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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칼럼-신종수 국민일보 편집인] 주술적인, 너무나 주술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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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회 작성일 2024-12-2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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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천공, 도사, 보살 등
성탄 앞두고 무속이 판쳐서야
손바닥 '王'자로 시작해
국정운영, 계엄까지 주술 개입
미혹과 거짓의 영 걷어내고
소망과 축복 넘치는 성탄되길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성탄 전날이지만 온통 무속 얘기다. 건진법사, 천공, 명도사, 남자 보살 등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1년 대선 경선 TV 토론 때 손바닥에 ‘왕(王)’자를 적고 나왔을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3차, 4차, 5차 TV 토론 등 총 세 차례였다. 매번 새로 쓴 것이었고 갈수록 글씨가 진하고 굵었다. 당시 주술적 의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정권교체를 바라는 할머니 지지자들이 써줬다’거나 ‘세정제로 문질러 지우려고 했는데 글씨가 진해 안 지워지더라’며 넘어갔다. 당시 많은 국민들은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다. 지금 와서 보니 아닌 것 같다. 그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주술 논란이 가장 많은 대통령이다. 주변인들부터 그렇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윤 대통령 대선 도전을 조언하고 대선 캠프에서 일했다. 대선 캠프 하부 조직인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할 당시 사무실을 방문한 윤 후보의 등과 어깨에 손을 얹고 안내하기도 했다. 전씨는 각종 인사 등에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 손바닥 ‘왕’자도 그의 작품이란 얘기가 있다.


역술인 천공도 윤 대통령에게 이런저런 정치적 조언을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유튜브 채널에서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 대통령”이라며 “3개월 내 상황이 바뀐다”고 말했다.

‘지리산 도사’로 불리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김건희 여사와 영적 대화를 많이 한다고 자랑하고 다녔다고 한다. 명씨가 운영한 여론조사 업체 관계자의 국회 증언에 따르면 명씨는 “윤 대통령은 칼을 잘 휘두르는 장님 무사, 김 여사는 앉은뱅이 주술사이니 장님 무사의 어깨에 올라타서 주술을 부리라고 김 여사에게 얘기했다”고 한다. 명씨의 공천개입 의혹도 많다. 명씨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 취소 같은 정상외교 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12·3 비상계엄에 연루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자택에 점집을 차려 ‘남자 보살’로 활동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점집을 압수수색해 발견한 수첩에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군부대가 배치될 목표지와 군부대 배치 계획이 적혀 있다고 한다. 북방한계선(NLL)에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내용도 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계엄을 설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윤 대통령은 올해 운(運)이 트이니까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계엄 날짜와 시간도 주술로 정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것 또한 명씨나 천공, 풍수가 백재권씨 등의 조언에 따른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 윤 대통령은 용산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일자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은커녕 불통이 됐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의 군부대 안으로 이전하면서 국방부, 합참과 같은 공간에 있게 됐다. 군부대 안에서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다 보니 군을 마음대로 지휘할 수 있다고 착각한 나머지 계엄을 선포하고 계엄군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이쯤 되면 주술로 정권을 잡고, 주술로 국정을 운영하고, 주술로 비상계엄까지 실시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법하다. 그러고 보니 역시 탄핵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사이비 종교단체를 이끌던 최태민씨와 친분이 있었다. 탄핵된 두 대통령이 주술 논란에 휩싸인 공통점이 있는 셈이다. 최씨는 목사를 자처했지만 정식으로 신학교육을 받은 적도, 정통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적도 없다. 과거 중앙정보부 자료에 따르면 최씨는 1971년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를 합친 ‘영세교’ 교주가 돼 목사 직함을 사용했다. 1974년 육영수 여사가 숨진 후 “꿈에 육 여사가 나타나 돌봐주라고 했다”는 편지를 당시 큰영애였던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내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 옆에 딸 최순실을 보좌역으로 두게 한다. 박 전 대통령 탄핵도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사이비 종교와 닿는다.

아기 예수가 오신 성탄이다. 빛으로 오신 예수가 이 땅에서 어둠과 미혹의 영을 걷어내길 소망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신종수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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