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젊은 보수' 신드롬
페이지 정보
댓글 0건 조회 866회 작성일 2021-06-01 10:13본문
벨기에 샤를 미셸은 16세 때 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21세에 주의원, 25세에 지방정부 장관, 30세에 자유당 대변인, 32세에 개발협력 장관, 35세에 당대표를 했다. 38세인 2014년 10월 총리가 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2세에 영국 보수당 정책연구소 특별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31세 때 총선에 나섰다. 30대에 예비내각 교육부 장관, 하원 부의장, 부당수, 당수를 지냈다. 2010년 총리로 선출될 때는 43세였다. ▼유럽에서는 중·고등학생 때부터 정치활동을 한다. 20대에 이미 선출직에 오르고 당직을 맡으며 30대면 당대표를 넘본다. 나이는 젊지만 어릴 때부터 정치 활동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하며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풍부하다. 그래서 40대 초반이라 해도 수십 년의 정치 경륜을 자랑한다. ▼반면 한국에서 정치는 사회에서 일정한 지위와 경력을 쌓은 뒤 진출하는 황혼의 잔치다. 특정 분야 전문성과 지식·경험이 많고 그 때문에 늙기는 했지만 정치 초년생에 지나지 않는다. 이게 한국 정치의 문제다. 총선 때마다 `물갈이'가 이뤄지고 `젊은 피'가 수혈되기는 했다. 그뿐이었다. 40대에 최고지도자를 바라볼 만큼 눈부신 성장을 거둔 인사는 없었다.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 몰아치고 있는 세대 교체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6월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36세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지난 28일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이 후보는 시민 여론조사에서 50% 넘는 지지를 얻었고, 당원 여론조사에서도 나경원 전 의원에게 1%포인트 뒤진 2위를 차지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0선' 후보의 약진에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에서조차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다. 이른바 `젊은 보수' 신드롬이다. 이제 한국 정치는 독점과 패권 대신 연합과 연대의 정치를 해야 할 때다. 정치와 사회의 새 틀을 짤 기회를 맞고 있는 지금 30~40대 젊은 세대의 역할론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