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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 소고기 값 14兆 풀고 2兆 백신은 놓쳐, 코로나 청문회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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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47회 작성일 2020-12-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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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백신 게임 바뀌었는데 면역률 95% A급은 못 잡고 70% B급 백신 실험쥐 신세
“백신 대신 치료제”도 바보짓… 일상 복귀 늦으면 수십조 손실… 재난 대처 소홀 책임 물어야


코로나로 사망한 미국인이 30만명대에 접어들며 2차대전 미군 희생자 29만1557명을 넘어섰다. 하루 사망자도 진주만 2400명, 9·11 테러 2977명보다 많은 3000명을 오르내린다. 2020년 코로나 전투의 최대 패전국은 단연 미국이다.

미국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 메디컬 센터에서 14일(현지시간) 이 병원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미셸 체스터 의사로부터 화이자ㆍ바이오앤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린지 간호사는 미국의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로 기록됐다./AP 연합뉴스
미국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 메디컬 센터에서 14일(현지시간) 이 병원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미셸 체스터 의사로부터 화이자ㆍ바이오앤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린지 간호사는 미국의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로 기록됐다./AP 연합뉴스

그런 미국이 2021년 코로나 수렁을 제일 먼저 탈출하는 나라가 된다고 한다. 각국별로 코로나 봉쇄를 풀고 일상에 복귀하는 시점을 예측했는데 미국이 내년 4월로 가장 빨랐다. 코로나 전투 꼴찌가 단숨에 1위로 올라서는 역전극의 비결은 딱 하나다. 미국이 효능 좋은 백신을 다량으로 빠르게 접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화이자 백신을 승인하자 NBC 방송은 내년 1월 말까지 5000만명, 2월 말까지 1억명이 접종을 받게 된다고 예측했다. 이 속도면 4월까지 2억명이 접종을 마친다. 미국 인구 3억3000만명의 60%가 코로나 항체를 보유하면서 집단면역이 이뤄지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의 대표 주자로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AZ) 3종을 꼽는다. 화이자, 모더나는 면역 효과가 95% 내외고 3상 실험까지 마쳤다. AZ는 면역 효과 70%에 3상이 진행 중이다. 속된 말로 화이자, 모더나는 A급, AZ는 B급이다. 우리 정부는 3종 모두 1000만명분씩 확보했다지만 내년에 접종을 기대할 수 있는 건 AZ뿐이다. 화이자, 모더나는 부유한 나라들이 내년분을 싹쓸이했다는데 우리는 그 축에 끼지 못했다. AZ는 백신의 64%를 개발도상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은 백신 시장에서 개발도상국 신세다.

우리가 매달려야 할 AZ는 3상에서 발생한 문제점 때문에 미 FDA 승인이 내년 하반기에나 나온다고 한다. 다른 나라보다 반년 이상 접종이 늦어질 수 있다. 그러자 정부는 미국보다 먼저 승인해서 접종하면 된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정부는 “외국 부작용을 본 뒤 접종하는게 현명하다” 했었다. 일부러 백신 확보를 늦췄다는 거다. 그랬던 정부가 이제 와서 외국이 부작용을 걱정하는 백신의 실험쥐로 국민을 내세우겠다고 한다. 화이자, 모더나를 확보 못 한 핑계를 대다가 자기 말을 스스로 뒤집고 있다.

정부는 백신 확보를 늦춰서 예산 낭비를 막는다는 변명도 했었다. 1인당 두 차례 접종을 기준으로 화이자, 모더나는 4만원 내지 5만원, AZ는 8000원이다. 5000만 국민을 전부 맞히면 화이자, 모더나는 2조~2조5000억원이 들고 AZ는 4000억원이다. 최대 2조원가량 절약하는 셈이다. 그 돈 아끼자고 효용성과 안전성이 떨어지는 백신을 국민에게 맞힌다.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씩 재난지원금 14조원을 뿌린 뒤 대통령은 “오랜만에 소고기 먹었다는 소리를 듣고 뿌듯하다”고 했다. 국민 몸보신에 세금 보따리를 통 크게 풀어헤쳤던 정부가 2조원 아끼려고 국민 생명을 지키는 백신을 놓친 것인가. 더구나 그 2조원 아낀 것은 소탐대실(小貪大失)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코로나로 인한 올해 경제 피해 규모가 67조원이라는 추산이 나와 있다. 백신 접종 시기를 놓쳐 일상생활 복귀가 반년만 늦어져도 30조원 이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래저래 열 받는 국민에게 “백신을 북한과 나눠 쓰자”는 말로 염장까지 지른다.

코로나 전쟁은 방역으로 버티는 전반전, 백신으로 반격하는 후반전으로 틀이 짜져 있다. 백신 존재 여부로 전반과 후반이 나뉘고, 백신이 있어야 코로나 전쟁이 끝난다. 그래서 백신이 게임 체인저다. 축구에서 야구로 종목이 바뀌었는데, 전반전에 축구 잘했다고 야구장에 배트 없이 나서겠다는 나라가 한국이다.

대통령은 지난주 백신보다 치료제가 먼저 나올 것이라며 “터널 끝이 보인다”고 했다. 국산 치료제 믿고 백신 확보를 게을리했다는 추측이 그래서 나온다. 그 치료제는 1회분 원가가 40만원이다. 4만원에 백신 맞고 코로나를 예방하는 것과 코로나에 걸린 뒤 백신 10배 값 주고 치료받는 것, 어느 쪽이 현명한가.

청와대 비서실장은 8·15 보수 집회 참가자들이 코로나를 확산시켰다며 “살인자”라고 불렀다. 그런 논리라면 백신을 제때 확보 안 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린 당국자들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자’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다. IMF 청문회장에서 김영삼 정부 사람들은 “외환이 바닥나면 부도 나는 것도 몰랐느냐”는 질책을 들었다.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백신 없이 코로나 종식 없다는 이치도 몰랐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할 날이 올 것이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0/12/17/U4NBNLA5QNEWVGWYZGHUGR7K4Q/?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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