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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12.31] 한국, 100년 전 과 100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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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924회 작성일 2014-01-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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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갑오년 새해 벽두를 맞으면서 자주 등장하는 담론이 100년 전의 동북아 정세다.



한국의 처지가 구한말 청나라와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던 때와 똑같다는 학자도 있다. 무대를 세계로 넓히면 1차 대전이 발발한 1914년과 100년 후인 2014년이 복사판(parallel)이라고 비교하기도 한다.



1차 대전의 무대는 발칸반도였으나 이번엔 중국과 일본, 미국이 다투는 동북아다. 1차 대전은 당시 G1이었던 영국을 극복하기 위해 G2 독일이 도전한 전쟁으로 860만명이 사망했다. 그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는 군사전략가들은 영국의 자리에 미국, 독일의 자리에 중국을 놓고 조연급 프랑스를 일본으로 대체해 포커판을 읽는다. 그러곤 3차 대전으로 비화될지도 모른다는 소설을 써댄다.



그런데 정작 당시와 가장 흡사한 점은 `설마`(complacency)라는 것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결혼정책으로 당시 유럽 왕실들은 밤마다 무도회를 열며 태평성대를 노래했다. 오늘날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ㆍ일 간 분쟁도 터지면 천문학적 손실을 입을 줄 뻔히 아는데 설마 허튼 짓을 벌이겠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 속에선 아베가 중국, 한국을 한없이 충동질하고 분쟁열도를 나는 중국, 일본의 전투기 조종사들은 적기를 타기팅(targeting)하고 있다. 실탄을 장전하고 손가락을 방아쇠에 걸었고 딸깍! 하면 걷잡을 수 없는 불꽃이 튈 것이다.



구한말 한국의 역사를 거스르면 갑오경장(1894년)이 잡혀든다.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의 이 사건은 지금 보면 유치원 연극 수준이다. 그해 2월 농민들이 동학란을 일으켰는데 관군(官軍)이 당하질 못했다.



동학군이 파죽지세로 한양 쪽으로 올라오니까 조정은 청나라, 일본에 급하게 구제신청을 냈다. 그리하여 청군 3000명, 일군 7000명이 와서 동학군을 패주시켰다. 코레일 노조위원장 잡으러 보낸 경찰병력 수준도 안 된 게 청ㆍ일군을 합쳐놓은 숫자였다. 거기에 조선의 명운이 놀아났던 것이다. 청군은 철수했지만 일본군은 \"떠나달라\"는 조정의 명령을 듣기는커녕 김홍집ㆍ박영효를 내세워 민씨내각을 쫓아내고 어쭙잖은 개혁안을 발표한 게 바로 갑오경장이다.



한국의 숙명은 현시점에서도 중국, 일본의 넛크래커에 끼인 호두 신세다. 그런데 한국의 상장사가 내는 1년간 이익이 100조원으로 F35전투기 400대를 살 수 있는 실력으로 컸다. 하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유엔 사무총장을 낸 능력은 한 세기 전과 천양지차다.



전략가들이 시선을 100년 전으로 돌리는 까닭을 백투더퓨처(Back to the Future)의 지혜를 갖자는 뜻으로 읽어주자.



좀 더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해 역사에서 배우자, 그런 말뜻이다. 한 세기 전 영국과 독일이 G2의 지위를 잃은 경로는 경제규모(GDP) 순위가 바뀐 경로와 정확히 일치한다.



중국이 화평굴기를 버리고 주동작위(主動作爲)로 태도를 돌변한 것은 2010년 경제규모가 일본을 제친 순간이었다.



결국 경제력이다. 박근혜정부 1년은 전진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맴돌았다. 정쟁으로 뒤엉켜 싸우느라 누구도 고개를 들어 미래를 설계하지 않고 있다. 어떤 경제학자들은 한국 제조업이 중국에 따라잡힐 시기가 10년도 안 남았다고 말한다.



소용돌이치는 동북아 정세에서 한국이 무게중심을 잃지 않는 길은 경제성장을 설계하고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뿐이다. 안 그러면 압축추락이 기다린다. 미래를 알려주는 수정구슬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조지 프리드먼은 `100년후`라는 저서에서 미래의 국력은 우선 인구가 중요하고 그다음으로 에너지, 로봇기술, 우주 장악력, 해군력이 좌우할 것으로 봤다. 이 기준으로 보면 미국은 100년 이상 떵떵거리고 중국은 2020년경 추락할 것이며 일본, 터키, 폴란드가 부상하리라 한다. 한국에 대해 확실한 건 2060년에 인구가 3400만명쯤으로 확 쪼그라들 것이란 것 말고는 알려진 게 없다. 100년 후엔?



[김세형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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