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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영끌족 줄도산 위기에 은행은 이자 장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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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87회 작성일 2022-07-0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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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금리 상승기에 5대 금융그룹
사상 최대인 11조3,385억원의 이자이익
은행들, 가계 기업 고통분담 동참해야 할 때

빚을 돌려 막기 하는 것은 미래를 저당 잡히고 남의 돈을 끌어 쓰는 것이다. 세계문학사의 고전인 ‘죄와 벌'이 막대한 노름빚을 갚기 위해 속기사까지 동원돼 집필됐다는 것은 숨겨진 일화다. 도스토옙스키가 만약 빚쟁이가 아니었다면 문학사를 빛내는 위대한 소설은 없었고 작가 또한 속기사 출신의 헌신적인 아내를 얻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프랑스의 대표작가 발자크나 영국의 러셀도 빚 때문에 저술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한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도 돈에 쪼들려 진혼곡 주문을 맡아 작곡을 하다가 죽음을 맞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시각각 죄어 오는 빚에 시달리는 신용불량자에게 퇴로가 차단되면서 빚어지는 비극은 너무나 심각하다. 아내나 남편 가운데 한 사람이 신용불량자가 되면 둘 다 신용불량자가 되어 버린다. 이혼에 이르기도 하고 아이들은 버려진다. 자살이나 납치, 강도, 살인극에 더해지는 사회병리 현상이다.

빚을 내 대출로 집을 산 서민층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나날이 올라가는 이자에 월급을 받는 그대로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는 하소연이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월급을 받은 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고 남은 돈으로 신용카드 사용비와 보험비, 교통비, 통신비 등 고정비용을 내고 나면 순식간에 바닥을 보이고 사라진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과 ‘빚투(빚내 투자)'로 상징되는 부동산시장 과열을 잡겠다고 가계대출을 조이자 은행들은 일제히 대출금리 올리기에 열을 올렸다.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5~6%대로 올라갔는데 예금금리는 여전히 0~1%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른 예대마진(대출·예금 금리 격차) 등 이자이익 급증으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올 4월 신용 3~4등급 신용대출 금리는 KB국민·신한은행이 연 5.79~5.9%였다. 여기에는 3.83~4.62%의 가산금리가 포함돼 있다. 자의적으로 금리를 높여도 외부에선 알 수 없다. 경기가 회복되지 못했음에도 올해 1분기 금리 상승기에 5대 금융그룹은 사상 최대인 11조3,385억원의 이자이익을 냈다. 이는 은행연합회 자료다. 정치권이 대책 호소에 나섰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최근(6월28일) 국회에서 열린 물가 및 민생안정특위 회의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대출수요자들에게만 가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예대마진을 점검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만 올려도 대출이자 부담이 6조7,000억원 이상 늘어난다. 급격한 이자 부담이 ‘영끌족', 자영업자들을 줄도산으로 내모는 것은 불 보듯 하다.

지금의 상황은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다. 1,900조원의 가계부채는 가정의 시한폭탄이 돼 가고 있다. 가계 연쇄 파산으로 은행이 부실해지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수 있다. 외환위기 때 문 닫을 지경에 몰렸다가 공적자금으로 회생한 곳이 바로 은행들이다. 연간 수십조원의 이자 재미를 보고 있는 지금의 은행들은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할 때다. 은행들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마진을 통해 수익을 챙기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대출금리를 천천히 더 적게 내리고, 기준금리가 올랐을 때는 재빠르게 더 많이 올려 잇속을 챙겨 왔다. 은행들이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영업하는 것을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신상품 개발이나 수익사업 개발에 소홀한 채 서민들의 등을 쳐서 배를 불리려는 구태를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은행은 남의 돈으로 사업하는 회사이며 은행의 이익은 결국 가계와 기업의 이익을 이전시킨 것이다. 은행들이 가계와 기업의 고통은 외면한 채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금리 장사로 수익만 챙긴다면 ‘약탈적 금융'이란 비난이 일 수밖에 없다.

원문보기  :  http://www.kwnews.co.kr/page/view/2022070517312777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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