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강기정 기자 외 3명의 ‘지역을 살리는 캐릭터의 힘' (9 주민에게 사랑받는 캐릭터 '인기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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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구마모토현의 지역 캐릭터 쿠마몬이 처음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실감한 것은 2011년 전국 유루캬라(지역 캐릭터) 그랑프리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면서다.
300개 이상의 지역 캐릭터가 출전했는데 쿠마몬은 무려 28만7천315표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2위는 24만5천238표를 얻은 에히메현 이바라시시의 캐릭터 바리상이 차지했다. 3위는 17만4천79표를 받은 도쿄도 코쿠분지시 니시코쿠분지 지역의 니시코군이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퉈 지역 캐릭터를 제작해 정책 홍보에 활용하고 있지만, 그보다 앞서 일본에선 일찌감치 전국 각지의 지역 캐릭터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대회를 열 정도로 붐이 일었다.
구마모토현의 쿠마몬이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지만, 다른 지자체에서도 각각의 유루캬라들이 쿠마몬 못지 않게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유루캬라의 수만 4천개가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일본 유루캬라 그랑프리 실행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엔 예로부터 800만 신이 있다고 한다. 유루캬라 역시 일본 전국에 존재하고, 각 지역에서 스타로서 활동하고 있다. 유루캬라로 지역과 회사, 나라를 건강하게 하는 게 유루캬라 그랑프리의 목표"라고 설명하고 있다.
2006년 등장 시가현 '히코냥' 붐 시초
감귤 산지 에히메현 '미컁 랜드' 변모
2014년 1위 '군마짱'은 500억엔 창출
일본 유루캬라 붐의 시초는 시가현 히코네시의 캐릭터 히코냥으로 알려져있다. 현재도 히코네시를 홍보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다른 지역 캐릭터들과의 소통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21~22일 히코네시에서 전국 지역 캐릭터가 모이는 '로컬 캐릭터 엑스포 2023'이 개최됐던 가운데 히코냥이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히코냥 공식 인스타그램 발췌 |
이런 유루캬라 붐의 시초 격인 지역 캐릭터는 시가현 히코네시의 캐릭터 히코냥으로 알려져 있다. 히코네성 축성 400주년 행사를 앞두고 2006년 처음 등장했는데, 귀여운 외모로 단숨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에 힘입어 2010년 진행된 제1회 유루캬라 그랑프리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일·한 사전에도 히코냥이 등재돼있을 정도다.
일본 유루캬라 붐의 시초는 시가현 히코네시의 캐릭터 히코냥으로 알려져있다. 현재도 히코네시를 홍보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다른 지역 캐릭터들과의 소통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히코냥이 도치기현 사노시의 축제에 참가해 사노시 캐릭터 '사노마루'와 찍은 사진. /히코냥 공식 인스타그램 발췌 |
히코네시도 구마모토현처럼 곳곳이 히코냥으로 장식돼있다. 특히 '실물' 히코냥이 히코네성 일대를 산책하거나, 평일 오전 11시부터 30분간 시청에서 전입·출생·혼인 신고를 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활동사항을 공유하는 등 소통에도 주력하고 있다.
에히메현은 현청 소재지 마쓰야마시를 중심으로 지역 캐릭터 '미컁' 활성화에 매진 중이다. 사진은 에히메현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인 가부키 극장 우치코자를 홍보 중인 미컁. /미컁 공식 인스타그램 발췌 |
에히메현 역시 지역 캐릭터인 미컁으로 도시 곳곳이 꾸며져있다. 미컁은 일본 내 감귤 최대 산지인 에히메현의 특성을 토대로, 귤색을 한 강아지 모습이다. 구마모토현이 '쿠마몬 랜드'라면, 에히메현은 현청 소재지인 마쓰야마시를 중심으로 '미컁 랜드'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컁 일색이다. 에히메현도 미컁 홍보에 매우 적극적인데 에히메현 지자체나 학교, 기타 에히메현 홍보를 위한 각종 행사에 미컁의 실물 인형탈을 대여해 활용케 할 정도다.
에히메현은 현청 소재지 마쓰야마시를 중심으로 지역 캐릭터 '미컁' 활성화에 매진 중이다. 사진은 에히메현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인 오즈성을 홍보 중인 미컁. /미컁 공식 인스타그램 발췌 |
쿠마몬과 마찬가지로 각 캐릭터가 지역에 가져다주는 효과는 막대하다. 히코냥만 해도 각종 굿즈가 제작되거나 상품에 디자인된 첫 해인 2007년 한 해에만 170억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군마현의 지역 캐릭터인 군마짱은 2014년 제5회 유루캬라 그랑프리 1위에 선정된 이후, 무려 500억엔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각 지자체는 이런 유루캬라간 교류 행사 등을 통해 지역 홍보에 나서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낮 12시 구마모토역 앞에서 진행된 지역 축제에도 히로시마현의 캐릭터인 히로쿠마가 특별 출연해 쿠마몬과 율동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본엔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다양한 지역 캐릭터들이 있다. 지난 21일 구마모토역 앞에서 펼쳐진 지역 축제에 히로시마현의 캐릭터 '히로쿠마'가 쿠마몬과 함께 출연한 모습. 2023.10.21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
히로시마현은 일본 최대 레몬 산지인데, 이 때문에 레몬색을 띠고 있는 히로쿠마는 '온 몸에서 레몬 향이 나는 곰'이라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이날 특별 공연에서도 쿠마몬이 히로쿠마의 냄새를 맡는 모습을 보이며, 히로시마현의 특산물이 레몬이라는 점을 간접 홍보하기도 했다.
이달 초 히코냥을 비롯한 각 지역 캐릭터들이 군마짱의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로컬 캐릭터 카니발'에 참석하기도 했다. 군마짱은 1994년 제3회 전국 지적장애인 스포츠 대회를 앞두고 1993년 처음 탄생한 캐릭터로, 이후 2008년 무렵 도쿄에 군마현을 알리기 위한 종합정보센터가 생긴 것을 계기로 군마현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유루캬라 연합 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토대로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구마모토/황성규·강기정·서승택기자 kanggj@kyeongin.com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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