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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나랏돈 못 써 물불 안 가리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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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73회 작성일 2023-04-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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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65세 이상 모두 혜택, 교통비 지급 등
내년 총선 겨냥 재원 대책 없는 선심공약 꿈틀
대중영합주의, 경제-복지 모두 망치는 ‘지름길’

칠레 여론조사 기관의 마르타 라고스 대표는 2015년 12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돈이 떨어지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도 없는 법”이라며 “소비재 호황의 종말이 좌우 정권에 모두 상처를 주겠지만 포퓰리스트 좌파정권은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말대로 베네수엘라 좌파정권이 그해 총선에서 16년 만에 패퇴했다. 그것도 야당에게 전체 의석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넘겨주는 참패였다.민심이 등진 가장 큰 이유는 경제난이다. 세계 7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생산시설 국유화와 복지 확대 정책을 펴왔다. 재정의 30% 이상을 복지에 퍼부은 결과는 참혹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필품 부족, 민생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유가가 높을 때 국가기간시설이나 경제의 구조 개선에 투자했어야 했다.

국가부채 2,326조원 ‘심각’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지난해 사상 최대인 117조원 적자를 나타냈다. 국가부채는 2,326조원으로 최고치를 1년 만에 경신했다. 최근(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는 지난 한 해 국가 재정이 얼마나 골병들었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부실한 살림살이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 정치권 움직임은 정반대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당도 총선 1년을 앞두고 무책임하긴 마찬가지다. 데이터 무제한 혜택을 포함해 청년층의 교통비, 주거비 대책을 쏟아낼 태세다. 하반기 추경 편성 얘기가 여야를 막론하고 슬금슬금 나오고 있다. ‘걱정말아요 그대, 꽃길만 걷게 해줄게’형국이다. 이렇게 국고를 자기 주머니로 여겨 국민에게 인심 쓰는 행태는 유권자 매수행위에 해당된다. 청년들에게는 자립 의지를 죽이고 장래 거지로 키우는 미끼가 된다. 우리들 기억 속에 그리스는 어떤 나라인가. 고대 민주주의 발상지이자 철학 예술 등 서양정신 문명의 뿌리인 나라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필두로 세기도 어려울 만큼 현인(賢人)을 조상으로 두고, 제우스 신에다 아폴론 등 서양 신(神)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파르테논 신전 수많은 폴리스 유적들 등 너무나 많은 역사 신화의 유산을 갖고 있다. 1981년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가입할 당시 그리스는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5%, 재정적자 3%, 실업률 2~3%의 유럽의 경제 우등국이었다. 그러나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의 범그리스 사회주의운동당이 집권하면서부터 운명은 반전(反轉)했다. 한마디로 국정 운영은 “국민이 원하는 건 다 주라”였다. 이후 노동자 임금과 최저임금이 끝없이 인상되고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전 계층으로 확대됐다. 국민의 퇴직금은 최고연봉의 95%에 이르러 근로 의욕과 직업윤리가 땅에 떨어졌다.

경제와 복지 망치는 지름길

이들에게는 나라가 거덜 나더라도 상관없다는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다. 우리에게 반면교사다. 내년 총선에서 적극 경계하지 않으면 우리도 남미 꼴이 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지금 우리는 북한 핵 위협과 경기 침체 등 많은 어려움에 놓여 있다. 이런 난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에 대한 식견과 지혜를 가진 정치인들이 당선되고 정치 무대에서 힘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지금은 고통스러워도, 그래서 선거에 손해 보더라도 국가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은 하겠다’는 총선 후보들을 보지 못한 것은 유권자들이 그런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나라의 장래는 유권자 손에 달린 것 아닌가. 더 많은 복지제공을 싫어할 국민은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재원 대책 없는 표퓰리즘 경쟁은 결국 경제를 망치고, 복지도 망치게 된다. 어려울 때 국민에게 허리띠 졸라매자고 호소할 수 있는 후보가 진정한 지도자다. 부모 세대의 포퓰리즘을 뒷감당을 해야 하는 2030세대가 지금은‘아니다’고 외쳐야 한다.

원문보기 : http://www.kwnews.co.kr/page/view/2023041808020936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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