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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박미현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 교토조선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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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024-08-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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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국제고등학교가 8월 23일 일본 효고현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연장 승부치기 끝에 극적으로 우승기를 거머쥐면서 주말 내내 화제에 올랐다.

맞상대였던 도쿄 간토다이이치고에 비하면 학교 규모가 작고 운동시설 여건이 열악해 기아타이거즈에서 야구공 1000개를 보내 훈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적의 승리를 일궜다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계 학교답게 시상식장에서 한국어 교가가 제창돼 학교의 뿌리를 알렸다. 2003년 개명한 교토국제고의 뿌리는 ‘교토조선중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에 대개 강제 징집 및 식민 통제로 인한 가난을 견디다 못해 건너와 1945년 일본에서 광복을 맞은 교포는 무려 200만명에 달했다. 강제 주입된 식민관 청산 및 차별 천대하는 일본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자녀 교육 문제 해결이 절실했음은 물론이다. 1946년 2월 27·28일 재일본조선인연맹은 민족교육 활성화와 중등교육 강화를 위해 본격 논의한 뒤 6월 1일에는 30개 지역대표자 회의에서 ‘조선중학교’ 설립을 결정했다. 1946년 6월 고베를 시작으로 도쿄·교토·오사카 등지에서 우선 설립됐다.

이런 연유로 인해 106회 대회 사상 한국계 학교가 전체 우승을 거머쥔 것은 교토국제고가 처음이나, 이미 1949년 지역 대표대회에서 우승한 또 다른 학교가 있다. 1946년 10월 5일 화약 창고로 썼던 곳에서 개교한 ‘도쿄조선중학교’이다.

학생과 교사 360여명이 모인 개교식장에서 ‘조선의 대중들아 들어보아라. 우렁차게 들려오는 해방의 날을’이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해방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우리 말과 글로 배우는 감격과 결의를 새겼다고 한다. 야구부·정구부·탁구부 등을 창단하며 스포츠를 장려했는데, 1949년 2월 도쿄 북구대회 탁구 1위에 이어 가을엔 야구도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1949년 9월 8일 재일본조선인연맹을 강제해산시키고 학교에도 폐쇄령을 가해 혹독한 시련을 겪었으나, 정신과 꿈을 꺾을 수는 없었다. 교토국제고의 교명에서 ‘조선’은 사라졌으나, 국권과 주권을 잃고 고향마저 떠난 숱한 재일교포들이 암울한 시대와 사회를 향해 ‘박치기’해 온 몸짓을 알리는 데는 존재감이 크다. 박미현 논설실장

원문보기 :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6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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