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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문빠의 ‘묻지 마 지지’가 민주당 망가뜨렸다

작성일 22-05-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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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성범죄 끊이지 않고
청문회서 황당한 실수 연발
4연속 전국 선거 승리한 뒤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 자만
중도층 이반에 둔감해지고
극렬 지지층 장단 맞춘 탓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의 강경파 초선 의원들이 실수를 남발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수진(왼쪽) 의원은 질의하면서 여러 차례 고성을 질러 친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까지 “술 취한 줄 알았다”는 질타를 받았다. 김남국(가운데) 의원은 ‘이모(某) 교수’를 한 후보자 딸의 이모로 착각하고 질의했다. 최강욱 의원은 ‘한국쓰리엠’의 익명 표기(한**)를 한 후보자의 딸 이름으로 잘못 유추하고 공격했다. /TV조선·국회사진기자단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의 강경파 초선 의원들이 실수를 남발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수진(왼쪽) 의원은 질의하면서 여러 차례 고성을 질러 친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까지 “술 취한 줄 알았다”는 질타를 받았다. 김남국(가운데) 의원은 ‘이모(某) 교수’를 한 후보자 딸의 이모로 착각하고 질의했다. 최강욱 의원은 ‘한국쓰리엠’의 익명 표기(한**)를 한 후보자의 딸 이름으로 잘못 유추하고 공격했다. /TV조선·국회사진기자단


정치권에서 성추문이 불거지면 으레 보수 정당 쪽이려니 했었다. 딸보다 어린 골프장 캐디에게 지분거린 전직 당대표, 제수에게 몹쓸 짓을 한 패륜 의원 등 각종 추행이 1년에 한두 건씩 터졌다. 2015년 8월 새누리당 의원 성범죄가 또 불거졌을 때 과거 19차례 보수 정당 성추행 일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성누리당’이라고 불렸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성추문 바통도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2018년 3월 안희정 충남지사를 시작으로, 2020년 4월 오거돈 부산시장, 2020년 7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범죄가 차례로 공개됐다. 세 사람 모두 여비서를 대상으로 한 권력형이었다. 성범죄 중에서도 죄질이 최악이다. 이번 달엔 당 3역 중 하나인 정책위의장 출신이 보좌관 성추행으로 당에서 제명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요즘 ‘더듬어만지당’이라고 불린다. 

사실과 다르거나 맥락이 안 맞는 발언으로 웃음거리가 되는 것도 예전엔 대부분 보수 정당 사람이었다. 그래서 보수는 무신경하고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난과 핀잔을 자초했다. 

요즘은 말실수 주인공도 민주당이 주로 배출한다. 한동훈 법무장관 인사청문회는 빵빵 터지는 폭소 대잔치였다. ‘한국 3M’ 업체 명의를 한 후보자 딸 이름으로, ‘이 모 교수’를 한 후보 딸 이모로 착각한 것은 TV 개그 프로에 그대로 가져다 써도 될 정도로 웃겼다. 더구나 민주당을 대표한다는 싸움닭들이 한동훈 후보자의 목을 베겠다고 창과 칼을 휘두르다 자기 팔다리를 찌르면서 반전의 코미디 효과를 극대화했다. 판사 출신 여성 의원은 술주정에 가까운 행패로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전날 밤 단체로 마신 폭탄주가 덜 깬 상태에서 음주 코미디를 공연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민주당 보좌관들은 “어쩌다가 우리 당이 이렇게 됐나” 하고 탄식했다. 제3자 입장에서도 민주당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궁금해진다. 

과거 민주당 사람들의 도덕성과 지적 능력이 남달랐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민주당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서 생존하고 경쟁하느라 아등바등 노력한 것만은 분명했다. 민주당 지역 기반인 호남은 인구가 영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텃밭이 척박하다 보니 저울추를 맞추려면 수도권에서 압도해야 했고, 그러려면 중도 부동층의 마음을 잡는 길밖에 없었다. 

초년병 정치부 기자 때 정대철, 김상현 같은 민주당 수도권 중진 의원 방을 자주 들렀다. 여야 대치로 정국이 꽉 막혀 있을 때 그들 머릿속엔 늘 해법이 있었다. 정치에서 오버하면 반드시 망한다는 진리를 깨치고 있었고, 그래서 늘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 타협점을 찾으려 했다. 

그 같은 지혜와 절제를 요즘 민주당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다. DJ의 입김이 서려 있던 20년 전 민주당이었다면 시·도지사 3명의 성범죄가 터졌는데도 감싸고 돌다가 후속 사건까지 불러들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생중계 청문회장에서 준비 부족으로 망신당한 국회의원들은 다음 총선 공천이 물 건너갔다고 봐도 틀림없었다. 

민주당은 도대체 왜 망가졌을까. 민주당은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전국 단위 선거에서 초유의 4연승을 했다. 더구나 2020년 총선에선 전체 의석 중 60%를 쓸어 담는 사상 최대 압승을 했다. 더구나 조국의 위선과 내로남불을 감싸는 정치 자해극 속에서 거둔 승리였다. 그래서 제멋대로 처신해도 괜찮다는 자만과 방심에 빠져들었다. 민주당 20년 집권론에 이어 “대통령을 10명 계속 당선시키자”는 50년 집권론까지 등장했다. 

민주당은 문빠라는 극단 지지층 장단에 맞추는 쉽고 편한 길만 찾기 시작했다. 쓴소리, 바른말은 자취를 감췄다. 표밭이 비옥해서 노력 안 해도 결실이 풍성하면 농부는 신경 안 쓰고 게을러진다. 민심에 둔감해지는 ‘풍요의 저주’다. 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발전 못 하는 ‘자원의 저주’ 비슷하다. 

문재인 정권이 5년 동안 남긴 유산이라곤 아파트 값 폭등밖에 없다. 도덕성이 생명인 진보 진영이 내세운 여당 대선 후보 주변에선 범죄와 추문의 악취가 진동했다. 그런데도 승부는 0.7%p 차 박빙으로 갈렸다. 그래서 5년 단임제를 도입한 1987년 이후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을 내주고도 민주당은 반성하지 않는다. 국민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대선에서 국민이 선택한 정권의 첫 총리부터 발목을 잡는다. 대선은 운이 조금 나빴을 뿐이라고, 운동장은 여전히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기울어 있다고 믿는 눈치다. 정말 그런지는 두 주 후 치를 지방선거 결과가 말해 줄 것이다. 

원문보기 :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2/05/19/XSCQ7ESG75DTLBQ7I47HGQMW5Y/?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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