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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질의응답 전문

제50회 한·일 언론간부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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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9회 작성일 2017-10-2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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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회 한·일 언론간부 세미나



2017년 10월 25일
코리아나 호텔


세미나 참석자(한국)

성명(姓名) 소속/직책(所屬/職責)  
●조용래(趙容來) 국민일보 편집인(國民日報 編輯人)
○김동호(金東鎬) 중앙일보 논설위원(中央日報 論說委員)
구성수(具聖秀) CBS 논설위원(CBS 論說委員)
김대홍(金大弘) KBS 보도기획부장(KBS 報道企劃部長)
김범수(金凡洙) 한국일보 논설위원(韓國日報 論說委員)
남궁창성(南宮昌星) 강원도민일보 서울본부 국장(江原道民日報 SEOUL本部 局長)
문기석(文基錫) 중부일보 주필(中部日報 主筆)
박철원(朴喆遠) YTN 편성팀장(YTN 編成Team長)
서의동(徐義東) 경향신문 선임기자(京鄕新聞 先任記者)
성동기(成東基) 동아일보 국제부 일본데스크(東亞日報 國際部 日本DESK)
윤춘호(尹春鎬) SBS 논설위원(SBS 論說委員)
이춘규(李春奎) 연합뉴스 시니어기자(聯合News SENIOR記者)
전용우(田溶祐) JTBC 국제부장(JTBC 國際部長)
정남구(鄭南求) 한겨레신문 논설위원(The Hankyoreh 論說委員)
차학봉(車学峰) 조선일보 산업1부장(朝鮮日報  産業1部長)
황성기(黃性淇) 서울신문 논설위원(SEOUL新聞 論說委員)
● Chairperson
○ Keynote Speaker

세미나 참석자(일본)

성명(姓名) 소속/직책(所屬/職責)
● 五味 洋治 東京新聞 論説委員
(GOMI Yoji) (도쿄신문 논설위원)
○ 八谷 敏弘 共同通信社 編集局外信部担当部長
(YATAGAI Toshihiro) (교도통신사 편집국 외신부담당 부장)
箱田 哲也 朝日新聞東京本社 論説委員
(HAKODA Tetsuya) (아사히신문 도쿄본사 논설위원)
布施 広 毎日新聞東京本社 専門編集委員
(FUSE Hiroshi) (마이니치신문 도쿄본사 전문편집위원)
豊浦 潤一 読売新聞東京本社 編集局国際部次長
(TOYOURA Junichi) (요미우리신문 도쿄본사 편집국 국제부 차장)
坂本 誠太 日本経済新聞社 編集局次長兼国際アジア部長
(SAKAMOTO Seita) (일본경제신문 편집국 차장 겸 국제아시아부장)
水沼 啓子 産経新聞東京本社 編集局外信部次長
(MIZUNUMA Keiko) (산케이신문 도쿄본사 편집국 외신부 차장)
北潟 一也 時事通信社 編集局外信部長
(KITAGATA Kazuya) (시사통신 편집국 외신부장)
高野 洋 NHK 報道局国際部副部長
(TAKANO Hiroshi) (NHK 보도국 국제부 부부장)
蛭川 隆介 北海道新聞社 論説委員(東京駐在)
(HIRUKAWA Ryusuke) (홋카이도신문 논설위원, 도쿄주재)
植田 祐一 西日本新聞社 編集局報道センター次長
(UEDA Yuichi) (니시니폰신문 편집국 보도센터 차장)
勝田 洋人 日本新聞協会 編集制作部編集担当主管
(KATSUDA Hiroto) (일본신문협회 편집제작부 편집담당 주관)
● Chairperson
○ Keynote Speaker



조현 외교부 2차관 축사

안녕하십니까. 
이하경 회장님과 한국 측 조용래 국민일보 편집인님, 일본 측 단장이신 고미 유지 동경신문 논설위원님, 그리고 여러 참석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제50회 한·일 언론간부 세미나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세미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해주신 일본 측 대표단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지난 일요일에 일본에서 총선이 치러졌는데,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와 미래지향적 성숙한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길 바랍니다. 이번 세미나 주제도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 동반자 구축에 대한 확고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앞으로 이를 어떻게 구체화시켜 나갈 것인지가 당면 과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대단히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한·일 양국은 동북아에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 유일한 이웃이며, 또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 실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나가야 하는 중요한 이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는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당부드립니다. 
첫째, 정치적 측면에서 한·일 양국은 과거 역사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1965년 수교 이래 양국 관계는 모든 분야에서 깊고 넓게 발전해 왔으나 지난 수년 간 갈등과 대립으로 경색된 상황을 면치 못했고, 그 배경에는 과거사 문제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사 문제로부터 기인하는 어려운 문제들을 역사를 직시하면서 한·일 양국이 지혜롭게 관리해 나가되 이와는 별도로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의 발전을 이루어 나간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국 간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5개월간 이미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 일곱 차례의 정상 간 통화가 이루어 졌는데, 이러한 양국 정부 간 긴밀한 소통은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지극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일 양국이 안고 있는 시급한 공통과제인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양국 간의 상호 긴밀한 협력과 공동 보조는 매우 긴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한·일 양국은 협력의 선순환 구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면 동북아가 대결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통합된 지역 공동체로 나갈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는 중요 외교과제인 동북아 평화 협력 플랫폼 구축을 위해 연내 다자 협력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둘째, 경제적 측면에서는 더 많은 실질적 협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절벽을 한국보다 먼저 맞이한 일본은 최근 완전고용에 가까운 경제 상태에서 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도 머지않아 10년, 15년 후 같은 상황이 될 것이지만 현재로써는 높은 청년 실업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유능한 한국 젊은이들은 맞아 들인다면 일본 기업들의 인력난과 한국의 청년실업이 동시에 해결되는 윈윈의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일본에 대한 인식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는 사례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국 제품이 일본에서 많이 팔리는 일입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들의 제품조차도 일본에서는 보기 힘들다 보니 한국 국민들은 일본이 아직도 폐쇄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 렉서스 같은 경우 작년 한해 연 1만대 이상 판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렉서스를 운전하는 분들은 항상 남의 눈을 의식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무엇보다도 국민들 간에 더 많은 소통과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하고, 문화적인 교류도 더 활발해져야 합니다. 서로의 나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더 많아져야 하고, 교육 분야에서도 다양한 협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은 일방이 아닌 쌍방 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보다 훨씬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하고 있는데, 전체적인 관광교류의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현상이지만 더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에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마침 내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2020년에는 도쿄 하계올림픽이 개최되기 때문에 양국 국민들이 서로 더 많이 방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로서는 당장은 북핵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를 지켜내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평화적 한반도 통일을 성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유럽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동북아 평화는 물론 통합과 번영도 가져올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일 양국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며 여기 계시는 여러분들의 건설적인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한·일 양국 관계의 발전은 양국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어렵습니다. 양국 기업과 국민들이 서로 더 많이 교류하고 친분을 쌓아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높은 수준의 통합을 이루어낸 유럽의 사례에서 여러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양국이 모두 서로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양국의 언론인 여러분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한·일 양국 관계가 훨씬 더 좋아지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한·일 공존과 미래를 위한 언론의 역할(한국 측 주제발표) -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1. 부정적 한국관(觀) 전파 유감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를 펴냈습니다. 이 책은 한국에서 ‘혐한서’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 내용을 훑어보니 전형적인 혐한서는 아니었습니다. 한국이 떠안고 있는 초경쟁 사회 구조와 분단 현실, 북한의 위협을 떠안고 살아가는 한국인의 고달픔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이 스며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 제목을 자극적으로 단 것은 사려 깊지 않았습니다. 진심으로 애정을 가지고 한국인의 고충을 공감하고 대안을 조언했다면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입니다.
무토 전 대사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까이 하고 싶지만 아무리 그러려고 해도 상종할  수 없는 상대라는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국은 일제 식민 지배와 파괴적 한국전쟁, 지금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분단 현실의 트라우마를 떠안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시적인 북핵 위협과 미·중·일·러 등 4강에 둘러싸여 있는 지정학적 위치도 한국만이 떠안고 있는 특수성입니다. 이런 현실을 두루 고려하지 않고 한국을 평가해선 현실을 제대로 담아낼 수 없습니다.
무토 전 대사는 책에서 “북핵 위기의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주의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뽑고 말았다”면서 “일본은 이러한 한국을 단호한 자세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무토 전 대사는 보수·친일 진영의 후보가 선택되고 한·일 간 끈끈한 공조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주장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한국 근대사의 불행과 그에 따라 지금도 겪고 있는 후유증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가는) 한국에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남의 사정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주장하는 것은 예단과 독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토 전 대사가 이같이 부정적 한국관(觀)의 전도사가 된 것은 2011년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와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 기간 중 주한 일본대사를 역임했습니다. 그는 대사를 마친 뒤 끊임없이 반한 정서를 부추기는 제목의 책을 써 왔습니다. 《일·한 대립의 진상》(2015), 《한국의 대오산(大誤算)》(2016)에 이어 이번에는 한층 감정적인 책을 내놓는 데 이르렀습니다. 
무토 전 대사의 한국 인연은 깁니다. 1993년 주한 일본대사관 참사관을 시작으로 1996년과 2005, 2007년 공사를 거듭 역임했습니다. 그가 이 같은 부정적 한국관을 쌓아온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있었다고 짐작됩니다. 첫째는 ‘과거사를 있는 그대로 배워 역사의 교훈으로 삼을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고, 둘째는 이에 따른 ‘근시안적 역사관’입니다.

2. 과거와 단절된 일본의 역사관
일본은 조선합병과 태평양전쟁 패망(일본에서는 종전이라고 표현) 이후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있습니다. 도조 히데키를 비롯해 전범 7명은 사형을 당했습니다. 누구도 과거를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고, 과거를 감추고 정당화하기 급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 내부에서도 조선 식민 지배의 잘못을 단죄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과거사에 대한 무지는 역사의 단절을 가져왔고, 피해자가 어떤 고통을 받았는지, 어떤 후유증을 겪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기회를 주지 못했습니다. 이런 토양에서 ‘평화의 소녀상’과 독도 이슈의 역사적 배경을 일본 정치인과 외교관들이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일본의 정치인과 외교관들은 과거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는 근시안적 역사관을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소 다로 부총리는 대표적인 ‘역사 문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9월 23일 우쓰노미야 강연에서 “한반도 난민이 일본으로 오면 사살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발언록을 그대로 옮깁니다. “향후 한반도에서 대량 난민이 일본으로 몰려올 수 있다. 그들은 무장 난민일지 모른다. 그들이 오면 경찰이 대응할 것인가, 자위대가 방위출동할 것인가, 사살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난민은 10만 명 이상의 단위가 될 것이고, 북한과 가까운 니가타, 야마가타, 아오모리 등지로 도착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9월 26일 반박 성명을 냈습니다.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각료가 최근 가정적 상황을 전제로 북한 난민과 관련해 편협한 발언을 한 것은 국수주의적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난민보호에 관한 국제 규범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최근 한반도 상황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하거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급을 자제할 것을 엄중 촉구한다.”
문명국가에서 난민을 사살한다는 발상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제기된 적이 없습니다. 아소 부총리는 과거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원해서 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메이지유신으로 부국강병의 기틀을 갖춘 일본이 근대화 기회를 놓치고 국력이 쇠한 조선을 침탈한 역사적 과정을 조금이라도 돌아봤다면 결코 입밖에 내지 못할 발언입니다.
일본 정치인의 근시안적 역사관의 사례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니모토 마사노리 이시카와현 지사는 “군사식량 공격으로 북한 국민을 아사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올 들어 두 차례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한 북 미사일을 생각하면 이런 감정적 생각이 앞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반도와 일본은 싫어도 이사를 갈 수 없습니다.
북한이 세계의 골칫거리라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러나 가정적 상황을 전제로 난민을 사살한다든지, 굶겨 죽인다든지 하는 발언이 나와선 곤란합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3년 시정연설에서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라고 언급했고, 2014년에도 비슷한 표현을 했지만 2015년부터는 ‘가치 공유’ 부분을 쓰지 않고 격을 낮춰 ‘전략적 이익 공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한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언급조차 해선 안 될 불가역적 사안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일본의 역지사지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3. 일본 언론에 바라는 보도 태도
‘언론은 사회의 거울’입니다. 이런 점에서 일본 언론은 일본 사회의 분위기와 정서, 정치적 관점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사 문제나 독도 문제의 배경을 진지하게 살피지 않고, 정치인들이 이끌고가는 대로 따라간다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으로 상생하려면 국수주의적·근시안적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이런 점에서 일본 언론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의 과거사 화해 노력은 인색해 보입니다. 일부 매체는 오히려 양국 관계의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9월 21일 일본 S신문 온라인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겐 ‘힘이 결여돼 있다’는 말로 문 대통령의 대북 유화적 태도를 비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정보의 출처는 물론 기자의 바이라인도 없는 ‘유령기사’였습니다.
또 H방송은 8월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의 전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800만 달러 대북 지원에 대해 ‘(평화를 구걸하는) 거지같다’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청와대는 진위 파악에 나서 일본 정부로부터 ‘사실이 아니다’는 확인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N방송은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일 회담장에서 문 대통령에게 화를 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대북 지원 설명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만 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과도한 추측 기사는 추측 대상 국가는 물론 추측하는 언론이 소속된 국가에도 마이너스입니다. 역사 갈등은 정치인, 역사학자, 일반 국민이 모두 미래지향적인 자세를 가질 때 풀려 나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과거를 덮거나 잊으려 하지 말고, 한국 언론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려는 노력에 더욱 힘을 써야 한·일이 서로 상생하는 길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4. 한국 언론도 절제가 필요 
한국도 역지사지 입장에서 노력해야 합니다. 영화 《군함도》는 나가사키현 하시마 섬에서 강제노역을 했던 조선인들의 비참한 삶을 다루었습니다. 스토리 라인은 강제노역을 당하는 조선인들끼리 갈등을 벌이다 결국 힘을 합쳐 섬을 탈출한다는 내용입니다. 일본군은 통제를 위해 조선인들을 이간질했고, 조선인들은 생존을 위해 갈등을 벌였습니다. 조선인 근로자들과 일본군이 전투를 벌여 압제에서 벗어난다는 결말이었으나 전투 장면은 픽션이었습니다. 이렇게 가공의 스토리를 포함하지 않고 강제노역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보여줬더라면 비극적인 역사에 대한 공감이 더 컸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같이 한·일의 역사 갈등은 치유하려는 노력보다 서로 상처를 덧내는 실수가 꼬리를 물어선 곤란합니다. 과거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미래를 열어 갈 수 없습니다. 서로 조심하고 배려해도 풀기 어려운 것이 한·일 양국의 과거사일 텐데, 사회적 영향력이 큰 전직 대사처럼 한국에서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실수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20년 전 《일본은 없다》라는 책이 나오자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혐일서적’일텐데 언론에서도 이런 분위기에 젖어 감성적으로 일본을 보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국 언론은 역사적 구원(舊怨) 탓에 일본의 오늘을 액면 그대로 보여주려는 노력이 미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 대한 과거사 감정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은 누구나 일본이 장점이 많은 나라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장점은 별 것 아닌 것으로 평가절하되기 십상입니다. 과거사 문제 이외에는 굳이 비판적인 시각이 없지만, 잘하고 있는 것에 대한 칭찬도 인색한 편입니다.
예컨대 일본은 과학기술과 세련된 문화, 사회적 질서가 장점일 것입니다. 특히, 경제강국이란 점에서 일본의 경제동향과 산업정책에서는 여전히 배울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잃어버린 20년’이란 표현을 일본 경제의 대명사인양 남용하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한국 언론은 줄곧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 왔습니다. 물론 구미 선진국 언론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아베노믹스의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시켜 왔습니다.
물론, 팩트는 그대로 보도해야 합니다. 앞서 일본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근래 일본 기업의 끝없는 품질조작과 회계부정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경제는 거품경제가 붕괴되면서 기업 내부의 문제점이 줄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에만 올림푸스 손실 은폐, 다카타 에어백 결함, 도시바 분식회계, 도요고무 성능 조작, 아사히 카세이 정보 유용, 미쓰비시자동차 연비 조작, 후지제록스 분식회계, 닛산자동차 무자격자 차량검사 등 끝이 없습니다. 최근 조용한가 싶더니 고베제강의 품질조작 사건이 드러났습니다. 한국 기업에도 경종을 울릴 만한 사건들입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는 절반 이상의 성공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정책이나 부작용은 있을 수 있습니다. 부작용은 관리의 대상인 것이지, 긍정적 효과를 일으키는 정책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일본도 잘한 것이 있으면 한국에 적극적으로 알려 한·일 양국 국민이 서로 친근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상생의 길을 열어줘야 할 것입니다.

5. 중국 및 미국에 대한 언론보도 방향
평창·도쿄 올림픽은 서로의 벽을 낮추고 더 가까운 친구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은 이미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통해 한층 화합하고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2018년 2월 평창 올림픽과 관련해 일본 언론이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 도와주길 바랍니다. 정부 간 협력도 중요하지만 많은 일본인이 강원도를 찾아 즐겁게 놀다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띄워주면 돕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교류와 협력의 분위기는 2020년 도쿄올림픽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정부 간 협력할 일이 있으면 하되, 기본적으로 많은 한국인이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중국을 바라보는 한·일 양국 언론의 시각은 많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양국은 기본적으로 중국 언론을 크게 신뢰하지 않습니다. 센카쿠 분쟁을 겪은 일본이나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을 겪는 한국은, 중국 언론이 중국 공산당을 철저히 대변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환구시보나 글로벌타임스는 ‘거친 표현’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럴수록 한·일 양국 언론은 미래 지향의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G2로 떠오른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앞세워 ‘세계의 경찰’ 미국과 마주앉게 되면서 아시아 패권국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마치 과거 조공체제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행동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한·일 언론이 중국의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엄중하게 비판하고, 한·일·중 동북아 3국의 평화체제를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중국은 북핵 저지와 제재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국은커녕 역내 중재자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영업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롯데는 112개 대형마트를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고,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 정부와 언론의 노골적인 배싱에 따라 매출액이 급감했습니다. 자유무역을 위반하고 해외투자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점에서 일본 언론도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 언론의 핵심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북핵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미국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된 보도는 철저히 사실에 입각해 다뤄져야 합니다. 최근 일부 일본 언론매체의 무책임한 보도는 한·미·일 3각 공조를 저해해 3각 공조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이 한국은 물론 일본 언론의 최고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트럼프는 북한 변수에 직면해 한·미·일 공조가 필요하지만,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을 미국으로 유턴시킨다는 대선 공약도 지켜야 합니다. 안보를 레버리지로 경제적 실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책 실현을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불사하겠다”며 한국의 경제 안정을 흔들고,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하는 등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론은 이 같은 ‘트럼프 리스크’ 완화를 위해 과도한 요구에 대해서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미국에 공정한 협상을 요청해야 할 것입니다.

6. 맺음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9월 7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 당분간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한·일 공조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면서 명분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자세를 보인 것입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과거를 잊지 않되 공통분모를 넓혀 나가는  유연한 자세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일 언론 역시 두 나라가 더욱 교류하고 대화를 활발히 해 나가면서 공통분모를 넓혀 나갈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해주길 희망합니다.




바람직한 일·한 미래관계를 위한 미디어의 역할(일본 측 주제발표) -  야타가이 토시히로 교도통신사 외신부 담당 부장

시작하며
일·한 국교 정상화로부터 50년이 된 2015년 10월에 도쿄에서 열린 제49회 세미나의 기조보고에서 일본과 한국의 보고자는 각각 양국 관계에 대해서 ‘최악’이라는 평가를 소개했습니다. 2011년 12월에 당시의 노다 요시히코 수상과 이명박 대통령의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응수가 있어, 양 정상이 상호 방문하는 ‘셔틀외교’는 중단된 채로 있었습니다. 그후 2015년 11월에 아베 신조 수상과 당시의 박근혜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진행해, 12월에는 양국 정부가 종군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이고도 불가역적인 해결’로 합의하여 관계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게 부풀었습니다. 
그러나 일본 측이 바란 서울 일본대사관 앞의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소녀상 철거는 지금도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부산의 일본총영사관 앞에도 소녀상이 설치되어, 일본의 주한 대사들이 2017년 초에 일시 귀국하는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2017년 4월에 박근혜 씨가 뇌물수수죄로 기소되자 합의의 ‘무효화와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씨가 5월에 대통령에 취임하여, 8월 징용노동자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최근에는 정부 주도로 위안부 추도비를 설치할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합의는 허공에 뜬 모양새로 양국 관계 개선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먼 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소녀상은 현재 한국 내에 70개 설치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소녀상이 노선버스에 태워져 서울 거리를 달리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일본인이 저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어느 한국 정부 고위관리는 “일·한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일본인 기자단의 질문에 대해 “남녀관계는 젊을 때는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 사랑하기도 미워하기도 하지만, 쭉 같이 있는 동안에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한국과 일본도 그러한 성숙한 시기에 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자유주의 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공통의 체제와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는 양국은 저출산고령화와 그에 따른 생산연령 인구의 감소, 국내시장의 축소라는 문제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웃나라로서 공존공영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것은 가능할 터입니다. 그러나 역사인식 문제와 다케시마(한국명 독도) 영유권 문제 등 미해결 과제를 많이 안고 있어 자칫하면 서로를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국면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서로를 생각해주면서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기에는 아직도 미성숙한 관계가 아닐까요? 그것은 우리 미디어의 양국 관계에 관한 보도가 미성숙하다는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한 합의
2015년 12월 28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외상과 한국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회담이 서울에서 열려, 양국 정부는 종군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이고도 불가역적인 해결’로 합의하고, 일본은 군의 관여와 정부의 책임을 인정함과 동시에 전 위안부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한국 정부가 설립하는 재단에 10억 엔을 거출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미디어는 이를 환영하는 논조로 크게 보도했는데, 한편으로 합의가 출발지점이며, 참된 화해에는 계속해서 양국에 의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지적했습니다. 
몇몇 일본 미디어의 논설과 평론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한 신시대 키우는 것은 시민”(아사히신문)
“상처 치유하는 참 해결을” “일·한 합의를 환영한다”(마이니치신문)
“한국은 ‘불가역적인 해결’을 지켜라”(요미우리신문)
“미래지향의 톱니바퀴를 돌려라” “‘위안부’ 결착 탄력으로 일·한 재구축을”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사 직시하여 화해를 추진하고 싶다”(교도통신)
합의는 양국 정부의 ‘정치적 판단’으로 실현되었습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이 정치·경제·군사상의 존재감을 증대시키고, 러시아도 호시탐탐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북한이 안보상 현저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격동하는 정세 속에서 총체적으로 영향력이 감소 경향에 있는 일·한이 대립을 안은 채로는 쌍방의 이익, 지역의 안정에 있어 마이너스가 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중시의 ‘재균형(리밸런스)’전략을 내건 오바마 미 정권이 강하게 뒤에서 밀었습니다. 
위안부 모집에 관한 일본군의 강제적 관여를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의 ‘검증’을 진행한 아베 정권이었지만, 이를 답습하여 일본 정부의 책임과 관여를 인정하고 ‘마음으로부터의 반성과 사과’를 했습니다. 주요 지지 기반인 보수층의 반발이라는 리스크를 짊어지면서 한 판단이었습니다. 한편으로 한국 정부에 대해 최종적이고도 불가역적인 해결, 국제사회에서의 비난과 비판 자제,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이전을 요구했습니다.
박 정권은 ‘법적’ 책임의 인정과 그에 의거한 배상 등을 요구하고 있었지만, 애매한 형식의 ‘책임’과 정부 예산에 의한 기금에 대한 거출을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여론의 반대에 직면하는 것이 확실한 정세하에서의 판단이었습니다. 
양국 정부와 국민이 진지한 대처를 기대하는 가운데, 합의 후의 최대 현안은 역시 한국 정부가 합의 내용에 대해서 국민의 이해를 얻어낼 수 있을지 여부였다고 생각합니다. 위안부 지원단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굴욕적이고 부당하다”며 합의를 비판했고, 여론조사에서도 과반수가 합의에 부정적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박 정권 하에서 한국 당국은 2014년 봄에 시작한 외교부 국장급 협의의 목표 내지 양보할 수 없는 선을 ‘3점세트 플러스 알파’라고 국내에 설명을 계속해 왔습니다. 위안부 문제가 재점화되는 가운데 일본 측은 노다 정권 시대인 2012년 봄, 당시의 외무차관 사사에 켄이치로 씨가 당시의 이 정권에게 문제해결을 위한 3개의 기본 생각으로 구성된 사안(私案)을 제시했습니다. 첫째는 수상에 의한 한국에 대한 사죄 표명, 둘째는 일본 정부 책임자(이것은 주한 대사였다고 받아들이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가 피해 여성 앞에서 사죄를 표명하는 것, 셋째는 어떠한 명목에 의한 정부 출자로 피해자에게 금전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 금전에 관해 일본은 배상과 보상의 형태는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그 성격에 대해 논의하자고 한국 측에 요청했습니다. 한국 미디어가 ‘3점세트’라고 부른 이 제안은, 이 정권이 ‘국가책임’ 내지 ‘법적책임’을 인정하도록 ‘플러스 알파’를 요구한 것을 일본 측이 거절,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측의 정권교체도 있어 불씨는 꺼져버렸습니다. 2014년 봄부터의 협의에서 박 정권은 다시 이 ‘3점세트 플러스 알파’를 기본선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일·한 양국의 외교부 장관이 발표한 합의에는 플러스 알파는 커녕 둘째 항목, 즉 일본 정부 대표가 피해자 앞에서 사죄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이해를 구했지만, 대통령 스캔들에서 발단된 국내 정치의 혼란이 사태 악화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양국 관계에서는 2016년 11월 23일의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이라는 성과도 있었지만, 같은 달 29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의를 표명, 합의는 대통령에 의한 ‘악정(悪政)’의 상징의 하나가 되어 합의를 부정하는 여론이 확대되어 갔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여론은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빌리자면 ‘국민 대부분이 받아들일 수 없는’상태까지 합의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울었습니다.
위안부 문제에 관해 일본 측은 지금까지 ‘사죄’를 해 왔습니다. 1996년 일본 정부는 하시모토 류타로 수상(당시) 이름으로 95년 아시아여성기금사업에 관하여 피해자에 대해 다음과 같은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근계
이번에 정부와 국민이 다 함께 협력하여 추진하고 있는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을 통해 종군위안부로서 희생되신 분들께 우리나라의 국민적인 보상이 행해짐에 즈음하여 저의 심정을 표명하고자 합니다.
이른바 종군위안부 문제는 당시 구 일본군의 관여하에 많은 여성들의 명예와 존엄성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입니다. 저는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으로서 다시 한번 소위 종군위안부로서 수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양면에 걸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와 반성의 뜻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일본어 ‘おわび’의 번역어인 사과(謝過)는 1998년부터 사죄((謝罪)로 바뀌었다.

우리는 과거의 무거움으로부터도, 미래를 향한 책임으로부터도 도망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로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면서 사과와 반성의 뜻에 입각하여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며 이것을 후세들에게 바로 전달하는 것과 동시에 부조리한 폭력 등 여성의 명예와 존엄성에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여러분의 앞으로의 인생이 평온하시기를 충심으로 비는 바입니다.

경구 
1996년 
일본 내각총리대신 하시모토 류타로
이 편지는 그 후의 역대 수상에게도 인계되었습니다.
2015년 합의에 즈음해서도 기시다 후미오 외상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베 내각총리대신은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으로서 다시 한번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걸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
그래도 한국 측은 사죄를 거듭 바라고 있습니다. 일본 측의 종래의 사죄가 한국측에는 성의 있는 참된 사죄라고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점에 대해 일본 측에 ‘체념’과 ‘도로감("k労感)’이 있다는 것은 지난 번 세미나에서도 언급이 있었습니다. 아베 수상은 2015년 합의 후에 ‘자손 세대에게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지울 수는 없다’라고 코멘트했습니다. 한편, 한국 측 입장에서 생각하면 원인의 큰 부분은 일본 측이 눈에 보이는 공적인 자리에서 사죄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점에 있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1970년에 당시 브란트 서독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태인 거주 구역에서 무릎 꿇고 사죄한 장면이 상기됩니다. 한국에서는 일본과 독일의 전후 처리의 ‘차이’에 관해 이 장면이 자주 비교의 예로 나온다고 듣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더욱 3점세트의 제2항은 한국 사회가 일본의 사죄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몇 개월 후에 합의와는 별도로 ‘피해자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도록 마음에 느껴지는 추가조치’를 일본에 요구한 것은 그 발로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수상에 의한 ‘사과 편지’를 가리킨다고 받아들여졌습니다. 일본이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하는 모습을 연출하여 제2항의 결락을 메우려고 하는 움직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수상은 2016년 10월에 중의원 예산위에서 ‘우리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절했습니다. 12월에는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되었고, 2017년 1월에 일본 정부는 주한 대사들의 일시 귀국 등 대항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징용노동자
2017년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 식전에서 일본과의 역사 문제에서 종군위안부에 이어 징용노동자을 거론하며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와 국민적 합의에 의거한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이 있다. 한국 정부는 이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해결을 위해 ‘일본 지도자의 용기 있는 자세’를 바랐습니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7일, 취임 100일에 맞춘 내외 미디어와의 기자회견에서 징용노동자 문제에 대해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서 한국인의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한 2012년의 한국 대법원 판단을 들며 ‘정부는 이 입장에서 역사문제에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법원의 판례를 정부 입장이라고 언명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문재인 씨의 변호사와 진보계 정치인으로서의 경력, 박근혜 정권을 타도한 ‘민의’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취임한 경위 등을 생각하면 징용노동자 문제에 관한 발언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 두 나라 간에 협정을 체결한 문제에 관해 일방적으로 협정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책임 있는 리더가 취할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일본 미디어는 하나 같이 부정적으로 전했습니다. 논평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징용노동자 문제 역사 재연 막는 노력이야말로”(아사히신문)
“신중함 결여된 ‘징용공’ 언급”(마이니치신문)
“변절로 일·한 관계를 깰 것인가”(요미우리신문)
“한국은 징용노동자 문제를 되풀이하지 말라”(니혼게이자이신문)
“전쟁방지에 일·한 연계를”(교도통신)
일본은 개인청구권에 대해서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65년 협정을 부정하는 모양새로, 위안부보다 훨씬 많은 징용노동자 청구권에 대해 미해결이라는 인식을 나타낸 것에 일본 측에는 충격이 퍼졌습니다.
2012년의 한국 대법원 판결은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와 식민지 지배에 직결한 불법행위가 원인으로 발생한 손해배상청구권은 1965년 협정에 의해 소멸시키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이에 의거해 파기환송심과 새로 제기된 소송에서 일본 기업에 손해배상 지불을 요구하는 판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 대법원이 이들 상고심에서 확정판결을 언제 내놓을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하여 얼마 전 대법원장에 취임한 김명수 씨가 소수자의 인권보호 등에 열심인 진보적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일본 기업 패소의 판단이 확정판결이 될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예상도 있습니다.
일본 기업 패소 판결이 나올 경우에는 일본으로부터 ‘약속을 깼다’ ‘골포스트가 움직였다’라는 비난이 나올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에 의한 압력과 외교 당국의 요청이 아무리 강해졌다고 하더라도 일본 기업 패소가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한국 정부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이 사태가 현실이 되는 것을 피할 길은 판결을 회피하는 것, 즉 원고와 피고 간의 화해 성립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화해는 원고와 피고 당사자 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도 분명합니다. 전적으로 사안(私案)인데, 일·한 양국 정부가 개입하여 1965년 협정을 유지한 채 소송을 종결시키는 길을 찾는 것은 비현실적일까요? 양국 국민이 그 결과를 기다려 받아들일 수 있게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미디어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1965년 협정으로 개인청구권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는 견해를 유지하는 한편, 위안부 합의에서는 일본 측의 10억 엔 지출이라는 ‘빠져 나가는 길’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면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발생한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라는 전 징용노동자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2005년에 한국 정부가 국교 정상화 협상 시의 외교문서 공개에 따라 표명한 ‘협정에 의거한 3억 달러의 무상협력자금이 강제연행의 피해보상문제해결자금을 포괄적으로 감안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라는 견해에 의해, 채무가 한국 정부와 당시의 자금이 투입된 한국 기업에 옮겨졌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거기에 일본 측이 협력할 여지가 생기지 않을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수상과의 회담에서 징용노동자 문제를 강하게 주장하지 않고, 북핵문제 등 양국 간의 다른 주요 과제와는 떼어놓고 대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단, 징용노동자 소송을 수수방관하여 결론이 나와 버리면 이 문제는 정부가 손을 댈 수 없는 것이 되어, 위안부 합의가 원인으로 일어난 것보다 훨씬 큰 일·한 관계의 혼란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밀접한 관계
일본의 비영리조직인 언론NPO와 한국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에 의한 2017년 공동 여론조사에 의하면, 일본인 중 한국에 대한 인상을 ‘좋지 않다’라고 한 사람은 48.6%(전년 44.6%)였고, ‘좋다’라고 한 사람은 26.9%(전년 29.1%)였습니다. 한국인 중 일본에 대한 인상을 ‘좋지 않다’라고 한 사람은 56.1%(전년61.0%)였고, ‘좋다’라고 한 사람은 26.8%(전년 21.3%)였습니다. 현재 양국 관계에 대해 ‘나쁘다’라고 한 일본인은 57.7%(전년 50.9%)였고, 한국인은 65.6%(전년 62.3%)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감정이,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감정보다 악화되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한편, 일본 내각부가 매년 실시하는 여론조사에서는, 한국에 ‘친밀감을 느낀다’라는 일본인의 비율이 2014년의 31.5%에서 2016년에는 38.1%로 늘어났습니다.
방일 한국인 수는 2011년의 166만 명에서 증가일로를 걷고 있고, LCC의 영향 등도 있어 2016년에는 509만 명이 되었습니다. 한편, 방한 일본인 수는 2011년의 329만 명에서 2012년에는 352만 명으로 늘었지만, 그후는 감소 경향이며, 2016년엔 오랜만에 증가하여 230만 명이 되었습니다. 무역에 관해서는 서로가 중국, 미국에 이어 제3위의 무역 상대국이고, 2011년 이후 총액 8조~9조 엔 내외로 추이하고 있습니다.
정치와 국민감정에 엇갈림은 있어도 양국이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미디어의 역할
두 나라 간 관계는 외교만이 아닙니다. 일·한 양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의 문제입니다. 정부 간 협상이 마무리되었다고 해서 그것을 사람들의 마음에 강제적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함께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문제는 되풀이될 것입니다. 양국 국민의 불신감은 언제까지나 남아, 때로는 격화되어 양국 관계에 마이너스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양국뿐만 아니라 지역의 안정과 발전에 있어서도 악영향을 줍니다. 양국 정부는 책임을 서로 떠넘기지 말고, 협력해서 진지하게 문제해결의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양국은 함께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입장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서는 일본과 한국에 중국을 추가하여 3국이 지역의 지도적인 입장에서 안정과 발전에 기여할 것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것도 항상 의식해야 할 것입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앞서 유엔총회 일반 연설에서 “여러분이 항상 자국을 첫째로 삼듯이 나는 항상 미국을 첫째로 삼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연설회장에서 박수가 드믄드믄밖에 없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현재 세계는 기술의 발달로 국경을 초월한 연결이 계속 심화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 국민은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무관계일 수 없습니다. 
우리 미디어도 때로 일·한 관계를 둘러싼 보도에서 ‘일본 제일’ ‘한국 제일’주의에 빠지는 일이 있지 않았을까요? 여기에 모인 일본 측 미디어 각사의 ‘편집강령’과 ‘신조’에서는 ‘세계평화’를 그 목적으로 내 걸고 있습니다. 나이브하다는 지적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일·한 미래관계를 위한 미디어 역할’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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