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칼럼-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백신 거지라도 문재인 보유국이라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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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90회 작성일 2021-04-23 10:21본문
인구 150% 확보했다는데
3% 접종에 세계 100위권
文 통화로 움직였다더니
모더나는 감감 무소식
백신 정치로 눈속임 급급
성난 국민 바보 취급하나
작년 가을부터 백신 수급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걱정을 ‘가짜 뉴스’로 매도했다. 복지부 장관은 “화이자, 모더나가 우리와 빨리 계약을 맺자고 오히려 재촉한다”고 큰소리까지 쳤다. 문빠들은 “제약사들이 방역 선진국, 대한민국의 인증을 받고 싶어 안달을 낸다”고 거들었다. 나중에 보니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백신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든 작년 말, 문 대통령이 메시아처럼 등장했다. 대통령이 모더나 CEO와 전화 통화를 27분 하자 “물량은 두 배 늘고, 시기는 석 달 앞당겨지고, 가격도 인하됐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해동 문통이 나라샤” 용비어천가였다. 백신 확보량도 4400만명, 5600만명, 7600만명분으로 순식간에 늘어났다. 친정부 언론은 “전체 국민 수의 150%를 확보했으니 남는 백신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라며 배부른 투정까지 털어 놓았다.
그랬던 게 석 달 전인데 지금까지 백신 맞은 사람은 전체 국민의 3%다. 세계 104번째로 접종을 시작했는데 현재 접종 비율도 여전히 100위권을 맴돈다. 하루에 국민 0.1%꼴로 백신을 맞았다. 이 속도면 전부 맞는 데 3년이 걸린다.
정부는 7900만명분을 확보했다는데 국내에 들어온 백신은 화이자 80만명, 아스트라 100만명분뿐이다. 국민들은 “확보라는 단어 뜻이 언제 바뀌었느냐”고 묻는다. 180만명분이면 미국 하루 접종 분량이다. 우리도 마음먹으면 하루 이틀에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주사 놓는 사진을 찍으려 찔끔찔끔 놓고 있다. 대통령 전화 한 통 받고 2000만명분을 5월에 보낸다던 모더나는 안면 바꾸고 감감무소식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확실히 낮췄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백신 현실은 어려운데 불확실성을 낮췄다는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고 싶어진다. 아니면 대통령 말씀을 잘못 이해한 건가. 백신 수급이 늦어질 것이 확실해졌다고 고백한 것인가.
유동성 위기가 몰려오는데 달러가 없어서 24년 전 IMF 환란을 맞았다. 이번엔 코로나가 밀려오는데 맞서 싸울 백신이 없다.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던 허세가 “K방역은 세계 모범”이라는 메아리로 돌아왔다.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 만에 1억 차례 접종”이라는 공약을 두 배로 초과 달성했다. 우리 대통령이 약속했던 ’11월 집단면역'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코로나 탈출이 반년 늦어지면 30조원 이상 손실이 난다고 한다. 백신 구입비 3조5000억원 지출을 망설이다 그 열 배 피해를 국가에 안기게 된다. 소고기 사 먹으라고 위로금 14조원 뿌리고, 바다 메우는 토목 공사로 28조원짜리 공항 짓겠다는 정권이 도대체 왜 그랬을까.
백신 부족을 타개할 묘책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는 백신이 없어도 괜찮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백신 늦게 맞게 돼서 다행”이라는 황당 발언을 쏟아냈던 사람을 방역기획관으로 임명했다. 또 백신 안 맞은 우리나라 확진자가 백신 맞은 나라보다 적다는 통계를 국민에게 들이민다. 맥락 없이 숫자를 떼어내 국민 눈을 속이는 야바위 수법이다. 백신 맞으면 감염돼도 중증으로 병원 가거나 사망하지 않는다. 코로나가 매년 유행하는 독감 정도로 바뀐다. 그러니 확진자가 늘어도 마스크 벗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다.
정권과 문빠들은 “백신 거지라도 문재인 보유국이라서 괜찮다”고 외친다. 정신 승리를 부르짖으며 국민을 세뇌하려 한다. 문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30%를 오르내린다. 국민 열 중 일곱은 ‘문재인 보유국’보다 ‘백신 보유국’에서 살고 싶다. 아니, 문재인 없는 백신 보유국이면 더욱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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