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헌재 굴뚝, 어떤 연기가 피어오를까 > 임원진 칼럼

본문 바로가기
회원가입    로그인    회원사 가입      

임원진 칼럼

[임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헌재 굴뚝, 어떤 연기가 피어오를까

페이지 정보

댓글 0건 조회 19회 작성일 2025-03-19 10:18

본문

윤 대통령 탄핵심판 임박, 인용-기각 아무도 몰라
어떤 판결도 승복 않는 무조건 불복종 체질 돼 버려
권력 지도자들, 뼈 깎는 반성만이 새 미래 열 수 있어

◇권혁순 논설주간

올 겨울은 어느 때보다도 혹독했다. 유난히 많은 눈이 내렸고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은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꽃샘 추위도 맹렬해 3월에 때 아닌 폭설이다. 유례없는 경기 침체로 시민들의 ‘체감 온도’는 더 내려갔다. 그리고 위태위태했다. 그 겨울이 지나고 어김없이 얼음장 밑으로는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꽃망을 터질 조짐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세상사는 그렇지 못하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국민은 양쪽으로 갈라져 있다. 헌법재판소의 굴뚝에서 어떤 색깔의 연기가 피어오를 것인가. 교황 선출을 결정하는 바티칸의 콘클라베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면 새 교황이 뽑힌 것이고,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면 그렇지 못함을 의미한다.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면 침착하게 그리고 조용히 기다린다. 흰 연기 때는 교황 탄생을 환호하는 축포를 터뜨린다. 그리고 서로 격려하며 새 교황 탄생의 기쁨을 함께 공유한다. 우리는 헌재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희든 검든 또 한번 격렬한 소용돌이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즉, 탄핵이 인용되면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은 일대 격변을 맞을 것이고, 기각될 경우 또 다른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은 불 보듯 하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될 경우 대통령직이 공석이 되면서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고, 60일 이내에 새로운 대통령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거대한 정치 소용돌이 몰아쳐

이 과정에서 거대한 정치적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은 뻔하다. 탄핵 인용은 보수 정권의 몰락을 의미하며, 진보 진영은 이를 새로운 정치적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다. 민주당과 범야권 세력은 즉각적인 정권교체를 외치며 결집할 것이고, 보수 진영은 ‘사법 쿠데타’라며 격렬히 반발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불확실성이 극대화된다. 주식 시장은 단기적으로 폭락할 것이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도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차기 대권주자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촉발된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려는 세력과 새로운 리더십을 모색하려는 세력이 충돌한다. 탄핵이 기각될 경우 윤 대통령은 임기를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기각이 면죄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탄핵소추가 가결된 것만으로도 윤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반면 보수 진영은 이를 '정당성 회복'의 계기로 삼으며 총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검찰과 법조계를 중심으로 한 보수 세력은 이번 사태를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 대한 강경 대응이 예고된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압박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탄핵을 주장하던 세력은 헌재 결정에 반발하며 거리 투쟁에 나서고, 보수 진영은 이에 맞서 대규모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으로는 탄핵 인용보다는 덜한 충격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극단으로 치닫는 패거리 정치

헌재의 결정이 어떤 방향으로 나든 대한민국은 극심한 후폭풍을 피할 수 없다. 인용이든 기각이든 한쪽은 승리감에 도취할 것이고, 다른 한쪽은 패배감을 넘어 분노에 휩싸일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 대립이 또 다른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법과 원칙'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번 탄핵 사태에서 법과 원칙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탄핵이 인용될지 기각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이 있다. 헌재의 심판이 지금까지의 혼란과 대결의 매듭이 아니라 더 큰 충돌로 가는 가속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광장에서 갈라진 국민은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가 된 지 오래다. 어떤 판결도 내 패거리의 것이 아니면 승복하지 않겠다는 무조건 불복종 거부 저항의 체질이 너무 깊게 파였다. 정치 지도력의 복원 없이는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없다.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패거리 정치에 제 몸이 스스로 익어가는 것을 알지 못하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 1945년 분단도 모자라 80년 뒤 이 엄중한 외교 안보 위협 앞에서 나라 안을 두동강 내고 막다른 골목을 만든 이 나라 권력 지도자들, 그들 모두의 뼈를 깎는 반성만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953건 1 페이지
임원진 칼럼 목록
제목
953
952
열람중
950
949
948
947
946
945
944
943
942
941
940
939
게시물 검색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한국프레스센터 1311호   전화: 02-723-7443   팩스: 02-739-1985
Copyright ©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All rights reserved.
회원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