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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김산 기자 외 1명 ‘경기도 전세사기 위험지도 제작’ (3 자본 없는 다주택자가 쥔 깡통전세, 시한폭탄에 묶인 보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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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없는 다주택자가 쥔 깡통전세, 시한폭탄에 묶인 보증금만 1조원



※ 주택 이미지는 실제 건물이 아닙니다




[시그널: 속빈 전세들의 경고·(2)] 경기도내 '50채 이상 다주택자' 현황 분석

# 한명당 83채꼴… 최다 363채

전세가율 100% 이상 주택중 36.4%
2년간 '깡통 계약' 체결 6037건 달해
보증금 총합 9753억, 전체 3분의 1
상위 4곳, 전세가율 위험지역 겹쳐

# 다섯 곳중 한 곳 '고위험 주택'
취득 숫자, 2017년부터 네자릿수로
'무자본 갭투자' 78명·3476채 의심
부천 심곡·수원 권선·안양 안양동
구도심 위치 노후건물 주로 사들여

# 전세 사고 피해 '현재 진행형'
취득-준공일 한달이내 33명·723채
'수원 일가족 사기' 피의자도 포함
안양 한 오피스텔 16채 소유자 파산
여러 세대 문앞에 강제경매 통보문
"대부분이 근저당 끼고 위험한 운영
일부라도 세입자 못 구하면 사고로"


데이터상 위험 시그널을 따라 찾은 현장에는 세금 체납 통지서, 경매 압류 예고장 그리고 구속된 임대인이 있었다.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이 전세가율 다음으로 주목한 두 번째 시그널은 '다주택자'다.

이미 드러난 주요 전세사기 사건들은 한 사람 혹은 소수 일당이 수백, 수천 채를 거느리며 위험한 임대업을 벌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미하게 나타난 시그널을 좇을수록 경기도 곳곳의 현장에서 더 명확한 시그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관할 시군청이나 세무서 등의 압류 통지, 채권자의 요청에 따른 법원의 경매개시 결정사항 등은 현장을 찾았던 주택 대다수에서 수두룩하게 나타났다.

특별취재팀은 (주)빅밸류의 용역을 통한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경기도 내 연립·다세대 및 오피스텔을 50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 명단을 추리고, 이들의 보유 주택 목록과 전세가율 100% 이상 거래 내역을 대조해 시그널을 중첩했다.

이렇게 정리한 '고위험' 전세를 시군별로 분류하고 일부 건물에 대해선 현장 취재에 나서 보이지 않는 문제까지 파헤쳤다. 

깡통주택 보증금 2조9천억원 중 1조가 '다주택자' 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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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천시의 한 연립·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임대인의 연락 두절로 인해 해당 임차인이 연락을 요구하는 편지를 출입문에 붙여놓은 모습.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경기도에서 연립·다세대 및 오피스텔 50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203명이었다. 이들이 가진 건물 수는 모두 1만6천939채다. 한 명의 다주택자가 평균적으로 83채가량 보유한 셈으로, 한 사람이 최대 363채까지 보유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 명단은 최근 '수원 일가족 전세사기' 의혹 사건 피의자인 정모씨와 아내, 아들의 이름은 물론 지난 4월 발생한 '동탄 전세사기' 사건 피고인 박모씨도 담고 있었다. 명단 내 모든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 가운데 자기자본 하나 없이 체결된 전세계약의 보증금 총액은 1조원에 육박했다.

이들이 가진 주택들의 정보와 지난 2021~2022년 전세가율 100% 이상(깡통전세)으로 체결된 전세계약 사례들을 함께 분석한 결과, 총 6천37건의 깡통전세 계약이 다주택자 보유 주택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깡통전세 계약 건수(1만6천550건)의 36.4%다. 보증금 액수로는 도합 9천753억여원으로 전체 깡통전세 보증금(2조9천억원)의 33.3%에 달했다.

이들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들을 31개 시군별로 분류했을 땐 수원시가 3천431채(20.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 화성시가 2천39채(12.0%), 부천시 1천941채(11.4%), 고양시 1천50채(6.2%) 등 순으로 1천 채 이상인 지자체 상위권에 올랐다. 500~999채에 해당하는 지역은 용인시(994채·5.8%)·안양시(896채·5.2%)·안산시(801채·4.7%)·성남시(680채·4.0%)·평택시(642채·3.7%)·오산시(630채·3.7%)·시흥시(615채·3.6%)·파주시(612채·3.6%) 등이었다. 의정부시, 군포시 등 나머지 19개 시군은 500채 미만이었다.

다주택자 건물 다섯 중 하나꼴로 위험한 '깡통소리'

특별취재팀은 경기도 내 50채 이상 보유 다주택자의 주택 정보 가운데 특히 '취득일'에 집중해 고위험성 시그널을 추적했다. 무자본 갭투자는 대개 전세 시세가 높을수록 빈번하게 벌어지는 탓에, 이들이 전세 수요가 하늘을 찌르던 시기 건물을 사들인 경우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거래로 볼 수 있다.

실제 이번 '경기도 내 50채 이상 다주택자' 빅데이터에 포함된 소유주들이 주택을 사들인 시기는 1998년부터 2023년까지 다양했는데, 이중 특정 연도에 수치가 급증하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지난 2009년 82채, 2010년 12채에서 2011년 538채로 늘어나더니 2016년(707채)까지 일정 수준을 유지했었다. 이후 전세가가 급등하기 시작하던 2017년부터 1천11채, 2018년 1천356채, 2019년 1천803채, 2020년 2천8채로 폭등하다 2021년엔 2천954채로 정점을 찍었다.

이에 취득 주택 규모가 네 자리수에 도달한 2017년부터 2023년 8월 사이 다주택자들의 취득 주택을 합산해 보니 총 1만1천635채로 전체의 68.6%에 달했다. 여기에 거래 당시 시점과 현재(2023년 8월)시점 매매시세 기준으로 모두 전세가율 100% 이상을 기록한 전세계약 정보를 중첩해, 실제 깡통주택으로 형성됐을 위험이 큰 건물들을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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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 갭투자가 활발했던 시기에 실제 깡통주택 전세계약까지 이뤄진 다주택자의 주택들을 의미하는 수치여서 전세피해 '고위험'군으로 분류 가능하다고 판단한 주택들이다.

이렇게 추려진 다주택자들의 고위험 주택은 총 78명의 3천476채다. 전체 주택으로 따졌을 때 다섯채 중 한 채(20.5%)꼴로 좁혀진 것이다.

이를 시군별로 분류해 보니 부천시가 696채(20.0%)로 가장 많았다. 수원시(513채·14.8%)도 500채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고, 안양시(484채·13.9%)·화성시(439채·12.6%)·성남시(339채·9.8%)·안산시(217채·6.2%)·고양시(204채·5.9%)·용인시(146채·4.2%)순으로 100채 이상 지자체들이 뒤따랐다. 그 밖에 23개 시군은 100채 미만에 그쳤다. 

좁히고 좁혀 보니… '체납, 압류, 경매에 구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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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찾아간 안양시 동안구 오피스텔의 한 세대 우편함에 각종 공공요금 고지서가 빈틈없이 꽂혀있는 모습.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은 이렇게 추려낸 고위험 주택 중에서도 실제 수사기관으로 넘겨진 사례를 바탕으로 기준을 더 좁혀 현장 취재 대상을 정리했다. 지난 10월 처음 드러난 수원 일가족 전세사기를 비롯해, 다수의 조직적 전세사기 사건 피의자들은 본인 독단으로나 건축주와 공모해 막 준공된 신축 건물을 사들여 전세 임대업을 벌였던 정황이 있었다.


이에 취득일과 건물 사용승인일(준공일)이 서로 한 달 이내로 근접한 주택들을 걸러내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3천476채 중 최종적으로 다주택자 33명의 723채를 정리했다. 이 목록에도 수원 전세사기 피의자인 정모씨 부부는 포함됐다.

이중 일부 현장을 직접 찾은 결과가 부천 원미동 연립주택과 안양시 만안구 오피스텔 임대인 다주택자들의 사례였다. 이외에도 위험성이 감지되는 다주택자들의 정황이 현장에서 다수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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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안양시 동안구의 한 오피스텔 세대 출입문에 채권자의 요청에 의해 내려진 법원의 경매개시 결정 안내문이 붙어있다. /특별취재팀

 

실제 지난달 중순 다주택자 A씨가 16채를 보유한 안양시 동안구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이미 여러 세대 현관문에 강제 경매 개시 통보문이나 예고문이 붙어 있었다. 등본상 A씨는 이미 지난 5월 세금 체납으로 압류된 직후 파산 선고된 상태였다. 해당 오피스텔을 포함해 A씨가 경기도 곳곳에 보유 중인 건물은 모두 58채다.

화성시 진안동의 한 39세대 오피스텔 전부를 보유 중인 다주택자 B씨는 수원 전세사기 피의자 정모씨와 닮은꼴로 임대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제2 금융권으로 수십 억대 근저당을 끼고 직접 건축해 곧바로 전세업을 벌인 데다, 소위 '쪼개기 대출'로 세입자들이 건물의 전체 근저당 규모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직접 공인중개 법인을 운영한 정황도 유사점이었다. B씨는 2년 전 두 달 동안 세금체납으로 압류된 전력이 있고, 이 오피스텔을 포함해 모두 79채를 보유하고 있다.

부천시 춘의동 한 연립다세대 주택 임대인 C씨는 빌라 3천400여채를 굴리며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른바 '빌라의 신' 일당으로 확인됐다. C씨의 해당 주택은 지난해 5월부터 세금체납으로 압류가 시작됐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31억여원의 가압류를 당했다. C씨는 경기도 곳곳에 247채를 보유 중이며 이 주택들은 고양시, 안양시, 구리시 등 모두 19개 시군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임대업에 나서는 다주택자들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며 관련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50채 이상을 전세로 내놓는다면 어림잡아도 수십억원 이상을 굴린다는 건데 이럴 능력이 있는 다주택자 자체가 매우 소수인 건 물론 대부분 근저당을 끼고 위험하게 운영할 것"이라며 "이들이 일부라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큰 사고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준석·김산·한규준·김지원기자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빅밸류 협업' 2년간 실거래 정보 14만여건 분석]

경인일보의 이번 '시그널(Signal) : 속빈 전세들의 경고' 기획보도에 활용된 전세가율 및 다주택자 정보(지도 콘텐츠 포함)는 (주)빅밸류의 용역을 통해 도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전세가율은 해당 임대차 계약 당시와 현재(2023년 8월) 등 두 시점을 각각 기준으로 한 매매가(빅밸류 산출 시세)를 분모로 계산했으며, 이중 90% 이상 및 100% 이상의 전세가율을 나타내는 실거래 정보들을 토대로 비교·분석 및 취재한 자료를 보도에 활용했다.

빅밸류는 정부가 공개하는 등기부, 건축물, 토지, 지적도, 수치지도 등 수많은 행정·지리 정보를 수집해 공간 AI(인공지능) 기술로 분석·가공하는 공간데이터 전문기업이다.

주택 등의 담보가치 산정 시 매매거래 정보가 부족한 50세대 미만 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의 인공지능 시세를 은행에 제공할 수 있도록 지난 2019년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을 통한 법률을 근거로 인공지능 시세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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