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칼럼-남궁창성 강원도민일보 이사 겸 미디어실장] 홍천~가평 널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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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회 작성일 2025-03-06 14:57본문
널미재는 강원도 홍천군 서면 동막리와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위곡리를 연결하는 고개다. 해발고도 360m의 하늘 끝에 있다. 장락산~깃대봉~왕터산을 품고 있는 장락산맥 등줄기 남쪽이다. 잠시 고갯마루에 차를 세우고 보면 동쪽으로 강원도, 서쪽으로 경기도다. 629.5m 높이의 장락산 정상에 오르면 북한강과 홍천강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어린 시절 홍천강에 가로막힌 고향 홍천군 서면 모곡리를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먼저 근화동 춘천버스터미널에서 차를 타고 가평 청평터미널로 가야 했다. 한참 동안 대합실에서 기다린뒤 서울서 오는 완행 버스로 갈아 타고 설악면을 거쳐 비포장 고갯길인 널미재를 넘어야 했다. 늦여름 선산 벌초를 위해 선친을 따라 고향에 도착하면 몸은 땀범벅이 되어 기진맥진해 있었다.
2004년 11월 춘천 남면 발산리와 홍천 서면 모곡리를 잇는 충의대교가 개통됐다. 춘천에서 경기 가평을 우회하는 불편은 사라졌지만 구불구불 널미재는 여전히 위험한 고갯길로 남아 있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오가며 저멀리 차창 밖으로 널미재를 보면 이제는 뵐 수 없는 아버지와 그 뒤를 따라 고향으로 가는 춘천중 교복 차림의 나를 만날 수 있다.
최근 강원도와 경기도가 홍천군 서면과 가평군 설악면을 잇는 널미재 구간의 도로건설 사업비를 분담하기로 했다. 널미재 터널이 포함된 국가지원지방도 제86호선 동막∼개야 도로건설 공사다. 양측은 지난달 14일 경기도청에서 협약식을 가졌다. 사업은 800m 길이의 터널을 포함해 강원구간 1.43㎞, 경기구간 1.26㎞ 등 총연장 2.69㎞에 걸쳐 시행된다고 한다. 사업비 208억원은 강원도와 경기도가 53%와 47%를 부담한다.
오는 2030년 이 도로가 완공되면 관광객들의 편의와 안전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50년 전 고향을 가기 위해 깎아지른 청평호 도로를 아슬아슬하게 돌고 돌았던 그 불편도 세월의 흐름 속에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있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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