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오세현 기자 외 1인의 [폐광 그 후 - 다시 찾은 미래] 에센 졸페라인의 성공 요인 >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 지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 지원

강원도민일보 오세현 기자 외 1인의 [폐광 그 후 - 다시 찾은 미래] 에센 졸페라인의 성공 요인

페이지 정보

본문

[폐광 그 후 - 다시 찾은 미래] 19. 에센 졸페라인의 성공 요인



경제효과 1600억원·1000개 일자리 창출 관광지 변모
루르공업회사 저렴한 값에 공업단지 넘겨
1990년 문화복합단지 전환 재생사업 돌입
역사 보존·문화 가치 인정 유네스코 등재
박물관 티켓 제외 무료입장 관광객 유인
50여개 디자인업 입주·전시·공연 활발
예술가·학생·상인 등 매년 150만명 찾아
프리랜서 가이드 등 퇴직광부 고용 재창출
평지·도심 위치·교통 인프라 번영 요인
ICE 고속열차 전세계 관광객 접근성 높여


▲에센 졸페라인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
▲에센 졸페라인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

“과거 광산에서 힘들게 일했던 것을 창피하게 여기기보다 자부심을 갖고 우리 지역을 지키고 살려야 한다는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 그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모여야 다른 곳에서도 도움을 주려 할 것이고, 결국 지역이 되살아날 수 있는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에센 졸페라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이유이자, 현재 폐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백 지역에 해줄 수 있는 조언에 대해 묻는 말에 졸페라인 홍보 담당자 안니카 엥엘하르트(AnnikaEngelhardt)씨는 이같이 답했다.

독일의 에펠탑으로 불리며 매년 150만 명이 찾는 문화복합단지이자 세계문화유산이 된 에센 졸페라인은 한때 폐광으로 황폐화된 루르 지역의 경제가 다시 살아나게 된 발판이 됐다. 그 중심에는 우리 지역을 살려야 한다는 에센 지역 주민들의 의지와 보존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노스트라인 베스트팔렌 주 정부의 결의가 있었다.
 

지역 지키려는 주민 의지
보존 가치 중시 정부 결의
세계적 관광지 성공 밑거름

▲  에센 졸페라인 예술가들의 공간.
▲ 에센 졸페라인 예술가들의 공간.

■ 주민들의 의지와 주 정부의 결의

1986년 에센 졸페라인이 문을 닫기 전부터 이곳은 오랜 시간 개발과 보존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으나 이곳 전체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기로 한 데에는 지역 주민들의 의지가 컸다.

루르 지역에서 폐광 전까지 광부로 일하다가 현재는 에센 졸페라인의 프리랜서 가이드가 된 후베어트 하이니히(Hubert Heinig)씨는 “당시 일자리를 찾아 이곳을 떠난 사람들도 있었지만, 많은 주민들이 우리가 살아온 곳을 스스로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결의했다”며 “시민단체들이 결성됐고, 주 정부와 정치인들이 함께하면서 관광지로 변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1990년 에센 졸페라인은 세계적인 문화복합단지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가 시작됐고, 이에 수긍한 루르공업회사가 에센 졸페라인 재단에 100㏊ 규모의 공업단지 전체를 100만 유로의 저렴한 금액에 넘기면서 본격적인 재생사업에 들어가게 됐다. 졸페라인 홍보 담당자 안니카 엥엘하르트씨는 “졸페라인의 마지막 광산이 문을 닫기 1~2년 전에 관광지로 만들자는 결정이 났다”며 “처음에 루르 회사는 이곳을 모두 철거하고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역 주민들과 주 정부가 역사적인 곳은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하면서 회사도 결국 동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에센 졸페라인은 ‘독일의 건축양식과 유럽의 중공업 발전’을 증명하는 곳으로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현재 이곳은 유네스코와 독일 중앙정부, 노스트라인 베스트팔렌주의 지원과 에센을 중심으로 한 루르 지역의 시민단체 등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 에센 졸페라인 재단의 홍보 담당자 안니카 엥엘하르트(Annika Engelhardt)씨와 프리랜서 가이드 후베어트 하이니히(Hubert Heinig)씨.
▲ 에센 졸페라인 재단의 홍보 담당자 안니카 엥엘하르트(Annika Engelhardt)씨와 프리랜서 가이드 후베어트 하이니히(Hubert Heinig)씨.

■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게 된 발판돼

에센 졸페라인이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공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가치는 주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많은 이들이 이곳을 함께 사용하는 것에 있다. 엥엘하르트씨는 “박물관 티켓 등의 수익금으로 이곳을 유지하려면 훨씬 많은 돈을 받아야하지만, 되도록 많은 이들이 이곳을 방문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박물관 티켓료를 제외한 이곳의 입장료는 무료”라고 말했다.

덕분에 이곳은 관광객뿐 아니라 예술가, 학생, 상인 등 수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에센 졸페라인에는 레드닷뮤지엄을 비롯해 50여 개의 디자인 관련 회사들이 입주해 있을 뿐 아니라 전시, 공연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덕분에 1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이로 인한 경제효과만 1600억원이 넘는다.

엥엘하르트씨는 “에센 졸페라인에는 행사와 축제를 기획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며 “매년 각종 행사와 축제들이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고, 전세계에서 이곳을 대관하려고 세계적인 콘체르토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오간다”고 했다. 에센 음악대학에서는 매년 이곳에서 축제가 열릴 때마다 학생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고용 재창출 효과도 크다. 현재는 대부분의 광부들이 고령화로 퇴직해서 많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이곳이 새롭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에센 졸페라인에서 일하던 이들은 퇴직한 광부들이었다.

엥엘하르트씨는 “지금은 정년이 되어 연금을 받는 이들이 많아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졌지만, 초반에는 광산에서 일하던 이들이 대부분 이곳에서 일을 했다”고 말했다.

후베어트 하이니히(Hubert Heinig)씨도 35년간 광부로 일하다가 지금은 이곳의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그는 “현재 120명의 프리랜서 가이드 중 20명 정도가 전직 광부들”이라며 “내가 일했던 곳이 옛날 그 상태로 계속 보존되어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공예가로서 어릴 적부터 루르 지역에서 자라온 줄리아 스토츠(Julia Stotz)씨도 “이곳이 새로 만들어지게 된 이후 입점해서 예술가로서 10년 넘게 이곳에서 물건을 팔거나 전시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예가 줄리아씨. 에센 졸페라인 내에서 상점을 운영하며 전시,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 공예가 줄리아씨. 에센 졸페라인 내에서 상점을 운영하며 전시,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 훌륭한 교통 인프라

훌륭한 교통 인프라도 에센 졸페라인이 관광지로 번영할 수 있게 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에센을 비롯한 루르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최대 공업도시로 개발되면서 자연스레 교통인프라가 구축됐다. 철도뿐 아니라 고속도로 등 기본적인 교통요건도 잘 갖추고 있어 독일의 어떤 도시에서도 에센을 찾아오는 길이 어렵지 않다. 이 때문에 이곳은 에센지역의 주민들뿐 아니라 쾰른, 뒤셀도르프 등 타 지역에서도 당일치기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더욱이 1989년에는 최대 300km로 달리는 ICE 고속열차가 도입되면서 인근 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됐다. ICE 고속열차는 독일의 모든 주요 도시는 물론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및 네덜란드의 일부 도시가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다. ICE 고속열차를 타면 프랑크프루트공항역에서 에센 중앙역까지 약 2시간이면 갈 수 있고, 5~1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트램을 타고 20분 가량 이동하면 졸페라인 정문 앞에 도착한다.

다만, 졸페라인을 비롯한 루르 지역의 광산은 지역 주민들이 살고 있는 도시 중앙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산에 위치한 태백, 정선 등과는 환경이 다르다.

1971년 파독광부로 독일에 온 후 졸페라인의 한 광산이 폐광할 때까지 일해온 백진건씨는 “루르 지역을 비롯한 독일의 광산은 태백이나 삼척처럼 산이 아닌 평지에 있었다”며 “더욱이 지역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 한복판에 있어 교통이나 접근성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독일에센/최현정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화: 02-723-7443   팩스: 02-739-1965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1가 25 한국프레스센터 1311호
Copyright ©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