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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박미현 강원도민일보 논설실장] 6월의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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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8회 작성일 2021-06-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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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시작되는 날 예고하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춘천 동산면에 사는 조오연씨다.혹여 비에 맞을까 두겹으로 싸맨 비닐봉지에서 두툼한 서류 뭉치를 내놓았다.진백골부대 기관총 사수 조보연 상사와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유골함을 들고 선 아버지 조남식의 흑백사진이 실린 소책자였다.조남식의 네 아들 중 어린 오연씨만 남고 위로는 모두 참전했다가 보연씨는 1952년 12월 31일 김화전투에서 전사했다.

동해시 묵호에서 조미오징어를 찢으며 생계를 잇던 대고모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역 앞 낮은 천장의 침침한 방에서 얄팍한 사진첩을 살피며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흑백사진 중에는 안경을 쓰고 경찰 제복을 입은 잘생긴 청년이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1950년 결혼한 대고모는 신혼 몇달만에 남편을 잃고 친정으로 돌아왔다.이북에서 온 남자와 재혼해 살면서도 내내 그 사진을 간직하고 있다가 보여준 것이다.늙고 병색이 완연한 대고모와는 어울리지 않았기에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1950년 춘천사범학교 신입생이 된 한국동 역시 전쟁 때 입대했다가 흑백사진으로만 만날 수 있는 시숙으로 존재한다.아들이 귀한 집이어서 시샘 탈까봐 이름을 천하게 개똥이라고 지은 형 한계동은 무공훈장을 받고 장교로 퇴역했다.형은 국동의 절명을 안타까워하며 평생 외로움을 누르며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구술생애사 ‘일제 강점과 6·25 전쟁을 경험한 춘천 여성’을 집필하면서 전쟁 중에 벌어진 보도연맹을 비롯한 민간인 학살로 인한 무고한 죽음과 군인 성폭력에 관한 증언을 들었다.

6월은 1일 의병의날,6일 현충일,10일 6·10민주항쟁기념일로 이어진다.격동의 근현대사를 거치는 동안 나라와 공동체를 추스르고 민주주의로 안착시킨 저력에 한 명 한 명 개인의 비극이 남긴 고난의 가족사가 자리하고 있다.국가권력을 위임받은 이들이 공적 책임을 완수하지 못했던 시대에 개인은 참상과 고통 속으로 내던져졌다.님들을 기억하며 사회적 책무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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