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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누가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다고 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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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38회 작성일 2021-07-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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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국권 침탈당하는 풍전등화 위기 앞에서
백성은 나라 지키기 위해 독립군 되기를 자처”
오늘의 난관을 새로이 출발하는 DNA로 전환해야


우리의 5,000년 역사는 국난극복의 역사였다. 그 과정에서 우리 민족은 어려울 때 큰 힘을 발휘하는 위대한 저력이 있었다. 지도자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 백성이 나섰다. 지도자가 국정을 잘못 운영, 나라가 곤경에 처하면 백성은 나라를 구하는 데 앞장섰다. 임진왜란(壬辰倭亂)은 1592년(선조 25년) 도요토미 정권이 조선을 침략하면서 발발, 1598년(선조 31년)까지 이어진 전쟁이다. 선조와 조정의 대신들이 버리고 떠난 강토에서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의병들이 나라를 지켰다. 구한말 국권을 침탈당하는 위기 앞에서 지도자는 나라를 팔았으나 백성은 이를 지키려 몸부림 쳤다. 그들은 독립군이 됐다.

외환위기 슬기롭게 극복

그 이후 대한민국은 1997년 12월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하는 환란을 맞았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아야 했다. 대기업은 줄도산했고, 대량 해고로 거리에는 노숙인이 넘쳤다. 그런 참담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나라를 구하고자 나선 사람들은 시민들이었다. 이들은 금 모으기 운동을 벌여 돌반지, 결혼반지 가리지 않고 나라를 살리는 데 헌납했다. 우리의 핏속에 잠재돼 있는 ‘위기 극복의 DNA'로 국민은 이런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도 극복해 나가는 저력을 보였다. 지금 우리는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첫째, 국론이 심하게 분열돼 있을 뿐 아니라 수습하거나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계층과 세대, 지역 갈등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둘째,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다.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톤급) 승조원 301명 중 82%인 24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군 당국이 지난 19일 밝혔다. 죽어서도 용이 돼 바다를 지키겠다던 문무대왕이 벌떡 일어날 일이다. 먼 곳의 망망대해에서 홀로 작전을 수행 중인 함정에서 거의 모든 승조원이 집단감염 됐으니 충격적이다. 정부의 방역정책 실패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로 여겼던 8월 중순 ‘2,300명' 확진도 예상보다 빨리 다가와 한국 사회가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태풍 속으로 휩쓸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강 의지로 정신 무장을

셋째, 북핵에 대한 불감증이다. 요즘 북핵 관련 뉴스는 눈에 띄지 않는다. 국제사회가 해결을 거의 포기했거나 여력이 없어 방치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젠 핵실험을 해도 한국 주식 시장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위기가 새로운 돌파구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심화되는 미중 대결 구도를 감안할 때, 지금 북핵 위기가 재발하면 과거와 달리 관리 불가능한 재앙으로 번질 개연성이 적지 않다.

넷째, 참고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마저 그 바탕이 흔들리고 있다. 단적인 예가 부동산 정책이다. 수십 번 바뀌었다. 그러는 사이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부동산 시장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이제는 대통령이 “부동산은 할 말이 없다”고 해도 오를 판이다.

이런 위기는 전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극복해 내야만 하는 과제들이다. 1934년 오대산 상원사에서 한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일찌감치 학승으로 명성을 떨친 탄허 스님은 50여년 전 미래에 닥칠 위기도 조상님들이 도덕적으로 산 은덕으로 후손들이 잘 되고, 큰 혼란과 진통이 끝나면 ‘생각으로 감지할 수 없는 새 차원의 세계'가 도래한다고 설파하셨다. 그러나 이런 낙관도 자조 노력과 정신 무장을 더욱 강화해야 이뤄지는 것이라 했다. 인류 역사에서 전례 없는 근대화 성공과 근대화가 함께 엉켜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지구촌이 정치 포퓰리즘, 소득 양극화, 환경 악화, 사회적 분노와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자강의 의지로 정신 무장을 하고 역사의식으로 기강을 세우면 오늘의 위기가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내는 DNA로 전환된다는 것이 탄허 스님의 가르침일 것이다. 


원문보기 http://www.kwnews.co.kr/nview.asp?aid=2210720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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