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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원칼럼] 毫釐千里, 중국 생각을 바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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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683회 작성일 2015-02-2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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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벌어지는 북·중, ‘抗美의 끈’ 잡은 中 보수 세력…

그들의 생각 바꾸면 한반도 통일 가까워진다



북한을 보는 중국의 눈이 예사롭지 않다. 불편하기 그지없다. 16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잔치에 중국의 축하사절은 가지 않았다. 다음 날 외교부 부부장 청궈핑은 이런 말을 했다. “중국 쪽은 중·조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항상 힘써 왔다.” 가시가 돋쳐 있다. 북한을 탓하는 뜻이 물씬 풍긴다. 5월 러시아의 2차 대전 전승기념식에 초대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청 부부장은 또 말했다. “조선의 영도인과 러시아 회담을 할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봐야 한다.” 무슨 말일까. 별로 만나고 싶지 않다는 뜻이 녹아 있다.



북·중 사이에는 큰 금이 갔다. 항미원조(抗美援朝)의 기치를 내걸고 6·25전쟁에 100만 인민해방군을 보낸 중국. 하지만 중·조 혈맹은 지금 온데간데없다. 북한에 중유 공급을 중단하더니 북한의 달러박스인 석탄 수출을 사실상 차단하는 노후선박 입항금지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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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원 논설실장
왜 그랬을까. 배은망덕(背恩忘德). 시 주석은 북한의 젊은 지도자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친중파 장성택을 처형한 뒤 내건 죄명이 무엇이던가.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고 … 나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를 했다”며 장성택과 중국을 몰아세웠다. 지금은 어떤가. 김정은은 “대만 관계도 복원하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확인되지 않은 전언이다.



이런 판에 중유를 주고 싶겠는가, 석탄을 사고 싶겠는가. ‘G2 중국’의 자존심은 큰 상처를 받았다.



중국은 북한을 버리는 걸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중국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에 ‘북조선’을 입력하면 검색되는 사진자료가 5만여장에 이른다. 첫 페이지 사진은 12장. 이 가운데 3장은 6·25전쟁, 1장은 판문각 사진이다. 고문하는 미군의 모습도 있다. ‘항미의 추억’이 살아 있다.



중국은 혼돈스럽다. 항미·항일(抗日)을 생각하고, 배반을 또 생각해야 한다.



파문을 일으키는 돌 하나가 던져졌다. 주중국 한국대사가 바뀐다. 김장수 대사는 국방장관과 안보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모두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지켜본다. 가장 반기는 쪽은 중국이다. 항미·항일 전선에 고리 하나가 생겼기 때문이다. 걱정하는 쪽은 북한이다. 사면초가는 더 드세질 테니 걱정이 태산일 게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최근 도발적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이에 닿는다.



돌은 던져졌다.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경열정랭(經熱政冷), 1992년 수교 이후 한·중 관계다. 이제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랭을 정열(政熱)로 변화시키는 일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앞당기는 방아쇠다.



무엇으로 ‘정열’을 만들까. 중국 보수세력의 생각을 바꾸는 일이 핵심이다. 생각이 바뀌면 모든 것은 달라진다. 가장 보수적인 세력은 누구인가. 항미·항일의 전면에 선 중국 군부다. 그들은 미·중 갈등 속에 항미의 추억을 곱씹고 있다. ‘북·중 우호’의 끈이 아직 이어지고 있는 것도 그들이 시진핑 체제의 한 축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각이 바뀌면 중국은 달라진다. 북한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런 변화다.



무엇으로 생각을 바꿀까. 화두는 던져져 있다. “중국에 이익이 되는 한반도 통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시 주석에게 이 말을 했다. 그 생각을 중국 군부가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만나야 한다. 주중 대사가 전면에 서고 국방부, 육해공군의 모든 계층에서 중국군 간부와 만나 ‘친구(朋友) 같은 관계(關係)’를 구축하면 꼬인 실타래는 저절로 풀리지 않을까. 호리천리(毫釐千里)다. 마음의 틈을 여는 털끝만 한 차이가 천리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법이다. 김춘추를 생각해본다. 대야성전투에서 딸을 잃은 김춘추, 8년 뒤 당 태종 이세민을 만났다. 와신상담의 청병을 했다. 그 말을 이세민에게만 했을까. 똑똑한 김춘추라면 주변 인물을 모두 설득했을 터다.



호리천리 각오로 중국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 마음’을 열면 갈라진 한반도는 이어지지 않겠는가.



강호원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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