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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임성원 부산일보 논설실장] '젊은 시장론'에 관한 짧은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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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40회 작성일 2020-12-0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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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부산시장 보선 120일 대장정 돌입

‘젊은 시장’ 요구하는 여론 확산일로

‘부산시장 흑역사’ 마침표 찍고

지역 미래 설계할 새 리더십 갈망

잃어버린 부산의 시간 벌충해야


장이 섰다. 장타령으로 말하자면 ‘날이면 날마다’ 열리는 장이 아니다. 해마다 명절을 앞두고 서는 대목장 그 이상이다. 거의 3년 만에 새봄을 맞아 마련되는 장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350만 시민이 장바닥에 쏟아져 ‘흥정’을 즐기는 축제의 장이다. 내년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장이 오는 8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부산의 미래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120일간의 선거판이 막 오르는 것이다.
 

벌써 자천타천으로 거명되는 부산시장 후보군이 20명에 달한다. 야당 쪽 후보 움직임이 비교적 활발한 것을 보면 지방정부 정권 교체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 같다. 그 힘과 맞먹을 여당 쪽의 막판 수성 카드도 주목된다. 선거판의 열기가 높을수록 주가가 치솟는 쪽은 아무래도 유권자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랬다’는 말이 있듯 부산의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시장 선거의 장은 그 열기가 한껏 뜨거워도 무방하다.


이번 장에서는 시장 감을 고르는 흥정의 논리로 ‘젊은 시장론’이 넓고 깊게 퍼져 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만 78세)·도널드 트럼프(만 74세)라는 70대 노정객들이 나라를 양분하며 활개 치고 있지만 부산 사정은 사뭇 다르다. 젊은 시장론이 번져 나가는 저변이 우선 넓고, 그 깊이 또한 만만치 않다. 젊은 시장론은 시쳇말로 ‘연구 대상’이다. 그래서 이 연구 대상을 다루는 칼럼의 제목을 ‘젊은 시장론에 관한 짧은 고찰(小考)’이라 붙여 봤다.


젊은 시장론에는 먼저 ‘오래된 낡은 것들과의 결별’이라는 유권자의 욕망이 묻어 있다. 뇌물 수수, 측근 비리, 문화 탄압, 성추행 등으로 얼룩진 ‘부산시장 흑역사’에 마침표를 찍자는 것이다. 옥살이하거나 아니면 감옥 담벼락 위를 휘청거리며 위태위태하게 걸어가다 여차하면 감옥 안마당으로 떨어질 뻔한 시장에 관한 조바심을 이제는 그만 접고 싶다는 게 시민의 속내다. “부산 사람들은 시장 복이 지지리도 없다”는 한탄 조의 푸념을 멈추게 할 젊은 시장은 그래서 무엇보다 깨끗하고 반듯한 시장이다.


두 번째는 ‘중앙집권의 정파적 이해관계와의 결별’이라는 점에서의 젊은 시장론이다. 부산의 자치분권에는 1도 관심 없으면서 중앙집권을 위한 대권 놀음의 공깃돌 정도로 치부되는 부산시장은 이제 필요 없다. 소위 ‘중앙’에서 활동하는 국회의원들이 다루기 쉬운 시장을 간택해 옹립하거나 시장 선거를 대선의 전초전쯤으로 여기는 관행은 사라져야 마땅하다. 젊은 시장은 정치 권력자와 수도권이 아니라 시민과 부산을 섬기는 시장이다.


시장에 관한 담론을 네거티브에서 포지티브 쪽 페이지로 넘긴다면 젊은 시장론에는 ‘부산의 새로운 설계자’를 향한 기대가 담겨 있다. 지방소멸의 막장에 서 있는 것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젊은 층은 속속 빠져나가고 도시는 갈수록 활력을 잃어 가는 부산의 오늘에 대해 그동안 부산시정을 맡은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가덕신공항, 부울경 메가시티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의 젊은 시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시정의 연속성과 확장성’으로서의 젊은 시장론이다. 이번 시장 보궐선거를 ‘1년짜리 시장’을 뽑는 장으로 여긴다면 오산이며, 그렇게 되도록 방치해서도 안 된다. 1년짜리 시장을 뽑는 데 만족할 만큼 부산의 상황이 그리 한가하지 않다. 잃어버린 시간을 벌충하기 위해서라도 다음 선거까지 최소 5년을 보장하는 시장이 되어야 부산에 미래가 있다. 5년 뒤 실질적인 재선의 문턱을 넘는다면 모두 9년의 시정이 기다린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시정의 연속성을 통해 부산 대개조를 이룰 수 있다. 그런 다음 젊은 시장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앞당길 국가 지도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면 부산 시민에게는 큰 보람이다.


시민이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든 부산시장직에 도전할 수 있다. 육체적인 나이가 젊음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것도 불문가지다. 젊은 시장론은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부산을 열어 갈 도전적인 리더십을 향한 시민의 기대와 희망이다. 이런 시민의 꿈이 좌절되지 않도록 정치권도 협조해야 한다. 2022년 3월 9일 열리는 20대 대선을 향한 디딤돌로, 불쏘시개로 부산시장 선거가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장은 서고, 흥정이 오가면서 신명도 차츰 고조될 것이다. 이렇게 열린 장에서 부산의 미래를 놓고 다양한 의견과 꿈이 거래되기를 희망한다. 젊은 시장론의 진위도 물론 흥정의 대상이다. 다만 부산시장을 누구나 꿈꿀 수 있지만 아무나 맡기에는 부산의 사정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유권자든 정치권이든 모두가 유념해야 한다.



원문보기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12031903408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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