다.

대가리가 깨져도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깨문’이 있듯, 하늘이 무너져도 보수만 찾는 ‘태극기’도 있다. 그들 사이에, 문 정권 하는 일은 괘씸하지만, ‘탄핵 잔당’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는 중도층이 끼어 있다. 숫자는 적지만 선거의 저울추를 좌우로 움직이는 세력이다.

윤석열, 안철수, 오세훈이 정치사 중앙 무대에 오른 것은 ‘문 정권에 맞서면서도, 구닥다리 보수는 아니다’라는 희소 가치 때문이다. 중원으로 표밭을 넓히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야 지지층의 각성이 윤, 안, 오 삼총사를 소환했다.

윤석열, 안철수는 기존 정치인이 아니라는 게 대표 상품성이다. 정치판 진흙탕에서 버텨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 사람에게 현실 정치의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그들이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할 책임은 제1 야당인 국민의힘에 있다. ‘기호 2번 아니면 안 된다’는 밴댕이 처신 대신, 보수 태평양 전체를 아우르는 고래의 통솔력을 보여 줘야 한다. 야권에서 오랜만에 흥행하고 있는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주인공 세 사람의 역량과 이들을 지원해야 할 제작진의 도량에 달려있다. 실패하면 국민은 ‘문재인 내로남불 시즌 2’를 5년 더 지켜 볼 수밖에 없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1/03/11/M26U5M3RUVDA3NMKE3GVQIYXL4/?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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