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의 세상탐사/7.6] MB식, 레이건식
페이지 정보
댓글 0건 조회 12,290회 작성일 2011-07-06 09:23본문
[박보균의 세상탐사] MB식, 레이건식
박보균
편집인
일관성(一貫性)은 성공을 보장한다. 정책의 연속성은 업적을 생산한다. 위대한 리더십의 특징이다. 올해가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2004년 사망)의 탄생 100주년이다. 요즘 동유럽에서 레이건의 유산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레이건의 성취는 일관성의 승리다. 그는 공산주의 소련을 ‘악(惡)의 제국’으로 규정했다. 그 바탕에서 소련의 외교·군사정책을 압박했다. 거센 반발 속에 한 우물 파기는 고독한 작업이었다. 미국 내 주류 언론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호전주의, 전쟁광(狂)이라는 비판도 따랐다.
레이건은 용기와 비전을 다듬었다. 줄기차면서 정교하게, 치밀하면서 집요하게 밀어붙였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그 결실이다. 그는 20세기의 냉전 체제를 해체했다. 소련은 몰락했다. 역사 대전환의 연출자였다.
일관성은 혼미한 상황을 장악한다. 레이건의 대통령 취임 때 세계정세는 거칠었다. 미국의 경제, 사회도 혼란스러웠다. 그는 국정 기조를 재편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우월적 가치로 정책의 틀을 다시 짰다. 그 흐름의 변화 없음을 역설했다. 시간이 가면서 정책 지속의 위력은 나타났다. 정부 담당자들은 국정 추진의 돌파력을 갖게 되었다.
레이건의 성취는 일관성의 승리다. 그는 공산주의 소련을 ‘악(惡)의 제국’으로 규정했다. 그 바탕에서 소련의 외교·군사정책을 압박했다. 거센 반발 속에 한 우물 파기는 고독한 작업이었다. 미국 내 주류 언론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호전주의, 전쟁광(狂)이라는 비판도 따랐다.
레이건은 용기와 비전을 다듬었다. 줄기차면서 정교하게, 치밀하면서 집요하게 밀어붙였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그 결실이다. 그는 20세기의 냉전 체제를 해체했다. 소련은 몰락했다. 역사 대전환의 연출자였다.
일관성은 혼미한 상황을 장악한다. 레이건의 대통령 취임 때 세계정세는 거칠었다. 미국의 경제, 사회도 혼란스러웠다. 그는 국정 기조를 재편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우월적 가치로 정책의 틀을 다시 짰다. 그 흐름의 변화 없음을 역설했다. 시간이 가면서 정책 지속의 위력은 나타났다. 정부 담당자들은 국정 추진의 돌파력을 갖게 되었다.
이명박(MB) 정권은 혼란스럽다. 취임 초 그의 국정 기조는 실용주의다. 중도와 친(親)서민을 외쳤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지난해 8월 공정(公正)사회의 깃발을 내걸었다. 그때부터 문제가 복잡해졌다. 정권의 정체성과 국정기조가 헝클어지기 시작했다.
공정 사회의 반대말은 불공정 사회다. 하지만 통치의 공간에선 기묘하게 작동한다. 공정의 반대가 실용이 돼버린다. MB의 국정 우선순위는 민생경제 활성화다. 아직도 성과는 미흡하다. 기업이 투자하고 부자가 돈을 써야 서민 경제가 살아난다.
공정의 구호는 그런 평범한 상식을 압박한다. 정책 선택부터 경직된다. 실용의 유연성은 후퇴한다. 결과보다 과정을 따진다. 친기업, 친부자의 인상을 주는 정책은 밀려난다. 기업과 부유층은 눈치를 보고 위축된다. 돈이 돌지 않고 정책은 실기(失機)한다. 서민 경제의 주름살이 늘어난다. 공정은 반(反)서민의 역설을 낳는다.
공정 구호는 사정(司正) 쪽으로 옮겨간다. 몸조심·청렴의 공무원 행동강령이 득세한다. 외식 자제령이 발동된다. 과천 공무원들은 구내식당에 몰린다. 구내식당은 대기업이 경영한다. 과천 주변 식당들은 한가해진다. 공정은 서민을 배신한다.
공정은 교조적, 선동적 단어다. 도덕적 영역의 덕목이다. 은근하면서 짜임새 있게, 조심해서 다뤄야 할 과제다. 그런 성향의 구호는 괴팍하다. 정권의 의도와 선의(善意), 계산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때문에 어설프게 꺼내 들면 골치 아파진다. 그 구호로 정권 이미지 변신의 재미를 본다. 하지만 그 기간은 짧다. 대가가 기다린다. MB의 청와대는 그런 미묘하고 역설적 생리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공정 깃발이 실용의 일관성을 그 정도로 깰지 몰랐을 것이다. 청와대 참모들의 기대와 발상에 순진함과 무능이 두드러진다.
일관성을 관리하기 위해 레이건은 소통했다. 반대파의 설득에 정성을 기울였다. 지지자들에겐 국정 장래의 확신을 심어주려고 했다. 그의 소통은 국정 상황의 진실과 정책에 대한 믿음을 넣어주는 작업이었다.
소통은 여론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다. 자신의 국정의제 쪽으로 이해집단을 납득시켜 끌어오는 것이다. 정권 초기 MB의 실용은 명쾌했다. ‘진정한 복지는 일자리 복지이며, 기업 규제 완화가 결국 민생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그 정책의 미래를 국민에게 제대로 설파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방향을 바꿔 공정의 깃발을 들었다.
국정 구호의 연속성이 떨어지면 예측 가능성도 추락한다. 정부 실무자들은 자신감을 잃는다. 포퓰리즘은 그런 분위기에서 등장한다. 집권당도 흔들린다. 실용적 복지는 뒤로 밀린다. 대신 반값 등록금, 부유층 자제도 혜택 받는 전면 무상급식의 포퓰리즘 복지가 활개친다. 한나라당의 속절없는 ‘민주당 따라 하기’도 그 때문이다.
국정 실패와 좌절은 일관성의 상실에서 비롯된다. MB는 초심의 실용을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실용의 옷을 다시 입어야 한다. 공정은 어색한 옷이다. 버릴 필요는 없다. 옆에 두면 된다. 자기 무대에서 자기 옷을 입고 정책 기조를 재정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일관성을 재정비할 임기의 마지막 시점이다.
박보균 편집인
공정 사회의 반대말은 불공정 사회다. 하지만 통치의 공간에선 기묘하게 작동한다. 공정의 반대가 실용이 돼버린다. MB의 국정 우선순위는 민생경제 활성화다. 아직도 성과는 미흡하다. 기업이 투자하고 부자가 돈을 써야 서민 경제가 살아난다.
공정의 구호는 그런 평범한 상식을 압박한다. 정책 선택부터 경직된다. 실용의 유연성은 후퇴한다. 결과보다 과정을 따진다. 친기업, 친부자의 인상을 주는 정책은 밀려난다. 기업과 부유층은 눈치를 보고 위축된다. 돈이 돌지 않고 정책은 실기(失機)한다. 서민 경제의 주름살이 늘어난다. 공정은 반(反)서민의 역설을 낳는다.
공정 구호는 사정(司正) 쪽으로 옮겨간다. 몸조심·청렴의 공무원 행동강령이 득세한다. 외식 자제령이 발동된다. 과천 공무원들은 구내식당에 몰린다. 구내식당은 대기업이 경영한다. 과천 주변 식당들은 한가해진다. 공정은 서민을 배신한다.
공정은 교조적, 선동적 단어다. 도덕적 영역의 덕목이다. 은근하면서 짜임새 있게, 조심해서 다뤄야 할 과제다. 그런 성향의 구호는 괴팍하다. 정권의 의도와 선의(善意), 계산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때문에 어설프게 꺼내 들면 골치 아파진다. 그 구호로 정권 이미지 변신의 재미를 본다. 하지만 그 기간은 짧다. 대가가 기다린다. MB의 청와대는 그런 미묘하고 역설적 생리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공정 깃발이 실용의 일관성을 그 정도로 깰지 몰랐을 것이다. 청와대 참모들의 기대와 발상에 순진함과 무능이 두드러진다.
일관성을 관리하기 위해 레이건은 소통했다. 반대파의 설득에 정성을 기울였다. 지지자들에겐 국정 장래의 확신을 심어주려고 했다. 그의 소통은 국정 상황의 진실과 정책에 대한 믿음을 넣어주는 작업이었다.
소통은 여론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다. 자신의 국정의제 쪽으로 이해집단을 납득시켜 끌어오는 것이다. 정권 초기 MB의 실용은 명쾌했다. ‘진정한 복지는 일자리 복지이며, 기업 규제 완화가 결국 민생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그 정책의 미래를 국민에게 제대로 설파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방향을 바꿔 공정의 깃발을 들었다.
국정 구호의 연속성이 떨어지면 예측 가능성도 추락한다. 정부 실무자들은 자신감을 잃는다. 포퓰리즘은 그런 분위기에서 등장한다. 집권당도 흔들린다. 실용적 복지는 뒤로 밀린다. 대신 반값 등록금, 부유층 자제도 혜택 받는 전면 무상급식의 포퓰리즘 복지가 활개친다. 한나라당의 속절없는 ‘민주당 따라 하기’도 그 때문이다.
국정 실패와 좌절은 일관성의 상실에서 비롯된다. MB는 초심의 실용을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실용의 옷을 다시 입어야 한다. 공정은 어색한 옷이다. 버릴 필요는 없다. 옆에 두면 된다. 자기 무대에서 자기 옷을 입고 정책 기조를 재정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일관성을 재정비할 임기의 마지막 시점이다.
박보균 편집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