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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박미현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 폐지수집에 대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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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9회 작성일 2024-07-1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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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라고 저래 설치는 거 보니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좀 도와주는 것도 있고 (중략) 감을 한 상자 가지고 왔더라” “작년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했지. 내 손 보면 전부 다 톡톡 튀어나와 있지. 관절이” “나는 파지 줍는 거 말고 다른 건 몬해요. 할 줄도 모르고. 머리도 안돌아가고” “내가 내 벌어서 쓰는 게 좋다. 정부에서 주는 돈은 돈이고 내가 파지 주어서 사묵는게 더맛있다. 자유롭게 다니니까 좋다. 어디 가서 머 할려고 해도 나이가 많아서 안써준다”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잇는 노인들이 들려준 이야기다. 어떤 사람은 ‘왜 이런 걸 하면서 살아요?’ 하고 물어보기도 한단다. “돈을 떠나서 건강을 위해서 한다하고 말지. 신경 안쓴다. 나는 다른 사람 전혀 의식 안한다”라며 답한다고. 경남지역에서 5년 이상 폐지를 수집해온 여성노인 7명을 심층 연구한 논문 ‘폐지수집 여성 노인의 삶에 대한 질적 연구’(배명선)는 길거리에서 폐지를 모으는 노인노동자에 대한 시선을 열도록 한다. 이들은 젊은 시절부터 닥친 경제적 어려움을 부지런함으로 치열하게 살아냈으며, 파지 확보를 위해 구역 관리에도 철저하다. 그 과정에서 이웃, 지인, 종교인 등과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어서 고독감을 이기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얼마전 보건복지부는 전국 229개 시군구 폐지수집노인 전수조사를 실시했다며 결과를 내놓았다. 강원 420명을 포함해 전국을 통틀어 1만4831명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령 78.1세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노인 인구 대비 최저인 지역은 제주 0.047%로 83명에 불과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서비스 사례로 광주광역시의 재활용품 선별 일자리 제공, 경기도의 금융기관 협업 안전용품 지급, 서울 광진구의 단가 차액 보전 등이 소개됐으나 강원지역 우수사례는 없었다.

낮은 학력과 적은 사회생활경험, 노화된 육체 등으로 인해 작은 소득이라도 시급한 고령층의 생계형 단순노동은 폐지수집에 그치지 않는다. 전수조사 분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박미현 논설실장

원문보기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5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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