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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6.30] 재계와 국회 포퓰리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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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742회 작성일 2011-06-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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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포퓰리즘 공세는 분명하나 전경련 정면충돌은 지지 못얻어

감세반대하는 역공전략도 필요…정치인은 역사심판을 책임져야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이 대선에 패하고 1993년 국회에 불려나왔을 때 국회의원들은 거의 회장님 찬가를 불렀다. 그로부터 18년이 흐른 올해 이건희 삼성 회장이 \"MB정부는 겨우 낙제점을 면했다\"고 하고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몽땅)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자 정치권은 펄쩍 뛴다. 꼭 총수들을 국회 청문회에 부르겠다고 벼른다.



정치자금을 주고받을 일이 없어진 재계와 정치권의 한판 충돌은 예견된 일이고 관계 재정립이 필요한 시대적 순간이 오긴 왔다. 정치권은 선거 때문에 표밖에 안 보이고 기업인들은 기득권을 지켜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싶으면 나폴레옹의 전술대로 상대의 눈(眼)을 쳐라.



재계 입장에선 사실 칼자루를 잡힌 싸움이다. 국회가 행정부를 족치면 검찰 세무의 칼날은 언제든지 닥칠 것이다. 후환이 두렵다. 허 회장이 \"정책 결정 때 국가 장래를 생각하는지 의문\"이라고 한 말은 반박할 나위도 없이 옳다. 그런데 매카시즘 전문가인 실스(Edward Shils)의 말을 들어보라. \"기득권 지배층이 만들어낸 기성질서에 대한 인민의 분노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포퓰리즘이 존재한다.\"



MB정부 들어 고환율ㆍ저금리로 대기업만 떼돈을 벌었네, 70조원을 쌓아놓고도 일자리를 안 만듭네, 이런 지적들은 불온한 기운을 만들어 낸다. 지금 총수들을 국회로 불러내 서민의 분노에 불을 지르기는 식은 죽 먹기다.



남녀 간 싸움에서 남자(허 회장)가 이론적으로 완벽할수록 여자(정치권)의 속을 뒤집는다. 마지막 말을 남자가 하면 부부싸움은 새로운 이닝에 접어든다. 이런 기류에서 99개를 가졌으면서도 마지막 한 개도 가지려는 완승(完勝)의 전략은 하책이다.



재계가 줄기차게 외치는 \"법인세 인하는 세계적 추세고 투자 확대와 일자리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보자.



미국 일본 독일 등 법인세율은 30~35%, 한국은 현재 22%인 것을 20%로 낮추는 문제를 놓고 다툰다. 임시투자세액공제를 비롯한 공제를 고려한 실효세율은 삼성전자, 현대차의 경우 11~15%라는 분석도 있다. 이 승부를 지속하면 유리하겠는가.



반대로 가는 게 수지 맞는 일이란 격언도 있다. 미국의 로스 페로나 빌 게이츠가 상속ㆍ증여세 인하를 반대하고 부자소득세 감세도 안 받겠다고 했다. 국내 총수들이 \"법인세 감세를 안 받을 테니 그 돈으로 서민을 도와 달라\"고 한다면?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는 이건회 회장이 공개적으로 하면 좋다고 역공해 성공했다. 스웨덴 최대 재벌 발렌베리(Wallenberg)식 방식도 연구해볼 때가 됐다. 150년 역사에 계열사 14곳뿐이며 대개 세계 1~2등을 다툰다. 순대, 목장갑을 만드는 문어발 계열은 안 키운다.



\"그래, 청문회에 한번 나가보겠다\"는 배짱은 어떨까. 영원히 청문회를 외면할 수도 없으니 판단은 국민에게 맡기는 거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도 의회 증언대에 섰다.



국회 소장파는 지금 기업인더러 약탈행위니 탈취니 격한 표현을 쓰고 있다. 중소기업이 따라오지 못하게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언어도 동원된다. 공부를 해서 알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포퓰리즘의 특징은 그런 격한 표현을 쓰며 선동하는 데서 출발한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유독 포퓰리즘이 판쳤던 까닭은 빈부격차가 심한 데 기인한다. 이성과는 거리가 먼 고통의 외침이 먹혀든 탓이다. 역사상 포퓰리즘은 가장 성공하면 기껏해야 사회주의로 가서 그리스처럼 말라비틀어진 것이었다. 포퓰리즘으론 궁극적으로 한국을 먹여살리지 못한다는 얘기니 책임의식을 가지란 얘기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지사 휴이 롱은 ’모든 사람을 왕으로’를 모토로 대선에 나섰다가 1935년에 총맞아 죽었다. 포퓰리즘은 민중독재로 흐를 위험을 간파한 미국은 포퓰리스트를 제거해왔으며 그 결과 150년간 세계 1등을 유지해냈다.



[김세형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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