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칼럼-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백신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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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44회 작성일 2021-01-29 10:48본문
백신은 인류를 천연두와 소아마비, 콜레라, 뇌염 등 다양한 질병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한 일등 공신이다. ▼백신 개발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사람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800여개인데 예방효과를 공인받은 백신은 천연두 등 25개뿐이고 개발 기간도 평균 10년이다. 그러나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는 1년도 채 안 돼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때문에 안전성에 믿음이 석연치 않다는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때론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일이 생긴다. 이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프린스턴대 명예교수가 꼬집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가 전염병에 걸려 죽는 것보다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할지 모른다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 ▼15세기 중국에선 아주 원시적인 예방 접종이 등장했다. 천연두 환자의 각질을 긁어내 다른 사람의 코에 발랐다. 그런데 환자의 바이러스가 그대로 옮겨지면서 건강한 사람까지 죽어 나갔다. 1955년 미국에선 소아마비 백신을 맞은 어린이 200여명이 오히려 소아마비에 걸리고 11명이 숨졌다. 제조 과정에서 바이러스 독성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한 사고였다. 2017년 필리핀에서는 뎅기열 백신을 맞고 100명 안팎이 사망했다. 아직까지 백신 연관성이 규명되지 않았다. 백신의 부작용에도 불구, 백신을 접종해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 18세기 초 유럽에서만 매년 40만명을 숨지게 했던 천연두가 백신으로 완전 정복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비록 백신이 '두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신종 감염병에 대응할 최고의 무기임은 역사적으로 입증돼 왔다. ▼정부가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위해 다음 달부터 백신 접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지난 25일 새해 업무계획을 통해 올 9월까지 전 국민의 70%를 대상으로 1차 접종을 시행해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라는 또 한 번의 시험대가 앞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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