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도내 대학 절반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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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85회 작성일 2021-12-13 10:23본문
우리나라 일부 대학의 불법은 일반의 상식을 초월한다. 교비를 횡령해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가짜 학생'을 양산한다. 신입생을 유치한 고교 교사들에게 돈을 주는 `입시 장사'도 서슴지 않고 있는 대학도 있었다. 학문과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요즘 대학이 위기다. 학령인구 감소, 수년간 계속되는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난, 졸업생의 저조한 취업률 등의 문제는 대학 설립 자유화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대학 수의 증가와 맞물려 국내 대학 모두 생존의 위기를 맞게 됐다. 교육계에서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오래전부터 떠돌았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의 대학에서부터 시작해 수도권 대학 순으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얘기다. ▼요즘은 전망이 한층 더 과격해졌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개최한 미래전망전문가포럼에서 발표된 `인구변동과 미래전망:지방대학 분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23개인 강원도 내 대학은 2046년 10개(43.5%)만이 생존할 것으로 예측됐다. 25년 내 도내 대학 절반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가장 큰 위기는 대학의 정체성이다. 산업화 시대를 지나면서 양적인 성장에 주력하던 대학의 전통적인 사명은 지식정보화사회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에 두 번 들어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가 주장한 만물유전사상, 즉 우주의 모든 것은 항상 변화하며 불변하는 것은 없다는 주장은 지금 시대에 더욱 유용한 말이다. 이 세상 모든 것처럼 대학도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현재는 학령인구 감소가 고등교육 전체 차원에서 엄청난 위기로 작용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대학을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혁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혁신의 혁(革) 자는 짐승의 껍질에서 털을 뽑고 다듬은 가죽을 의미한다. 껍질을 벗기고 털을 뽑는 데 고통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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