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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피를 먹는 지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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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84회 작성일 2020-11-0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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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9월24일 유엔에서 한 연설을 통해 비무장지대(DMZ)의 지뢰 제거에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비무장지대는 오랫동안 남북 분단의 상징이며 잠재적 분쟁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곳으로 남북한은 정전협정 규정을 위반하고 수많은 지뢰를 매설해 사실상 중무장지대가 됐다. ▼국내 DMZ와 민간인통제선의 지뢰지대 면적은 112.58㎢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의도의 38배에 해당한다. 이 중 미확인 지뢰지대는 90.7㎢로 108만3,000발의 지뢰가 묻혀 있다. 군사적 목적에 의해 지뢰지도를 통해 매설된 계획지뢰와 달리 무차별 살포한 미확인 지뢰지대는 군사적인 효용성이 떨어진다. 더욱이 어느 지점에 얼마나 많은 양의 지뢰가 묻혀 있는지 알 수 없어 군장병은 물론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지뢰는 전쟁 이후에도 주민들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다. 6·25 이후 전국의 지뢰 피해자는 578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도내 피해자는 61%를 차지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팔다리를 DMZ에 묻고 한(恨)은 가슴속에 묻어야 했다.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유실 지뢰'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역대 최장 장마가 끝난 후 두 차례에 걸친 태풍이 지나가면서 도내 접경지역에서 유실 지뢰가 지속적으로 발견됐다. 합참은 올 8월3일부터 지뢰 탐지작업에 나서 9월13일까지 도내 접경지역에서 총 159발의 지뢰를 수거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주민들은 한탄강 범람에 따른 유실 지뢰로 안전사고 위험에 몰렸다. 주민들은 급기야 지난달 21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을 찾아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뢰는 전쟁과 분쟁이 끝난 후에도 휴전을 인정하지 않고, 갈등이 끝난 후에도 계속 사람과 동물을 해치며 마을 공동체에 두려움을 주는 평화의 장애물이다. 그래서 “지뢰는 피를 먹고 산다”고 했다. 남북한이 함께 DMZ에서 지뢰를 제거하는 그날은 언제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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