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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 ‘김종인 훈육정치’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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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회 작성일 2020-11-1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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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칼럼니스트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칼럼니스트

민심의 바람이 분다. ‘윤석열 현상’이 분출한다. 거기에 담긴 열망은 단순명쾌하다. 문재인 정권의 오만은 거칠다. 권력의 사나운 폭주다. 누가 그것을 막고 바꿀 것인가. 제1 야당의 역량은 미흡하다. 바람이 거세지며 쏠린다. 대선 주자의 여론 판세가 요동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존재감은 묵직해진다. 그는 범야권의 독점적 선두다.
  

제1 야당, 민심 분노 낚아채지 못해
‘노영민의 살인자’에 느슨한 대응
리더십, 변곡점의 용기로 탄생한다
윤석열 현상으로 김종인 체제 기로

김종인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반응은 미묘하다. 첫마디는 일반적이다. “여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나친 발언을 국민이 심판한 것이다.” 그다음은 시선 돌리기다. “윤 총장은 정부·여당 사람이다. 야당 정치인이 아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원로 책사다. 그는 그런 시각을 일축한다. “제1 야당이 문재인 정권의 막무가내식 국정에 결연하게 맞서지 못한다. 그 허술한 자세에 대한 반(反)문재인, 야당 지지층의 불신·불만이 팽배하다. 그런 집단심리가 윤석열 현상을 낳았다.” 그는 김종인과 가깝다. 둘은 오래전에 함께했다. ‘안철수 대망론’이 퍼질 때다. 그의 말은 김종인 야당의 침체를 반영한다.
 
김종인의 깃발은 야당 재건이다. 그의 경력은 대안부재다. 1981년(11대 국회)부터 40년. 그의 언행은 학교 훈육(訓育)교사 식이다. 훈육은 냉소로 시작한다. 그의 인물 평가는 야박하다. 그 언급은 이런 식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검증이 끝나 시효가 지났다···(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우리 당에 보이지 않는다.” 그 말은 훈육의 단련 과정인 듯하다. 하지만 ‘인물부재론’은 선입관을 준다. 당은 한심하게 채색된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지적한다. “유력한 후보가 없다는데 국민 누가 우리 당에 관심을 갖겠는가. 정부 실정에 대한 반사이득도 오지 않는다.”
 
김종인은 달라졌다. 그는 당내 대선주자들을 거명했다. “우리 당에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가 있다.” 그 말은 이전과 다르다. 그 변화는 윤석열 현상에 대한 견제다. 리더십과 정당 지지도는 동행한다. 인물난의 조직은 매력 부재다. 원희룡은 요구한다. “이제 야당은 리더십 무대를 펼쳐야 한다.” 원희룡은 자신만의 확장성을 드러내려 한다.
 
김종인의 간판은 ‘경제 민주화’다. 그의 훈육정치 상품이다. 그 다섯 자는 해법을 간직한 듯하다. 그것은 그의 정치적 장수(長壽)를 보장한다. 그는 말의 힘으로 당의 혁신을 재촉한다. 정책은 약자와의 동행이다. 언행은 막말 없는 품격이다. 하지만 정치는 상대적이다. ‘문재인 경제’는 포퓰리즘이다. 핵심은 끊임없는 돈 풀기다. 그 속에서 경제민주화는 혼란스럽다. ‘문재인 사람들’의 뻔뻔함·이중성은 일상적이다. 그들의 적과 동지 가르기는 험악하다. 그 속에서 제1 야당의 대응은 어설프다. 윤여준은 그런 모습에 답답해한다. “막말·품격 문제와 단호한 저항은 다른 차원이다.”
 
‘살인자’ 표현이 국회에서 나왔다. 그것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작품이다. 그 말은 8·15 광화문 집회 주최 측에 대한 비난이다. 그들은 코로나19 감염 논란에 엮여 있다. 광화문 집회는 ‘반 문재인’ 시위다. 정치 원로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분개한다. “대통령 핵심 측근이 정치적 반대편에 극단적 증오를 퍼부었다. 과거 독재정권 때도 없던 헌정사상 최악의 언어폭력이다. 야당이 당력을 집중해서 대처해야 했는데 느슨했다.” 야당은 비상전선을 형성했어야 했다. 그 집회의 찬반은 다음 문제다. 하지만 국회 논쟁과 반박에서 멈췄다.
 
‘국민의힘’은 민심의 분노를 낚아채지 못했다. 야당은 본능을 잃어버렸다. 대다수 의원은 야당만의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다. 그 이미지는 정치적 유화주의로 굳어졌다. 그것으로 지지층과 멀어진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그런 야당을 얕잡아본다. 노영민의 떼쓰기는 그런 경멸의 표시다. 그는 살인자 발언을 가짜 뉴스라고 주장한다.

정치는 반전(反轉)의 드라마다. 그 절정의 장면은 변곡점(變曲點)이다. 미국 조 바이든의 대선 승리는 변곡점이다. 그의 승리 연설에 이런 부분이 있다.

“미국(역사)은 항상 변곡점(inflection points)에 의해 형성돼 왔다.” 그는 그런 대통령들로 링컨(국가통합), 루스벨트(뉴딜), 케네디(뉴프런티어)를 꼽았다.

변곡점은 결정적 순간이다. 한국의 민주화와 산업화는 거기서 성취됐다. 대중은 그 순간 격렬하게 호응했다. 다수 한국인의 정치의식은 그 지점에서 연마됐다. 리더십 드라마는 변곡점에서 탄생한다. 그 드라마는 장렬해야 한다. 용기와 기회 포착, 상상력은 그 구성요소다. 핍박받는 자의 신념은 거기에 어울린다. 그 모습은 다수 한국인의 정치적 성정(性情)을 자극한다. 윤석열 현상은 그런 속에서 생겨난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런 드라마의 주연·연출가였다. 그것은 권력의지의 발현이다. 그 세계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은 비슷하다. "정치지도자는 스스로 커야 한다. 기회를 포착해서 대담한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김종인의 훈육정치는 독특한 정치실험이다. 그 실험에 명암이 교차한다. 윤석열 현상으로 그림자가 뚜렷해졌다. 훈육정치는 재구성의 기로에 놓였다.

원문보기 https://news.joins.com/article/2392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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