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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호] ‘네이버 신문’과 ‘다음카카오 신문’ (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주간/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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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회 작성일 2016-02-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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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호


네이버 신문다음카카오 신문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주간/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한국의 인터넷 신문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에 기사를 올리는 매체와 그렇지 않은 매체로 나뉜다. 포털에 입점한 매체는 매각 때 상당한 프리미엄을 인정받을 정도라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는 18000여 개의 간행물이 등록돼 있다. 이 중 인터넷 신문은 6000개에 이르고 그 가운데 네이버, 다음카카오와 제휴를 맺은 인터넷 매체는 1000개 가량, 두 포털로부터뉴스 공급 비용을 지불받고 있는 정기간행물은 140개 가량이다. 나머지는 돈 한 푼 받지 않고 포털에 기사를 제공한다. 포털에서 배제된 다른 매체들은 전재료는커녕 제발 우리도 실어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형편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자들이 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구조가 확립된 나라다. 초기에 언론들이 별 생각 없이 기사를 헐값에 포털에 공급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워놓고 아무도 시정 노력을 하지 않는 사이에 포털이 뉴스 공급을 지배하는 공룡이 돼버렸다. 지금은 포털의 수익이 지상파 방송 3사를 합한 것보다 많은데도 전재료는 거의 옛날 그대로다.

 

노무현 정부 때 메이저 언론을 위축시키기 위해 인터넷 언론의 설립요건을 완화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썼다. 정부의 방조(傍助)로 인터넷 언론사가 난립하다보니 두 포털은 뉴스의 수요·공급

시장에서 슈퍼갑이 됐다.

 

우후죽순(雨後竹筍)으로 생겨나는 언론사들이 공짜로라도 기사를 올려 달라고 안달하는 수요·공급 구조에서 포털이 언론사에 높은 전재료를 쳐줄 이유가 없다.

 

양대 포털에 기사가 실리는 인터넷매체 중 일부가 막강한 전파력을 무기로 사이비 언론 행태를 일삼아 기업체들은 두 포털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인터넷 업체들은 광고비를 올려받기 위해 인기 검색어를 집어넣은 기사를 중복생산하는 어뷰징을 하거나 메이저 신문의 기사를 적당히 개작해 저작권을 침해하고 저널리즘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문화관광체육부가 작년 821일 인터넷 언론사의 등록요건을 취재·편집인력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신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 정도의 규제 강화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기자 5명의 언론사나 전문적 지식을 갖춘 수백 명이 일하는 언론사의 밸류를 기사 검색이나 뉴스 배열의 알고리즘에 반영하지 않는다. 구글은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BBC 같은 메이저 언론사는 뉴스 검색이나 배열에서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 그러나 한국의 두 포털은 뉴스 공급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듣보잡을 메이저 신문의 우위에 놓거나 동등하게 취급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정동우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금같은 행태가 오래 지속되면 한국에서는네이버 신문’, ‘다음카카오 신문만 존재하고 다른 모든 신문은 두 포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하청업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두 포털은 플랫폼이 아니라 사실상 언론사 기능을 하고 있다두 포털은 아예 언론사를 차리든지 아니면 구글과 같은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질의 뉴스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회사들의 수익성이 나빠지면 건전한 저널리즘이 위축되고 대신 쓰레기 뉴스가 창궐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건전한 여론 형성에도 역행하고 미래세대의 교육에도 유해한 환경이다. 저널리즘의 위축은 공공의 문제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올바른 판단력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한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제휴언론사를 심사 하던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언론단체로 구성된 외부기구를 만든 것은 포털이 제공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사이비언론 행위가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회적 압력 때문일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제휴평가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위원은 두 포털이 쓰레기 언론을 몽땅 받아놓고 쓰레기 청소를 제휴사평가위에 미루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제휴평가위가 강화된 기준을 만들어 엄격하게 시행하게 되면 메이저 언론도 포털의 규제에 종속되는 구조로 갈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내일신문은 포털에 뉴스와 논평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메이저 언론도 지금 같은 뉴스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내일신문의 결단에서 배울 바가 있다.

 

외국에는 한국의 토종 포털 같은 검색엔진은 없다. 구글은 뉴스검색을 하면 해당 언론사로 연결시켜줄 뿐이다. 정부나 언론단체들이 두 포털의 자율적 기구가 출범하는 것을 보고 할 일 다 했다고 손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정부와 언론, 정치권이 정파적 고려를 떠나 한국 언론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깊은 고민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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