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칼럼-남궁창성 강원도민일보 이사 겸 미디어실장] 나를 탄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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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회 작성일 2025-04-03 10:54본문
붕당의 나라 조선에서 탄핵은 다반사였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을 탄핵(彈劾)한 사건은 손에 꼽을 정도다. 성혼(成渾·1535~1598년)이 1585년 9월1일 자핵상소(自劾上疏)를 올렸다.
서인(西人)에서 동인(東人)으로 전향한 정여립(鄭汝立·1546~1589년)이 모반을 꾀한다는 고변을 계기로 정국이 파국으로 치달은 기축옥사(己丑獄事)가 있기 4년 전의 일이다. 서인은 2년 동안 1000여 명에 이르는 동인을 도륙해 씨까지 말렸다. 임진왜란을 코 앞에 두고 자멸(自滅)이었다.
“듣건대 외척 심의겸의 죄를 논하면서 신이 의겸과 결탁한 정상을 논하여 당여(黨與)의 줄에 넣고 이름을 이조(吏曹) 명부에 기록했습니다. 또 신이 조정을 혼탁시키고 나라를 그르친 죄를 논하였다 하니 두렵습니다. 신의 가문은 사대부로서 법도가 있으며 의리에 대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외척과 결탁했으니 법과 도리에 있어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신은 야인으로 권세와 연결될 수 없는 형세고, 병으로 곧 죽게 됐으니 결탁해도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간사한 무리들과 붕당이 된 죄를 범했으니 조정에 있으면서 결탁한 자들보다 더 심할 것입니다. 조정을 탁란(濁亂)시키고 나라를 그르친 죄에 이르러서는 나라에 떳떳한 형벌이 있으니 전하께서 비호해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신이 지금 목숨을 보전하고 있으니 조정이 형벌을 쓰는 법도를 크게 잃었습니다. 먼저 파면하고 죄를 논하게 하소서. 그래서 죄있는 자가 온전함을 얻지 못하게 하고, 명예를 훔치고 몸을 치욕에 빠뜨린 자가 더러움을 감추지 못하게 하소서. 한 사람을 징계해 백 사람을 권면하는데 보탬이 될 것입니다.”
선조는 자핵상소를 받아 들이지 않았지만 성혼이 재차 상소해 벼슬을 사양하자 결국 수용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자핵상소가 아닌 거대 야당의 탄핵 소추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단이다. 이번 심판이 대한민국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예측 가능한 일상과 민생 회복의 계기가 되길 고대한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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