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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부동산 정책이 국민 신뢰를 못 얻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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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30회 작성일 2021-02-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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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서 24번 대책 발표로 정책 불신
세입자 보호 '선한 정책', 세입자를 더 힘들게 해
임대차법 폐지 어려우면 보완책 마련해야 할 때


일반적으로 교통난이 심각하면 도로를 넓히거나 건설하는 것으로 대응한다. 그러나 많은 도시가 도로 건설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 왔음에도 도로의 혼잡도는 그다지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도로가 늘어난 것 이상으로 도로를 다니는 차도 증가해 왔기 때문이다. 도로 건설을 통해 일시적으로 교통 혼잡도를 낮출 수 있으나 혼잡도의 완화는 다른 한편으로 자가용 이용의 매력도를 증대시킨다. 이러한 변화는 시민이 자가용을 더 많이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결국 더 많은 차가 도로에 나옴으로써 교통 혼잡도는 원래 상태로 돌아가고 만다.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책의 실책이다.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 업주에 대한 처벌은 물론이고 성구매자에 대한 처벌까지 명문화함으로써 성매매의 근절을 목표로 2004년 9월23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 이는 여성의 인권보호라는 궁극적 정책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입법화됐다.
 

특히 수차례에 걸친 윤락업소의 화재, 윤락업주의 감금과 폭행하에 성매매를 강요당한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폭증하면서 성매매특별법은 거부하기 어려운 명분을 얻게 됐다. 그러나 이는 단선적이었다. 먼저 성매매 처벌 강화에 따른 시장의 음성화 효과다. 성매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 성매매에 따른 위험부담이 증가한다. 이러한 위험부담 증가는 성매매 공급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매매 가격을 상승시키며, 이는 다시 음성적인 성매매시장의 규모를 확대시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만 24번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는 사실 자체가 역설적으로 부동산 정책이 성공적이지 못하였음을 증명한다.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해질 때마다 즉흥적으로 발표되는 정책으로 말미암아 정책에 대한 불신 그리고 정책에 대한 내성(耐性)이 생겨 강화된 규제에도 불구, 부동산 가격이 억제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 일시 수그러들었다가 얼마 가지 못해 또다시 아파트 값이 치솟고, 정부는 또 다른 대책을 내놓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그럴 때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는 형편없이 일그러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 1월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특단의 대책을 곧 내놓겠다고 말했다.

지금의 부동산 대책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31일 '임대차 2법' 시행 때부터다. 정부는 갱신계약을 한 세입자는 2년 더 거주하는 혜택을 누린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세입자를 힘들게 하는 '변종 바이러스'가 난무하고 있다. 추가 계약 기간 2년이 끝나면 전세금 폭탄 인상은 막을 방법이 없다.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선한 정책'이 오히려 세입자를 더 힘들게 하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임대차법 폐지가 어려우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정책 형성과 입안 단계에서 정책이 기반하고 있는 현실 인식의 한계와 오류를 점검하고 평가함으로써 정책에 대한 사전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잦은 정책은 일관된 정책 의지를 보여줄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정책 효과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을 조장한다. 시장의 심리적인 반응이 중요한 부동산 정책에서 이러한 불신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데 치명적인 독약이 된다. 잦은 정책 도입보다는 신중하게 입안된 정책이 장기적으로 보다 안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세상은 멋진 구호나 “그랬으면 좋겠다”는 설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구중궁궐'에서 결코 내다볼 수 없는 온갖 불가측 변수가 소용돌이치는 게 현실 세계다. 때문에 정부가 정책을 수립할 때는 무엇보다는 민간의 지혜와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20세기 후반의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칭했던 밀턴 프리드먼은 “정부가 내놓는 해결책은 대부분 문제 그 자체만큼 나쁘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요즘 쏟아지고 있는 부동산 정책들을 보고 있자면 곱씹어지는 말이다. 


원문보기 http://www.kwnews.co.kr/nview.asp?aid=221020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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