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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임성원 부산일보 논설실장] 일상의 회복, 열정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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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82회 작성일 2022-09-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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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사람 간의 거리 두기 사라지면서
더 나은 공동체 향한 꿈 되살아나
다이내믹 부산 향한 당신의 열정
2030엑스포 유치에서 보여 줘야
메가시티도 포기 못 할 부산의 희망 


2021년 10월 6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2021년 10월 6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두려움은 너를 죄수로 가두고, 희망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Fear can hold you prisoner, Hope can set you free) 영화 ‘쇼생크 탈출’에 나오는 명대사다. 요한복음에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이 있는데, 희망 또한 두려움의 감옥을 견뎌 내고 자유를 쟁취하는 힘을 부여한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하는 영화처럼 느닷없이 들이닥친 역병에 자유를 구속당한 팬데믹 시대, ‘코로나 탈출’의 잠언으로 이만한 글을 찾기도 힘들다.


9월 26일, 마침내 마스크에서 해방됐다. 비록 ‘실외’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머지않아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스크는 사람 사이의 거리 두기였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첫해인 2020년 10월 13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2021년 4월 12일 마스크 착용 의무는 사람 사이가 2m가 안 되는 실외로도 확장됐다. 1년 5개월 만에 트인 장소에서의 거리 두기가 사라진 셈이다.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마스크가 여실히 보여 줬다. 가장 큰 폐해는 사람 간의 불신이다. 전염병에 관한 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거리를 배회했다. 거리 두기의 간격만큼이나 공동체의 희망 찾기도 멀어졌다. 자기 살길을 스스로가 찾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일신의 안위를 챙기기도 바쁜 터라 공동체의 꿈은 저만치 밀쳐 놓을 수밖에 없던 시간이었다.

거리 두기가 사라지자 대기의 자유로운 공기를 호흡하며 공동체의 꿈을 함께 꾸는 시간이 찾아왔다. 10월부터 부산은 온통 축제의 물결이다. 3년 만에 정상화된 부산국제영화제가 5일 개막하고, 이튿날 가장 공정하다는 부일영화상이 막을 올린다. ‘우리들의 시네마천국’이 역병이라는 역경을 딛고 이렇게 다시 살아났다.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BTS 콘서트,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 크고 작은 행사도 잇따른다.

특히 ‘부산시민의 날’이자 ‘세계한인의 날’인 10월 5일 행사에 눈길이 간다. 부산시민의 날은 이순신 장군의 부산포해전 승전일을 기려 제정됐고, 세계한인의 날은 재외동포의 정체성 고양과 권익 신장을 위해 지정됐다. 세계한인의 날 행사가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것은 2030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서다. 마침 일본, 대만의 무비자 입국 허용 등 해외여행 빗장도 속속 풀려 부산의 꿈이 세계로 뻗어 나갈 발판도 마련됐다.

일찍이 부산을 ‘용광로’에 비유한 시인이 있었다. 일제 강점기와 6·25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국 팔도의 문화를 한데 녹인 부산은 이 땅의 멜팅팟(melting pot)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을 화(化)하고 통(通)하는 화통의 부산미는 이질적인 것이 섞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혼종성과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에서 드러나는 집단주의적인 신명인 역동성에 기반해 있다. 부산은 모든 것을 녹여 새로움을 제련하는 화통의 도시다.

뜨거운 용광로 같은 부산의 열정이 당장 집중해야 할 곳은 2030엑스포다. 부산시와 정부, 글로벌기업이 앞장서고 있다지만 화룡점정은 역시 시민의 몫이다. 개최도시 시민의 엑스포를 향한 열정이 유치전의 관건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엑스포를 원해? 부산에 유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들리는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이정재의 외침을 세계만방에 전할 소명이 엑스포 민간외교관인 부산 시민에게 주어졌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시민 각자가 자기의 자리에서 새로운 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는 데 참여할 수 있다. BTS 공연 과다 숙박 요금 자제 캠페인에 동참하거나 BTS 하면 ‘BUSAN EXPO’가 연동되도록 SNS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화통한 부산이 K컬처를 바탕으로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의 적격자라는 입소문을 퍼트리는 데 앞장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남과 울산의 이탈 선언으로 좌초 위기에 놓인 부울경 메가시티의 불씨를 살리는 것도 시민의 몫이다. 전국 첫 특별자치단체연합의 탄생으로 기대를 모은 부울경 메가시티는 누가 뭐래도 800만 지역민의 염원이다. 올해 초만 해도 부울경 시도민의 86.4%가 메가시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정치적 셈법에 따라 민의를 내팽개친 울산과 경남의 자치단체장은 마땅히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방소멸의 두려움이냐, 균형발전의 희망이냐. 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잦아들고 있는 이즈음에 부산, 나아가 부울경은 지방소멸의 두려움과 절망이라는 새로운 감염병과의 전쟁에 직면했다.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향한 희망만이 ‘지방소멸 탈출’의 동력이 될 게 자명하다. 다이내믹 부산은 균형발전을 향한 당신의 열정을 지금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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